🎯블랙핑크는, 아니길
쾌적하게 보기 Ι 구독하기 2023. 3. 31. 금요일 jks님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홍콩에 와 있습니다. 외국 도시에서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자니 마치 아주 친한 친구에게 소식을 전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이곳의 날씨는 24도 안팎으로 서울보다 조금 따뜻한데요.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처럼 구름이 잔뜩 껴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홍콩 누아르 영화 속 총격전이 펼쳐질 것 같은 그런 날씨랄까요. 홍콩 영화, 좋아하세요? 저는 아주 좋아합니다. 사실 지금 홍콩에 온 목적도 우리들의 영원한 '꺼거'(오빠, 형) 장국영의 20주기를 기리기 위해서입니다. 장국영은 2003년 4월1일 만우절에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그의 20주기를 맞아 홍콩에서는 그의 무대의상, 소품 등을 내놓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고요. 오늘(31일) 저녁에는 그를 사랑했던 팬들이 그가 마지막으로 묵었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앞에 집결할 예정입니다. 내일은 여명 등 홍콩스타들이 참여해 장국영을 추모하는 콘서트를 연다고 해요. 저는 그가 떠난 뒤에 팬이 됐지만, 그의 노래를 듣고 영화를 볼 때마다 그가 살아있을 때 얼마나 반짝거리는 사람이었는지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만약 지금까지 계속 활동했다면 그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자주는 아니지만 꾸준히 음반을 내면서 가수 활동을 이어갔을 것 같기도 하고요. 동년배 배우인 양조위, 유덕화와 함께 '미친 연기력 파티'인 작품도 찍었을 것 같습니다. 감독이 꿈이었다니 감독으로서 인생 2막을 열었을 수도 있고요. 분명한 것은 어떤 모습의 삶이든 장국영은 꾸준히 성실하고, 겸손하고, 수줍어하고, 따뜻하고, 팬들에게는 연신 '고맙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런 사람이었을 것 같아요. 그는 한결같이 다정한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너무나 큰 즐거움과 행복을 가져다주었거든요. 장국영도 이런 팬들의 마음을 알고 있을까요? 너무 늦은 건 아니겠죠? 우리 곁을 조금 먼저 떠났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