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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적하게 보기 I 구독하기 2023.2.28.화요일 대구에 '인터넷 민중언론'을 만들려는 청년들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그게 11년 전입니다. '보수의 본향' 대구에서 대안언론도, 진보언론도, 시민언론도 아닌 '민중'언론이라니. 이 무모한 20대들, 대체 어떤 생각인지 궁금해 인터뷰 지면부터 잡았습니다. 2012년 봄, 경북대 앞 커피점에서 만난 두 청년들, 그냥 '아이들'이었습니다. 천용길과 이상원. 둘은 경북대 교지 <복현>에서 2년 간격으로 편집장을 지낸 선후배 사이였습니다. 2008년 말 편집장 임기를 마친 이상원에게 천용길이 처음 매체 창간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어데 딴데로 튀아뿔 생각 말고, 뜻 맞는 사람끼리 좋은 매체 하나 만들어보자. 여기 대구에서. 10년 뒤가 됐든 20년 뒤가 됐든, 꼭." 2011년 가을, 제대한 두 청년이 다시 만났습니다. 천용길이 물었습니다. "니, 아직 그대로가?" "변했으면 내가 사내가?" "그럼, 지금 칵 저질러뿔자." "와?" "더 끌면 이러지리 재는 거밖에 더 하겠나?" "그럴까? 좋다." 대구에서 만난 천용길은 말했습니다. "기왕 시작한 거 최대한 오래 버텨볼랍니더. 망해도 잘 망해야 다음 사람들이 '대구서도 민중언론 해볼 만하다'고 뛰어들 용기라도 생기지 않겠습니꺼?" 인터뷰를 마친 저는 탕수육과 짬뽕 국물에 몇 잔의 '소폭'을 말아주는 것으로 청년들의 무운을 기원한 뒤 서울행 기차에 올랐습니다. 그해 5월 '대구·경북 인터넷 민중언론'을 표방하는 <뉴스민>이 만들어졌습니다. 지역 방송과 신문이 소홀히 다뤄온 지역의 노동현안을 추적 보도했고, 지방의회와 자치단체들의 문제점을 집요하게 파헤치고 고발했습니다. 용기와 다짐이 기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