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0억분의 1, 지문🖐의 탄생

2월 23, 2023

2023.2.23.목요일

검색이 없던 시절, 기자들은 기사를 어떻게 썼을까요. 선배 한 분께 여쭤봤습니다. 출입처 기자실마다 '실장님'이라 불리는 상주 직원이 있었고, 그분이 출입처 관련 기사들을 스크랩 해둔 뒤 기자들이 부탁하면 과거 기사를 손수 찾아줬다고 합니다. 인간 검색기인 셈이죠. 그분이 얼마나 정성을 쏟아주느냐에 따라 검색의 질이 결정되었을 테니 좋은 유대관계는 필수였겠죠? 2000년대 인터넷 검색이 일상화되면서 이런 풍경은 차츰 사라졌습니다.

그 시절 에이스 기자와 현시대 평범한 기자가 맞붙는다면 누가 이길까요? 검색을 통해 빠르게 관련 정보를 찾고, 방대한 자료를 뒤져볼 수 있는 현 시대 기자가 압도적으로 유리할 거라 봅니다. 검색이 인간의 생산성을 그만큼 높인 것이죠.

지난 10년은 스마트폰의 시대였습니다. 검색은 피씨를 떠나 손바닥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확장된 두뇌(스마트폰)를 가진 셈이니 이때부터 인간은 기계와 결합한 '사이보그'로 진화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이보그의 시대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그중에서도 딥러닝을 통한 인공지능 덕분입니다. 딥러닝 이전 기계는 인간의 논리대로 작동합니다. '이런 조건이면 이렇게, 저런 조건이라면 저렇게 작동하라'고 프로그래밍하면 그에 맞춰 작동합니다.

딥러닝 이후 기계는 인간의 논리를 넘어섭니다. 경험(데이터)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머리로는 고안해내지 못할 논리를 학습을 통해 발견해냅니다. 인간이 짠 프로그램은 아직 개와 고양이 그림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인간은 인공지능이 어떤 법칙을 '발견'해 개와 고양이를 구별해내는지 모릅니다. 인공지능 회사 보이저엑스 남세동 대표는 현시대를 "에너지보존법칙과 열역학을 모른 채 증기기관을 이용하던 산업혁명 시대와 같다"고 비유합니다.

딥러닝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의 '지능'은 일반인이 짐작할 수 있는 지점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최근 구글은 최대 12시간 전에 비를 예측할 수 있는 딥러닝 모델을 출시했습니다.(놀랍게도 현재 일기 예보는 이걸 못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초 분량의 목소리만으로 특정 인물의 목소리를 복제할 수 있는 AI 모델 '발리(VALL-E)'를 내놨습니다. 그 외 열거하지 힘들 정도로 많은 인공지능 서비스들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구글에서 대화형 AI기술 개발을 맡고 있는 이홍래 구글 리서치 과학자(Research Scientist)는 ChatGPT(챗지피티) 열풍에 "일반 사람들이 놀란 것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이정도 기술이 업계에선 놀랍지 않은 수준이라고 하니 앞으로 나올 서비스들은 가늠이 잘 되지 않습니다.

스크랩북 시절과 검색의 시대를 거쳐오면서 인간의 생산성은 비약적으로 늘었습니다.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의 생산성은 또 한 번 크게 증가할 것입니다. 그 끝이 어디를 향할까요. 극단적인 양극화 사회를 만들수도, 아름다운 유토피아를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모두 우리 세대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1. 640억분의 1…지문이 다 다른 이유

만인부동, 종생불변. 모든 사람이 다르고 평생 변하지도 않는다는 지문을 특징을 나타낸 말인데요. 지구상에 오로지 내 손가락에만 있는 고유한 지문 무늬,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요?

2. 스타벅스에게 '윤리'란?

윤리 심사를 하겠다며 수백개 납품업체 전 직원의 개인정보를 요구한 대기업이 있습니다. 12개월치 출퇴근기록, 급여기록, 신분증 사본…. 납품업체는 감히 거부하지 못하겠죠. 스타벅스가 벌인 일입니다.

3. "임금을 더 줘도 돌아가지 않겠다"

지난해 영국에선 61개 기업이 6개월간 참여한 '주 4일 근무제' 실험이 진행됐는데요. 그 결과가 나왔습니다. 역시 가장 큰 장점은 돈으로 살 수 없는 노동자들의 복지 개선이었습니다.

4. 수술실의 '고스트 닥터', PA 간호사

jks님은 입원한 적 있나요? 흰 가운 입고 회진도 하고 수술도 해준 그 사람, 의사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있어도 없어야 하는 존재,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입니다.

5. 동성부부라는 이유로 누리지 못하는 것들

사실혼 동성부부도 성적 지향을 이유로 사회보장제도에서 차별받아선 안 된다는 법원 첫 판결이 있었죠. 큰 진전처럼 보이나요? 아직 결혼 못 한 그들이 할 수 없는 일, 이렇게나 많습니다.

루이비통, 딱 걸렸어

미국 <뉴욕 타임스>에 게재된 루이비통 광고. ARTnews 캡처

가방 못지않게 모델 뒤 그림에 눈길이 확 가죠? 현대미술 거장의 작품인데요. 루이비통이 작가의 허락 없이 이 광고를 만들어 논란에 휩사였습니다. '짝퉁'에 강력 대응하던 루이비통인데 말이죠.👉기사보기

보행로 없는 스쿨존 523곳

보호구역이 있어도 정작 어린이들이 차로로 걸어 다녀야 하는 위험한 학교가 많습니다. 전국 초등학교 6293곳 중 523곳(8.3%)엔 학교 인접도로에 보도가 아예 없기 때문인데요. 어른들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요?👉기사보기

힙한 '전통'

이선아 제공

한복 입을 일이 잘 없는데요. 평소에 한복을 입고 논다는 이들이 있습니다. '국궁'과 '탱화' 그리기와 같은 전통문화 놀이에도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기사보기

역사를 돌이켜보면, 그 환경부 고위공무원의 버티기 전략이 실패했다고만 할 수 없었다. 엄격한 가이드라인이나 부대조건을 붙여 10년 넘게 시간 끌기에 성공했고, 최종 관문에서는 소신껏 '아니오'라고 했으니 말이다. 물론 현장에서 싸운 환경운동가의 눈에는 미흡해보일 게 분명하다. 하지만 설악산이 여태 무사한 데에는 소신껏 일한 공무원들의 지분도 일부 있다고 생각한다.

"사업이 반드시 진행되도록 환경부에 확인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를 두고 한 말입니다. 듣기만 해도 참~ 부담스럽죠. 이미 한차례 사업 동의를 거부했던 환경부 공무원들, 지금 잠이나 제대로 잘까요?👉[남종영의 인간의 그늘에서] 설악산 케이블카 ― 환경부 장관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