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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4, 2023

2023.2.24.금요일

전 세계를 '신냉전'의 늪으로 몰고 간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 오늘로 딱 1년이 됩니다.

이 전쟁의 복잡한 성격을 잘 보여준 것이 지난 21일 이뤄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국정 연설이 아닐까 합니다. 푸틴 대통령은 무려 100분 동안 이어진 이 연설에서 현재 국제질서의 기초를 뒤흔드는 '엄청난 폭탄'을 터뜨립니다. 미-러 사이에 남아 있던 유일한 핵군축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의 이행을 중지하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이로써 미-러 사이의 무분별한 핵경쟁을 막아오던 유일한 안전판이 사실상 사라지게 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이 선언에 유엔, 주요 7개국(G7),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은 일제히 경악한다는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 "무책임하다"고 분노를 터뜨렸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4년만 거슬러 오르면 계산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19년 8월 미국은 "무책임하다"는 러시아의 비난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러 간의 무분별한 핵 경쟁을 막던 또 다른 소중한 기둥인 중거리핵전력협정(INF)을 일방적으로 파기합니다. 미-러는 1987년 12월 합의된 이 협정에 따라 의사거리 500km~5500km 이르는 중·단거리 탄도·순항 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로 인해 유럽의 안보 환경은 극적으로 개선됐고, 미-소(러)는 몇 년 후 냉전 종식을 선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30여년의 세월이 흐르며, 이 협정의 밖에 위치한 중국이 중거리 미사일 능력을 엄청나게 키우게 됩니다. 중국은 이제 한국의 평택·오산, 일본의 가데나·요코스카·사세보, 미국령 괌의 앤더슨 등을 직접 타격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항할 필요를 느꼈던 미국은 이 협정을 파기하고 그동안 보유하지 않았던 중거리 미사일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와 함께 중국의 코앞에 자리한 자신의 두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감싸고 있던 족쇄를 해체합니다. 미국은 2021년 5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미사일 지침'을 없앴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은 더 이상 탄도미사일의 사거리 제한에 묶이지 않게 됐습니다. 또 지난 1월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의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놓습니다. 이로써 일본은 마음을 먹는다면 북한과 중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게 됐습니다.

21일 드러난 푸틴의 '광기'와 한국과 일본이 내지른 환호는 결국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 봤습니다. 아니라고요? 판단은 jks님께 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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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5년이 안 되는 기자생활 중 절반 이상을 코로나19와 함께했다. (…) 전화 통화로 취재하고, 유튜브 생중계를 보고 취재하고, 보고서를 읽고 취재했다.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펼친 뒤 어깨와 귀 사이에 휴대폰을 끼운 채 취재원과 통화하는 게 가장 익숙한 자세가 되어 버렸다. '기자생활을 하는 동안 가장 성장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기동성이나 관찰력, 순발력처럼 그럴싸한 능력보다는 솟아오른 승모근이 먼저 떠오를 것 같다.

마스크 없는 일상, 아직은 어색하죠? 다시 얼굴을 드러내고, 회사에서 일하고, 사람들과 밥 먹는 일이 반가우면서도 낯설 텐데요. 서두르지 않아도 좀 지나면 이 또한 익숙해지지 않을까요?👉[슬기로운 기자생활] 안녕은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