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석사→박사→학사

6월 25, 2025

2025. 6. 25. 수요일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아직 모른다."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 '미지의 서울' 속 주인공 미지가 매일 아침마다 되뇌는 말입니다. 미지는 특출난 점 없이 살아오다가 달리기 재능을 발견하고 고등학생 때 육상선수로 활약했습니다.

하지만 시합에서 넘어지며 부상을 당했고 더는 달릴 수 없게 됩니다. 좌절감에 침대에 파묻혀 지내는 미지에게 할머니가 해준 말이 바로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다는 것입니다. 과거를 떠올리면 후회가 밀려오고 미래를 생각하면 불안하니 일단 오늘을 살아보자는 뜻이죠.

'미지의 서울'은 이렇게 잔잔한 위로를 건네는 대사로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저는 대사만큼이나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 줄거리가 뭉클하게 다가옵니다.

미지가 육상선수의 꿈을 잃고 방에 숨어 지낼 때의 일입니다. 미지 방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자신을 한심하게 여기자 할머니는 이렇게 말합니다. "소라게가 소라 안에 숨으면 겁쟁이야? 다 살려고 그러는 거잖아. 미지도 살려고 숨은 거야. 살고자 하는 짓은 다 용감한거야." 물론 이 이후에도 미지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할머니가 건넸던 말들은 두고두고 용기가 되어 미지를 살게 합니다.

할머니의 응원으로 살아난 미지는 시간이 흘러 자신의 쌍둥이 언니 미래를 살립니다. 미래는 금융 공기업에 다니며 모자람 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직장 동료들로부터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미래가 회사에 빠지기 위해 죽지 않을 만큼의 높이에서 뛰어내릴 생각까지 하자, 미지는 미래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기로 결심합니다. 미지가 미래 대신 회사의 투명인간이 되는 동안 미래는 미지인 척 고향 마을에 내려가 자신의 마음을 돌아봅니다. 이 외에도 드라마에서는 자책과 후회로 괴로워하는 인물들이 가족이나 친구가 뻗은 손 덕분에 위로 받고 생기를 되찾는 모습이 여러 방식으로 그려집니다.

며칠 전 친구가 지하철에 걸린 시를 보여줬는데요. 시 구절이 '미지의 서울' 속 서사와 닮은듯 보였습니다. 2023년 시민공모작인 유정화님의 '다행'이라는 시입니다. 일부 구절을 적어보면 이렇습니다.

성적보다 안부를 물어주던 선생님/터무니없는 꿈도 함께 꿔주던 친구들/낯선 도시 길을 알려준 타인들/유독 힘겹던 하루 누군가 비워둔 자리/차창 밖으로 비처럼 쏟아지던 노을/나는 불행 중 수많은 다행으로 자랐다

드라마 속 미지가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시의 화자가 자라온 과정처럼 우리는 가족이든 친구든 혹은 스쳐가는 남이든 누군가 건넨 다행스러운 손길 덕분에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jks님, 체크리스트 중에 하나라도 해당하는 게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음식을 먹는 데 어려움을 겪는, 섭식장애와 닿아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평소 뚱뚱하단 외모 강박에 시달린다면 '휘클리 심화반'으로 오세요. 섭식장애 경험과 극복기를 듣는 건 물론 외모강박으로 지친 서로의 고민을 나누실 수 있습니다. 6월28일(토요일) 한겨레 사옥에서 만나요!

휘클리 심화반_15강

🏘️1교시: 20년을 삼킨 거식증(60분)

주제: 박지니 '삼키기 연습' 작가가 말하는 섭식장애

🗞️2교시: 마음먹기 상담소(70분)

주제: 외모강박와 섭식장애 함께 극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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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취재사진

1. 학사→석사→박사→학사🔗

숙명여대가 표절조사 3년여 만에 김건희씨 석사 논문 학위를 취소했습니다. 뒤따라 국민대도 박사 무효 절차를 밟습니다. 너무 늦은 정정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2. 더는 원치 않는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 제안으로 이스라엘과 이란은 휴전에 전격 합의했는데요. 두 나라는 휴전 직후 상대가 또 미사일을 쐈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가 말리는 중입니다.

3. 남태령 넘었더니 송미령🔗

어제 파격인사 중엔 전 정권에서 임명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도 있죠. '양곡관리법'에 반대한 이력 때문에 농민은 물론 여당에서도 반발이 나옵니다.

4. "화목해 보이는 집이었는데..."🔗

어제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10살 언니가 숨지고, 7살 동생은 중태에 빠진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부모가 새벽 청소 일을 나간 사이 불이 났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입니다.

5. 주먹질 말고 팔뚝질🔗

대표적 드라마 장르인 '학원물'. 배경만 학교일 뿐 피 튀기는 폭력이 난무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학생회장 선거를 소재로 삼은 독특한 정치 학원물이 나왔습니다. '기생충'의 공동 각본가 한진원 감독의 작품입니다.(티빙)

AP 연합뉴스

드론놀이는 처음이라

15세기 인쇄기를 발명한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하늘에서 웃고 있습니다. 그의 고향 독일 마인츠시 축제에서 드론을 날려 그린 건데요. 요즘은 불꽃놀이 대신 드론 쇼를 합니다. 대기 오염과 화재,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래요.

지역화폐 최대 200만원

한달 최대 70만원, 명절엔 최대 100만원어치까지 살 수 있던 지역사랑상품권 한도가 200만원으로 올랐습니다. 슈퍼나 편의점이 없는 면 단위 지역에선 이제 하나로마트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기사보기

백년 만의 귀환

약 100년 전 일본 도쿄 근교 가마쿠라에 있는 절 '고토쿠인'으로 뜯겨 간 건축물입니다. 조선 후기 왕실의 사당으로 추정되는 관월당인데요. 이 건물이 작년 해체돼 다시 국내에 반환됐습니다. 고토쿠인 주지 스님의 뜻이라네요.👉기사보기

과학 탐정들에는 전문 연구자도 많지만 전문 지식 없이 이미지나 데이터 조작을 잡아내는 데 저마다 능력을 발휘하는 일반인도 많다. 비영리 매체 언다크의 기사에 따르면, 어떤 이들은 통계 부정을 집어내는 데 전문가이고 어떤 이들은 이미지 조작을 찾는 데 능력자이다. 어떤 이는 전문 분야에서 일하는 과학자이고 어떤 이들은 그저 자경단 같은 역할에 자부심을 갖는 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