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이 돌아왔다

6월 30, 2025

2025. 6. 30. 월요일

새 정부가 들어선 지 한 달, 국회는 인사청문회의 계절에 접어들었습니다. 각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가 상임위별로 줄줄이 열릴 예정입니다. 19개 부처 중 17개 부처 장관 인선이 마무리됐고, 제가 출입하는 교육부 장관 후보로는 '거점국립대 최초 여성 총장'이라는 타이틀을 지닌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이 지명됐습니다. 저를 포함한 각 부처 출입기자들은 앞으로 전문성과 도덕성을 두루 검증하느라 분주해질 예정입니다.

지난주에 열린 김민석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다들 보셨나요? 저는 화제가 됐던 주요 장면들만 봤는데요, 국민의힘에서는 김 후보자의 재산 형성을 둘러싼 의혹, 자료 미제출 등을 주로 비판했습니다. 청문위원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마치 청문회 대상이 된듯한 장면이 인상적이었고요,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갑작스러운 성경 낭독은 당황스럽더군요.

언론에서 많이 다룬 장면은 아니지만, 한 유튜브 방송이 짚어줘서 알게 된 장면이 있습니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 질의 도중 나온 장면입니다. 채 의원은 길을 가로막는 전경들에게 꽃을 달아주는 중년 여성의 사진을 띄우며 김민석 후보자에게 "누군지 아냐"고 물었고, 김 후보자는 "저희 어머니"라고 답했죠.

김 후보자는 이어 감정이 북받치는 듯한 표정으로 "평범한 주부셨고, 제가 학생회장이 되면서 구속이 되자 아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뛰어다니시다가 구속학생학부모협의회, 민주화운동가족협의회 두 단체의 초대 회장이 되셨다"고 말했습니다. 채 의원은 "후보에 대한 비판과 편견이 있지만 그 어머니를 통해 총리 후보의 됨됨이와 살아온 궤적을 알 수 있다고 본다"고 했고요.

채 의원의 언급처럼, 한국 사회의 민주화는 김 후보자의 어머니 김춘옥 여사처럼 평범한 이들의 용기로 이뤄질 수 있었습니다. 이 장면을 시사인 유튜브에서 소개한 손희정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새로운 정부의 초대 총리 후보자 청문회에서 김춘옥 여사의 모습을 본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금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만든 덴 여러 광장이 있었는데, 김춘옥 여사가 나섰던 87년의 광장도 있었고, 2024년에는 청년 여성의 목소리, 성소수자와 퀴어의 목소리, 농민과 노동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던 응원봉 광장도 있었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그는 "이 목소리들이 또 다른 민주주의를 열어가고 있는데, 그런 정부의 초대 총리 후보자가 '모든 인간이 동성애를 택하면 인류가 지속 못 한다'는 언급을 하며 차별금지법에 반대하셨던 분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김 후보자께서 한국의 민주주의에 기여하신 걸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그 의미가 2025년에는 어떤 식으로 바뀌어 왔는지 깊이 새겨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대선 이후, 그리고 새 정부에서도 응원봉 광장의 목소리는 급격히 사라진 듯 보입니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차별금지법과 관련한 과거 발언에 대한 질문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광장에 나왔던 청년들은 한국사회의 미래상으로 '평등하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포용 사회'를 가장 많이 꼽았는데요('윤석열 퇴진을 위해 행동하는 청년들'의 지난 1월 설문), 차별금지법을 비롯한 다양성과 관련한 의제는 또 미뤄진 느낌이랄까요.

대신 이번 정부에서는 '실용'이라는 키워드가 굉장히 강조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유임이라는 이례적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남태령 대첩의 주역인 농민단체는 과거 윤석열 정부에서 양곡법 개정안 등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고 비판하며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를 건의했던 송 장관의 유임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정말 광장의 목소리는 잊힌 걸까요? 최근 나온 책 '백날 지워봐라, 우리가 사라지나'는 그럴 수 없다고 답합니다. 청년 여성 페미니스트인 최나현, 양소영, 김세희씨가 광장에 나온 청년 여성들을 인터뷰한 이 책은 지난해 내란을 계기로 처음 광장에 나가고, 농민과 장애인 등 다양한 이들과 연대를 시작한 청년 여성들의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저자들은 서문에서 말합니다. "세월호와 이태원에서 많은 또래를 잃었던 이들은 12·3 이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남태령과 한강진에서 밤을 새우던 그 절박함 안에는 '성차별주의자 대통령 윤석열'을 견뎌온 시간이 담겨 있었다. 개개인의 삶이 장애인 이동권 집회, 갖가지의 노동 투쟁 현장과 어떻게 공명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인터뷰에 나선 이들은 모두 탄핵 이후 세계에서도 평등하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를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다짐합니다. 김 후보자를 비롯한 새 정부 인사들이 이 목소리를 어떻게 국정 운영에 반영할지, jks님과 함께 앞으로도 지켜보겠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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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사

지난 28일(현지시각) 독일 본 세계여성박물관에서 보랏빛 장막이 걷히자 평화의 소녀상, '동마이'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4년 넘게 독일 이곳저곳을 떠돌다 마침내 제 자리를 찾았는데요. 강강술래와 함께한 감동의 소녀상 제막식 현장으로 함께 가보시죠.👉기사보기

4명 중 1명, 가상자산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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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미드저니

"법 공부했다고 수사 잘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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