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자연사’의 조건(대법원)

9월 01, 2023

2023. 9. 1. 금요일

이번 휴가 동안 일본 오사카와 교토를 다녀왔습니다. 간사이공항에 발을 디딘 순간 습하고 더운 기운이 온몸을 휘감았습니다. 태양 볕은 또 왜 그렇게 따갑던지요. 여름 일본은 가는 게 아니라는 소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여행 첫째날 무더위를 피해 들어간 곳은 신사이바시스지의 파르코(parco) 백화점. 재밌게도 이 백화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화장실이었습니다. 남녀 화장실 맞은편에 'All gender restroom'이라고 써진 성중립 화장실이 있었기 때문이죠.

성중립 화장실은 성적지향이나 정체성과 상관없이 이용 가능한 화장실입니다. 공중화장실 이용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는 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들을 위한 곳이죠. 말로만 들었던 성중립 화장실을 일본에서 보리라곤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이튿날 교토에서도 성중립 화장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본의 유명 건축가 코마 겐고가 인테리어를 맡아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힙한 카페로 꼽히는 '코에도넛'에서였습니다. 문득 여기서는 성중립 화장실이란 것이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알려진 '돈키호테'는 지난 2017년부터 도쿄 시부야의 플래그십 스토어에 성중립 화장실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물론 일본 내에서도 성중립 화장실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습니다. 불법 촬영 카메라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4월 오픈한 도쿄 신주쿠의 한 대형 쇼핑몰은 일부 층에 성중립 화장실을 설치했다가 일각에서 반발 여론이 일자, 내부 구조를 변경해 여성용 구역을 별도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논쟁을 무작정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어떻게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할 것인가를 놓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는 과정이니까요. 흔히들 공중화장실을 보면 그 나라의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도 분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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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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