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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06, 2023

2023. 9. 6. 수요일

jks님은 주식투자를 하시나요? 제가 취재하는 증권 분야에서 최근 핫했던 단어를 꼽으라면 '테마주'가 될 것 같습니다. 특정 테마가 급부상하면서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종목의 주가가 순식간에 오르거나 내리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물론 '테마로 묶인다'는 건 대중이랄 게 없습니다. 테마주로 알려진 기업이 "저희는 관련이 없습니다" 해명하는 일도 잦죠. 그래서 거래소는 테마주 투자를 주의하라 당부하고, 증권사도 테마주를 언급하는 일은 드뭅니다.

그러다 최근 한 증권사의 보고서가 눈에 띄었습니다. 9월 전망을 담은 보고서였는데 "무분별한 테마주 투자는 지양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현재 시장의 특성을 이해하며 다양한 투자기회에 동참하는 자세를 갖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분에게 전화를 거니, 테마주를 언급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물론 테마주라는 유형은 저희의 분석 영역과는 별개죠. 하지만 투자자들이 처한 투자 환경을 재해석하고 바뀐 의미를 이해해야만 대응 전략을 써 나갈 수 있습니다."

통화 내용을 곱씹다가 저는 '과학의 시간'이라는 말을 떠올렸습니다. 최근 테마주는 상온 초전도체 개발, 양자컴퓨터, 맥신처럼 새로운 기술 개발과 맞닿아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기술의 상용화와 수익에 대한 기대를 미리 반영해 투자를 결정합니다. 시간이 흐른 뒤 해당 기술이 사실은 불가능하다거나 돈을 벌기 어려운 것으로 판명날 수도 있지만, '과학의 시간'을 기다리는 투자자의 마음은 이리저리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고 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오염수 방류 계획이 '안전에 부합'한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오염수가 전 세계 바다를 흐르며 어떤 부작용을 일으킬지 과학은, 인간은 아직 완전히 알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오염수도 '과학의 시간'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한 국가의 수장으로서 오염수를 향한 우려를 '괴담'이라 치부하고 싶을 순 있겠습니다. 하지만 '괴담'에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리고 대통령이란 그런 대중의 마음까지 챙겨야 할 자리임을 생각해 본다면 지금까지 보여준 대응은 불충분해 보입니다.

여의도가 테마주를 직시하려 노력하듯, 오염수 대응 역시 '먹방'이나 '갈라치기'보다는 "처해 있는 환경을 재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하는 건 아닐까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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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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