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이 사라졌다

9월 20, 2023

2023. 9. 20. 수요일

제가 대학 학보사 기자였을 땐 '그 사람'이 정말 싫었습니다. 그는 항상 토요일 늦은 밤 학보사 편집국에 왔습니다. 토요일에는 일주일 동안 완성한 기사를 지면에 앉히는 조판 작업이 이뤄지는데, 그의 승인을 받아야 다음주치 신문을 찍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잘못된 정보들을 가려낸다는 명분으로 기사를 검열했습니다. 조금이라도 학교에 부정적인 부분이 있으면 표현을 고치거나 기사를 빼라고 압박했습니다. 가끔은 선을 넘어 학교와 무관한 기사까지 감 놔라 배 놔라 개입했습니다. 그는 학교 재단을 소유한 대기업에서 온 교직원이었습니다.

당시 편집장이었던 조선희는 편집권을 지키기 위해 늘 그와 싸웠습니다. 화를 내기도 하고, 때로는 타이르고 읍소하기도 했습니다. 편집국의 모두가 조 선배의 분투를 알고 있었습니다. 당시 부장이었던 제가 그랬고, 평기자였던 홍주환이 그랬습니다. 조 선배는 믿음직한 방파제였고, 우리는 그런 조 선배를 믿고 따랐습니다.

지난 14일 검찰의 압수수색이 들이닥친 뉴스타파 본사 앞에서 조 선배를 만났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던 조 선배는 "기사들을 읽을수록, 기자가 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진로를 틀어 민주언론시민연합의 활동가가 됐습니다. 미래의 기자 조선희가 쓰는 기사가 그의 바람과는 달리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방해가 될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날 조 선배의 손에는 직접 만든 것처럼 보이는 '(뉴스타파) 시민이 지킨다'고 적힌 손팻말이 쥐여 있었습니다.

주환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주환은 대학 졸업 후 종합편성채널 기자가 됐지만 얼마 안 가 뉴스타파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얼마 전까지 쿠팡 물류센터에 잠입해 열악한 노동환경 알리기에 여념이 없었던 주환은 압수수색 소식을 듣고 허겁지겁 회사로 달려온 듯 보였습니다. 주환은 캡모자를 푹 눌러 쓰고는 동료들의 대열에 합류해 "시민들이 만들어낸 독립언론 지켜내자. 언론자유 침탈하는 정치검찰 규탄한다"고 외쳤습니다.

조 선배와 주환 그리고 저까지 학보사를 나온 뒤 세 사람이 한 데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우리는 아무 말도 나누지 않았지만, 그 자리에서 서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케케묵은 학보사 편집국에선 벗어났지만 '그 사람'은 여전히 사리지지 않았고, 이번엔 우리 모두가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요.

게티이미지뱅크

1. 핼러윈 파티, 해도 될까?🔗

매년 이맘때면 핼러윈으로 떠들썩했죠. 이태원 참사 1주기인 올해는 조용한데요. 핼로윈 파티, 해도 될까요? 시민들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2. 선생님을 위한 비상벨🔗

변호사 상담 제공, 녹음 가능 전화기 설치, 상담 예약제. 서울시교육청이 교사 보호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이제 교사들은 마음을 놓아도 되는 걸까요?

3. 의료폐기물, 서울에서 경북으로🔗

전국에서 연간 발생하는 의료폐기물 양은 21만7915톤. 이 중 28.8%는 경북에서 태워지는데요. 24시간 화학약품 냄새 섞인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소각장을 다녀왔습니다.

4. 망고 없는 망고 음료🔗

스타벅스가 미국에서 소송을 당했습니다. 과일이 안 들어간 과일 음료를 비싸게 팔았단 건데요. 과일 대신 들어있는 건 물, 포도주스, 그리고 설탕이라고 합니다.

5. LG·두산, 6년간 방 빼!🔗

LG·두산팬이 6년이나 안방인 잠실야구장과 이별하게 됐습니다. 서울시가 대형 잠실돔구장을 새로 짓겠다며 LG·두산에게 방을 빼라고 한 건데요. 두 구단만의 일일까요?

AP 연합뉴스

여기서 STOP

독일 베를린의 도로 바닥에 손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기후단체 활동가들이 도로 한가운데에서 고속도로 속도 제한 강화, 대중교통 요금 인하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던 흔적인데요. 이들은 경찰에 연행되는 시간을 늦추려고 강력접착제로 자신들의 손을 도로에 딱 붙여버렸습니다.

지원 못 받는 빈곤층 66만명

생계·의료급여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가난하지만 실제론 지원 대상에서 빠진 빈곤층은 66만명. 정부는 지원의 걸림돌인 '부양의무자' 기준을 낮춰 수급자를 확대하겠다고 하는데요. 전문가들은 부족하다고 말합니다.👉기사보기

바른손이앤에이

송강호에게 감독이란?

박찬욱, 봉준호, 이창동까지 한국의 대표 감독들과 작업해온 배우 송강호. 그가 영화 '거미집'에서 영화감독 역할을 맡았는데요. 그가 연기한 감독은 누구와 가장 닮았을까요? 직접 물어봤습니다.👉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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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한 '우사일'

jks님은 오늘도 일하러 가나요? 일하러 가는 가족이 있진 않나요? 오늘 출근길엔 음악가 하림이 만든 노래 '우리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을 합니다'를 들어보세요.👉기사보기

요즘 윤석열 정부의 재정정책은 청야 전술을 생각나게 한다. 세입 기반을 무너뜨려, 복지의 재원을 없애버린다는 점에서 아주 닮았다. 기획재정부는 18일 올해 국세 수입이 341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395억9천만원에 비해 54조5천억원 줄어들 것 같다고 발표했다. (…) 한해 세수의 15%가량이 허공으로 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