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났지만 잘나가요

9월 1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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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9. 19. 화요일

뉴스레터에서 처음 인사 드려요. 저는 국제부에서 세계 뉴스를 전하고 있는 김미향 기자입니다. 요즘 어딜 가나 조용한 곳이 없지요. 제가 주로 살피고 있는 중동과 아프리카 역시 한시도 조용할 새가 없네요.

특히 지난 주에는 역대급 재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언젠가 꼭 한번 여행하고 싶던 나라 모로코에 지진이 휩쓸어 3천여명이 목숨을 잃었어요. 이틀 사이 리비아에서도 댐이 무너져 대형 홍수가 도시를 휩쓸었죠.

지금껏 취재로, 봉사활동으로 아프리카 땅을 두 번 밟으며 그곳 상황이 영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외신을 통해 마주한 재난의 현장은 너무도 처참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굶주리는 나라들이잖아요. 정부라고 할 게 없거나,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않는 나라들인데, 세기에 한번 겪을 자연재해까지 이곳을 그냥 지나가지 않았습니다.

기사를 쓰다보면 예상치 못하게 흘러가는 일들이 대부분이잖아요? 그런데 아프리카의 재난들은 허망하게도 너무 뻔하게 전개됐어요. 자연재해→정부의 부실 대응→더 큰 재난→절망 속에 놓인 사람들…. 기사 쓸 때 핵심을 잡아내기가 너무 쉽더랬죠. 그래서 더 허탈했습니다. 인류의 고통은 왜 아프리카에 집중될까.

그렇게 씁쓸한 한 주를 보내고, 저는 지난 주말 서울 이태원에 있는 모로코 식당에 방문했습니다. 모로코 전통 음식인 양고기 타진(Tajin, 스튜와 비슷한 국물 음식)을 주문했는데요. 음식을 기다리다 서빙하는 분께 지진 이야기를 꺼냈더니, 금새 한 마음이 됐습니다. 그 분도 매일 기도하고 계시다고 하더군요. 그 분과 안타까움을 나누며 멀리서나마 추모의 마음을 보탰습니다.

저는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이지만, 그들의 소식을 전하며 나도 함께 아파할 수 있다는 것이 새삼 의미있게 느껴진 하루였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1. 못났지만 잘나가요🔗

못 생겼다고 버려지던 'B급' 과일·야채. 고물가인 요즘엔 20~40% 싼 못난이 농산물이 인기라는데요. '못난이 마케팅'에 신난 지자체·업체 이야길 들어봤습니다.

2. 급화해의 비결🔗

SK브로드밴드 가입자도 리모콘의 '바로가기' 버튼만 누르면 넷플릭스를 볼 수 있게 됩니다. 통신망 사용료를 두고 3년 넘게 싸우던 두 회사가 화해한 덕분입니다.

3. 이재명 대표의 혐의 4가지

19일째 단식 중이던 이재명 대표가 병원으로 실려간 날, 검찰이 두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청구서 분량만 150쪽. 검찰이 제기한 혐의와 이 대표의 반론, 정리했습니다.

4. '나혼산' 출연한 멸종위기종🔗

보관만 해도 3년 이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멸종위기종 나팔고둥. 정부는 지난해 보호대책까지 발표했었는데요. 이 귀한 고둥이 울릉도 한 횟집 수족관에서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5. 73살에 딱 맞는 종목🔗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단에는 73살 임현 선수가 있습니다. 종목은 마인드스포츠 부문 '브리지'. 경험이 풍부한 선수에게 유리한 종목이라고 합니다.

AFP 연합뉴스

"여성, 삶, 자유"

히잡을 느슨하게 썼단 이유로 이란 도덕경찰에 체포됐다 의문사한 22살 마흐사 아미니. 그의 사망 1주기를 맞아 프랑스 파리시청 앞에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영국,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이탈리아 등에서도 시민들이 모여 그를 추모했습니다.👉기사보기

롯데엔터테인먼트

요즘 뭐 들어?

영화 '잠'이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첫 장편 연출작부터 국내외에서 호평받은 유재선 감독. 메시지보단 재미 가득한 영화를 만들고 싶단 그가 추천하는 플레이리스트, 들어보실래요?👉기사보기

나 역시 자립준비청년임을 고백하는 일이 아직까지도 쉽지 않지만 한때는 나만의 무기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대학 면접 당시 자기소개 때 보육원 출신임을 밝혔더니 눈물을 보이거나 그동안 고생 많았겠다며 다독여주는 면접관도 있었다. 친하게 지내고 싶은 친구에게 뜬금없이 가정사를 고백해 다가가기도 했고 교수님 상담을 통해 장학금을 받는 데 도움을 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