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돼지’의 근황

9월 12, 2024

2024. 9. 12. 목요일

법정에서 선고를 기다리는 피고인들을 볼 때면, 그들이 어떤 마음인지 상상해보곤 합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모두가 주목하는 가운데 극적인 스토리가 연출되지만, 실제로 빠른 속도로 선고를 처리해야 하는 바쁜 법정에서는 그런 장면을 보기 힘듭니다. 기계적으로 주문을 읽고 넘어가는 재판부에서는 3분 내에 운명이 결정되기도 하죠.

미래를 법관의 손에 맡기고 자신의 행위를 판단받아야 하는 상황. 사람은 누구나 완전히 혼자가 됩니다. 대체로 기자가 법정에서 보는 피고인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거나, 초점이 없는 눈으로 허공을 응시합니다.

설핏 측은할 뻔하다가도 생각을 다잡는 건, 2년 전 범죄피해자들을 취재했던 기억들이 선명하게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범죄에 주목하는 언론보도가 한 차례 휩쓸고 간 뒤에 홀로 남는 피해자들은 법정의 피고인들보다 더 고독합니다. 반짝 관심만 주어졌을 뿐 국가의 보호도, 이웃의 따뜻함도, 경제적으로 버틸 힘도 충분치 않습니다. 그분들에 대한 기억은, 무심결에 법정에서 눈앞의 현장에 몰입하려는 저에게 제동을 걸어줍니다.

소개가 늦었습니다. 레터에서 새롭게 인사드리는 법조팀 김지은이라고 합니다. jks님께 어떤 이야기로 레터에 임하는 저의 마음을 설명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다 서론이 길어졌네요. 정신없이 일에 매몰되다 보면, 당장 보이지 않는 시선들은 빠르게 잊혀지더라고요. 그래서 jks님과 이렇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사실이 기쁩니다. 보이지 않는 독자분들을 상상하며 글을 쓰고 고치는 일이 저의 중심을 잡아주는 새로운 원동력이 될 것 같다는 기대감도 고백해봅니다.

앞으로 단단한 기사 속 활자들에는 미처 다 담지 못한 몽글몽글한 마음들을 레터로 전해드릴게요. 설레는 마음으로 타자로나마 고치고 고친 첫 편지를 부칩니다.

AFP 연합뉴스

1. 해리스가 트럼프를 낚았다🔗

요즘 미국 대선이 팝콘각이죠. 첫 방송 토론회도 흥미진진했는데요.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판정승을 거뒀습니다. 트럼프도 인정했습니다.

2. 입에 사는 괴물 박테리아🔗

하루 세번 양치질해도 금방 치태(플라크)가 끼는데요. 치태에 사는 '코리네박테리움 마트루코티'가 문제였습니다. 세포 1개가 14개로 분열하는 박테리아입니다.

3. 순찰 나온 '민간인'🔗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 말이 아닙니다.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김건희 여사가 서울 마포대교에서 한 얘기인데요. 민간인인 대통령 부인의 '대통령 행세', 처음이 아닙니다.

4. "더 죽어서 뉴스에 나와라"🔗

의사나 의대생이 한 말이라는 게 믿어지시나요? 이들만 들어갈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환자를 "개돼지" "조센징"이라 부르는 글이 올라왔는데요. 정부는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5. 어쏘 변호사의 '굿파트너'🔗

'파트너 변호사'를 돕는 '어쏘 변호사'에게 어쏘가 생겼습니다. 법률과 판례를 찾아주고, 서면 초안도 써주는 AI인데요. 잘못 활용했다간 큰일난다고 합니다.

AFP 연합뉴스

'손가락 하트도 하지 마!'

7일(현지시각) 공무원 제복을 입은 패통탄 친나왓 신임 타이 총리가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친군부정당은 총리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이 사진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국가반부패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는데요. 탁신 친나왓 전 총리 딸인 패통탄 총리는 지난달 선출된 뒤 반대세력으로부터 공격받아 왔습니다.

3명 중 1명이 'N수생'

올해 수능에 재도전하는 N수생이 16만1784만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응시자의 31%나 되는데요. 졸업생 응시생이 21년 만에 가장 많은 건 의대 때문입니다.👉기사보기

새벽이의 취향

행복하게 미소짓는 돼지는 '새벽이'입니다. 생후 6개월에 도축되는 '고기'로 태어났지만, 축산 농장에서 구조된 덕분에 다섯번째 가을을 맞이하는데요. 새벽이 만나러 국내 유일의 돼지 생크추어리(보호시설)로 가보시죠.👉기사보기

이제 가장 오래된 투쟁현장 중 하나가 된 옛 노량진수산시장 상인회는 긴 호흡으로 싸우려 새로운 도약을 준비했고, 그렇게 얼마 전 노량진역 사거리 대로변에 '노량진회센터'를 차렸다. 지난 10년 그토록 바라던 시장의 '공공운영'을 자신들의 가게로 시범 삼아 보여주겠다는 당찬 포부가 담겼다. 함께 돈을 모아 출자했고, 농성장과 가게 당번을 번갈아 하며 투쟁과 노동의 일상을 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