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김에 ‘지역기자’

9월 10, 2024

2024. 9. 10. 화요일

안녕하세요. 한겨레신문의 '지역 기자'인 최예린입니다. 대전·충남·세종 지역을 담당하며, 서울 아닌 대전에 살고 있어요.

흔히들 저 같은 기자를 '지방 주재'라고 부르지만, 한겨레는 창간부터 지금까지 그 말을 쓰지 않아요. 지방은 '수도 이외의 지역'을 말하니 '지방 주재 기자'는 '서울 외 지역에 파견돼 사는 기자' 정도의 뜻일 거예요. 이 말 자체가 '서울과 그 밖'이란 서울 중심의 표현인 거죠.

대신 한겨레는 '지역 기자'란 표현을 써요. 지역 기자는 '한 지역을 담당하며 그 지역의 이야기를 다루는 기자'이고, 한겨레 지역 기자들에겐 '서울'과 '경기'도 하나의 지역일 뿐이거든요.

가끔 서울에 사는 한겨레 기자들이 '주재 기자'라고 표현하면, 지역 기자들은 "한겨레는 그런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정색을 하는데요. '왜 굳이 그렇게 유별나게 따지고 드냐?'고 할지 모르지만, 수도권 중심 대한민국에서 지역을 지키는 기자들에겐 그건 그저 개인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요즘 즐겨보는 예능 중에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가 있는데요. 미국 뉴욕 브루클린 골목에서 남미·흑인 공동체 주민들과 어울린 뒤 기안84가 말하죠. "이곳은 민들레씨처럼 날아와 뿌리내린 이방인들의 민들레영토"라고요. "어디서 왔나요. 여긴 어때요. 뿌리내리면 좋은가요. 저는 아직 찾지를 못했어요. 뿌리 없이 허공에"라는 노래를 듣는 순간 울컥 눈물이 나더라고요.

20대 때 서울에 살 때 저도 꼭 저런 마음이었던 같아요. 그땐 삶의 정답이 '서울'에만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상하죠. 낯선 지역에 뿌리내린 저는, 지금 그때보다 훨씬 행복하거든요. 앞으로 그런 얘기를 해보려 해요. 지역에서 울고, 웃고, 싸우고, 화해하고, 슬프고, 행복한 이야기요. 들어주시겠어요?

게티이미지뱅크

1. "살고 싶어 그었어요"🔗

오늘은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인데요. 요즘 SNS엔 자해 사진을 전시하는 청소년이 많다고 합니다. 이들의 자해는 살려달라는 'SOS'라는데요.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2. 음란물 학습한 소다앱🔗

ㄱ씨는 카메라 앱 소다에서 자신 사진에 'AI 편집'을 했다가 불쾌해졌습니다. 가슴이 강조된 사진이 뜬 건데요. 앱을 만든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뭐라 했냐면요.

3. 병가 차별하지 마세요🔗

공황장애 같은 신경·정신과적 질병에는 병가를 주지 않던 공공기관이 있습니다. "출근이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다"라는 건데요. 인권위원회가 나섰습니다.

4. 사격황제의 '저격'🔗

파리올림픽 사격 메달리스트에게 포상금 3억7870만원이 지급되지 않았단 폭로가 나왔습니다. 연맹 직원에겐 줬다는데요. 선수 출신 진종오 의원의 저격입니다.

5. '인간 사육장'에서 벌어진 일🔗

1992년 대구시립희망원에선 입소자들이 매일 '빨간약'을 삼킨 뒤 쓰러졌습니다. 부랑인이란 이유로 조현병 약을 먹인 건데요. 형제복지원 외에도 인권 침해 시설이 5곳 더 있었던 겁니다.

AFP 연합뉴스

기쁘다, 교황님 오셨네

9일(현지시각) 동티모르 수도 딜리 거리를 가득 메운 가톨릭 신자들이 기다리는 사람은 프란치스코 교황입니다. 동티모르는 포르투갈에 이어 인도네시아에게 점령당했다가 2002년 독립했죠. 독립 뒤 교황이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동티모르 인구 130만명 중 98%는 가톨릭 신자입니다.

20대 '신용유의자' 6만5887명

대출금을 못 갚아 신용유의자(옛 신용불량자)가 된 20대는 7월 말 기준 6만5887명입니다. 2021년보다 25.3%나 늘었는데요. 같은 기간 전체 신용유의자는 8%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기사보기

AFP 연합뉴스

펜타닐의 얼굴들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은 헤로인보다 50배나 센 마약입니다. 미국에선 하루 평균 200명이 펜타닐로 목숨을 잃고 있는데요. 미국은 "미국인을 독살"한 책임을 중국에 묻고 있지만, 중국도 할 말이 있다고 합니다.👉기사보기

그리고 3년 전, 부모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막막함에 눈물을 흘리던 때가 떠올랐다. 보육원 친구들 중 가장 빨리 가정을 이뤘던 나는 누구에게도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가 없었고, 부모님 도움 없이 아기 키우는 일이 쉽지 않다며 겁을 주는 사람도 있었다. 당시에는 '난 좋은 부모가 될 수 없나 봐'라며 울었던 내가 지금은 육아 선배가 되어 친구의 막막함을 덜어주고 있다니 뿌듯하고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