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불사의 협상가들

9월 20, 2024

2024. 9. 20. 금요일

드디어 '우리집'이 생겼습니다. 지난달 도쿄특파원으로 와서 월세집 계약한 지 한달 보름, 지금 집에서 살던 세입자가 나간 지 한달만입니다. 제가 보기에 손볼 데도 없이 깨끗한 집을 관리업체가 고치고, 바르고, 털고, 닦고, 쓸기를 한달 했습니다. 그 사이 고시원 같은 호텔과 에어비앤비를 세번 옮겨야 했습니다.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핸드폰 계약하느라 대리점에 꼬박 3시간을 앉아 있었고, 한국 운전면허증을 일본 걸로 바꾸는데 하루 종일, 집 인터넷 회선 계약 뒤 설치까지 "그래도 빨리 된 편(이니 고마워해라)"이라며 열흘이 걸렸습니다. 저 멀리 횡단보도에서 파란불이 깜박거려도 뛰는 사람도 별로 없습니다. 딱 봐도 맛집처럼 생긴 노포는 대개 하염없이 이어지는 대기줄 때문에 먹어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매사 꼼꼼한 대신 느린 나라라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빨리 빨리' 나라에서 느린 나라로 오다보니 불편한 점이 꽤 많습니다. 금세 될 거라고 생각한 일들에 많은 시간을 뺏기면서 다른 일정에 차질이 생기거나, 아예 기대했던 대로 처리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마도 지진이나 태풍같은 재해가 많은 나라이니, '조금 더 확실한 안전'을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 때문이 아닐까 짐작을 해봅니다.

도장 없으면 사인으로 대신하고, 서류 하나쯤 빠져도 우선 처리한 다음 내일 갖다주면 되는 한국이 좋았습니다. 그래도 한 발은 일본에, 다른 한 발은 한국에 걸치고 업무를 해야하는 처지라 잘 적응을 해보려 하고 있습니다. '조금 느린 대신 정확하고, 꼼꼼하고, 매사 예측 가능한 건 괜찮지 않아?'라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얘기 나온 김에 jks님도 오늘 하루쯤 조금 느린 삶을 즐겨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제 곧 가을, 지금 잠시 청량한 하늘 쳐다보는 여유를 가져보는 건 어떠신가요?

jks님은 글을 쓰고 싶은데 어디부터 시작할지 막막했던 적 없으세요? 글쓰기로 '부캐'를 키워볼까 고민해본 적은요? 휘클리 심화반에서 글을 잘 쓰고 잘 파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2주간 직접 써보고 첨삭을 받아볼 수도 있어요!

휘클리 심화반_8강

👨‍🏫 1교시: 이다혜 씨네21 기자의 강연(70분)
주제: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2교시: 고나무 팩트스토리 대표의 강연(70분)
주제: '체험은 어떻게 스토리가 되는가'

👫3교시: 글쓰기반 2주반 오리엔테이션(30분)
한겨레 기자와 함께하는 '휘글휘글'(소설·에세이·자소서반 중 선택)

9월28일(토) 오후 2시, 한겨레신문사(서울 공덕동)에서 열립니다. 1교시+2교시는 온라인 생중계로도 참여 가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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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 연합뉴스

1. 미국 따라가요? 안 가요?🔗

미국 연준이 정책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결정했는데요. 한국은행도 1년7개월째 동결한 기준금리를 내릴까요? 간단치가 않다고 합니다.

2. 허세인가 실세인가🔗

김건희 여사가 총선 공천에 개입했단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의혹의 중심엔 '정책책사'란 명태균씨가 있는데요. 지난 겨울, 지리산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3. 확전을 위한 빌드업🔗

레바논에서 삐삐에 이어 워키토키(무전기)가 동시에 폭발했습니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전면적으로 싸우게 되는 거 아니냐고요? 이스라엘 목표가 그겁니다.

4. 메타, 진작 좀 하지 그랬어🔗

청소년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비공개'로 전환됩니다. 청소년이 팔로우를 수락하지 않은 이용자는 게시물을 보거나 DM을 보낼 수 없는데요. 페북도 마찬가지입니다.

5. "미숙했다. 하지만…"🔗

올봄 정신병원에 묶여있던 30대 여성이 숨졌죠. 이 병원의 양재웅 원장이 처음 입을 열었는데요. 그는 질문에 따라 적극 해명하기도 하고, 아예 회피하기도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세요.

로이터 연합뉴스

성 지키는 달

jks님은 추석 때 둥근 보름달 보셨나요? 18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렘린궁과 외무부 건물 위로 뜬 달은 오른쪽이 살짝 가려졌는데요. 이번 추석에 유럽과 아프리카에선 달의 일부가 지구의 그림자에 의해 가려지는 '부분 월식'이 목격됐습니다.

청년 8만2000명 "쉬었음"

학교 졸업 뒤 3년 넘게 취업도, 취업 준비도 안 하는 청년(15~29살)이 8만명을 넘어섰습니다. 3년 이상 일하지 않은 청년 3명 중 1명은 '집에서 그냥 쉬었다'고 답한 겁니다.👉기사보기

영국 최고의 고양이

영국에서 수천 마리 경쟁자를 제치고 '2024 올해의 고양이'로 선정된 말리입니다. 평범해 보인다고요? 7살 수컷인 말리는 '공감 재능'을 인정받았는데요. 4년 넘게 학대 피해 여성들을 미소짓게 하고 있습니다.👉기사보기

"엄마 손맛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거야, 엄마의 손맛을 보고 싶다고~" 작은 언니가 추석 음식을 먹다가 말했다. 환갑 된 딸이 팔순을 넘어 구순으로 치닫고 있는 엄마의 음식 타박이라니, 웬 '후레자식'인가, 싶지만 엄마의 손맛은 확실히 변했다. 장금이에서 백종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