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적 사고: 축제를 연다

9월 11, 2024

2024. 9. 11. 수요일

미디어전략부에 처음 왔을 때 쉬는 날 아침이면 영화관을 찾아 농구 만화 슬램덩크를 여러 번 반복해 보았습니다. 고교 시절 마인드컨트롤을 위해 수능 시험장에 들고 갔던 그 슬램덩크가 마침 애니메이션으로 극장에서 상영 중이었거든요.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의 피땀 눈물 어린 도전을 담은 이 만화에 왜 그토록 마음을 빼앗겼는지는 성장 시기별로 그 이유가 제각각 달랐지만, 이번에는 분명했습니다. 모든 것을 쏟아낸 경기, 그 치열함을 경험한 이들은 승패를 떠나 확연히 그 이전과 다른 존재로 성장했을 텐데요, 그들의 돌직구 같은 열정에 다시금 이끌렸기 때문입니다.

열정을 불태운다고 하여 늘 긍정적인 결과를 맛보는 것은 아닙니다. 네, 당연한 일입니다. 삶을 통해 배우는 그 당연한 깨달음을 저도 한겨레에게 배웠습니다. 한겨레 입사 시험에 합격하기까지 세 번의 실패가 있었고, 그때마다 슬램덩크를 읽으며 뜨거운 눈물을 훔쳤죠.

이러다 길 잃은 장수생이 될 수도 있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두려움은 실패가 거듭될수록 제곱으로 부풀어 올랐습니다. 당장의 살길이 막막한 처지였지만 실패에서 마침표를 찍을 수 없었습니다. 열리지 않은 문 너머, 가장 절실하게 바랐던 선택지를 냉정하게 접고, 차선의 삶을 택하기엔 아직 무모하고 푸른 청춘이었나 봅니다.

그 뒤로 많은 해가 지나 2024년이 되었습니다. 사진기자로 촛불이 넘실대는 아스팔트 위를 지나 어느 산과 바다, 국회 등 여러 취재현장을 거치는 동안에도 그때의 첫 마음은 한결같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초심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리는 미디어전략부에서 일하고 있답니다.

이 시기의 미디어 전략이라니, 어쩌면 세 번의 낙방보다 조금 더 까다로운 난제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어려워도 역시나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하는 일인 건 확실합니다. 공동체로 함께 할 미래를 위해 애쓰는 좋은 저널리즘이 되는 것, 그 미디어와 독자님들과의 만남은 꼭 이루어져야 할 꿈이니까요.

안녕하세요! 이정아입니다. 오늘 처음 레터로 인사드렸습니다. 앞으로도 어느 날 아침 문득, 느슨하지만 꾸준하게 찾아뵙겠습니다. 일단 오늘은, 옹알이하는 아가의 말간 볼처럼 따스하고 말랑한 하루 되시기를 바라 봅니다!

1. 우리 학교가 털렸다🔗

딥페이크 성범죄 대상이 된 학생에게 어른들은 'SNS 사진을 내리라'고 조언하는데요. 그 대신 학교에 대자보를 붙인 중학생들이 있습니다. 함께 읽어보시죠.

2. 위험한 '응급실 꿀팁'🔗

"구급차 타지 말고 병원에 가라." "카메라 켜고 들어가라." 온라인에 퍼진 '응급실 이용 꿀팁'인데요. 따라해도 될까요? 진짜 의사들은 "위험한 정보"라고 말합니다.

3. 총알 탄 소고기🔗

코스트코에서 산 미국산 소고기를 먹던 ㄱ씨는 딱딱한 조각을 씹었는데요. 알고 보니 미국 농장에서 새를 쫓을 때 쓰는 산탄총 총알이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한국의 식탁 위까지 올랐을까요?

4. '김밥천국이라니, 완전 럭키비키잔앙'🔗

'김천'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김밥천국이라고요? 분식점보다 인지도 낮은 경북 김천시가 좌절하는 대신 김밥축제를 열기로 했는데요. '꼬달이' 만나러 김천으로 가보시죠.

5. 대출 잘 주는 은행은?🔗

최근 주택담보·전세자금·신용대출 문턱이 줄줄이 높아졌는데요. "실수요자를 보호하라"는 금융당국의 말에 은행이 예외 조항을 내놓고 있습니다. 은행별로 정리했습니다.

AFP 연합뉴스

보트 위 오토바이

10일 흙탕물에 잠긴 베트남 하노이의 한 마을. 주민들이 보트를 타고 지나가고 있습니다. 사흘 전 베트남 북부를 강타한 태풍 야기로 최소 87명이 숨지고 70명이 실종됐는데요. 야기는 올해 아시아에서 발생한 태풍 중 가장 강력했습니다.

암소 1만 마리 감축

정부는 한우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암소 13만9000마리를 줄이기로 했는데요. 1만 마리를 더 감축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한우 가격이 떨어지자 농가는 대책을 요구해왔는데요. 암소 개체수를 줄이려면 번식용 암소를 도축하거나, 난소를 제거해 고기용 소로 길러야 합니다.👉기사보기

신화 연합뉴스

"에코사이드는 국제범죄"

바다 빛깔이 아름다운 이곳은 태평양의 섬나라 바누아투입니다. 이 나라와 피지, 사모아가 '에코사이드(에코+제노사이드)'를 국제범죄로 인정해달라고 국제형사재판소에 요구했는데요. 생태계 파괴행위가 집단살해나 전쟁범죄와 같다는 이들 주장은 받아들여질까요?👉기사보기

고소·고발 공방전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수사가 시작되면 당사자는 조사를 받고 심지어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한다. 그것만으로도 상대방은 충분히 위축되고 고초를 겪는다. 나중에 무혐의나 무죄로 나오더라도 고소·고발의 본래 목적은 이미 달성된 이후다. 고소·고발은 수사·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남는 장사'로 계산된다. 명예훼손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손쉽게 동원될 수 있는 수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