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던트 메이커(망겜)

5월 21, 2025

2025. 5. 21. 수요일

경제적으로 넉넉한 가정은 아니었지만 어머니 사랑을 참 많이 받고 자랐습니다. 급식 세대가 아니어서 도시락을 싸야 했는데, 당신 출근 준비도 힘든 새벽 시간에 점심 저녁 각각 다른 반찬으로 매일 도시락을 두 개씩 준비해 주셨습니다.

아침마다 주방에서 달그락거리던 고소한 기름 냄새며 갓 지은 밥 냄새가 지금도 생각납니다. 제 몸과 마음이 단단해진 자양분의 8할은 어머니가 해주신 집밥 덕분일 겁니다.

음식을 준비하고 나누는 행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을 살리는 일인 듯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단편 소설의 한 대목입니다. 기대하던 생일 파티를 앞두고 급작스런 사고로 아들을 잃은 부부에게, 그 아이를 위한 케이크를 준비했던 빵집 주인이 건네는 말입니다. 빵집 주인은 방금 전까지 케이크 예약 '노쇼'에 대해 항의하다가, 그들 부부가 겪은 일을 듣게 된 참입니다.

"아마 제대로 드신 것도 없겠죠." 빵집 주인이 말했다. "내가 만든 따뜻한 롤빵을 좀 드시지요. 뭘 좀 드시고 기운을 차리는 게 좋겠소. 이럴 때 뭘 좀 먹는 일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될 거요." 그가 말했다. 그는 오븐에서 따뜻한 계피롤빵을 가져왔는데, 겉에 입힌 아이싱이 아직 굳지도 않았다. "뭔가를 먹는 게 도움이 된다오. 더 있소. 다 드시오. 먹고 싶은 만큼 드시오. 세상의 모든 롤빵이 다 여기에 있으니."

이 소설은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그들은 먹을 수 있는 만큼 먹었다. 그들은 검은 빵을 삼켰다. 형광등 불빛 아래에 있는데, 그 빛이 마치 햇빛처럼 느껴졌다. 그들은 이른 아침이 될 때까지, 창으로 희미한 햇살이 높게 비칠 때까지 이야기를 나눴는데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지난 19일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졌습니다. 갓 구워진 빵을 식히는 컨베이어 벨트 기계 설비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다 사고를 당했다고 하네요. 떨어지고 끼이고 부딪혀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노동자들 소식은 늘 애달픈 일지만, 달큰한 빵 냄새 가득한 공장에서 누군가의 어머니가 목숨을 잃었다니 너무나 비극적인 일입니다.

최근 3년간 SPC 계열사에서만 사망 3건, 부상 5건의 산업재해가 있었다고 합니다. 2022년 10월 평택 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샌드위치 반죽기에 끼어 숨졌습니다. 같은 달 성남 공장에선 끼임 사고로 노동자의 손가락이 절단됐습니다. 11월엔 외주업체 노동자 머리로 컨베이어 벨트가 내려앉았습니다. 2023년 7월 또 성남공장에서 손가락이 끼였고, 8월에는 배 부위가 기계에 끼어 노동자가 숨졌습니다.

도대체 빵을 만드는 공정이 얼마나 위험한 일이길래 이렇게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걸까요. 저는 앞으로 SPC 빵은 먹지 못할 듯합니다.

p.s 오늘 편지는 이소영 제주대 교수의 페이스북 글에서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1. "우리나라를 되찾았음 좋겠어요"🔗

선거 첫 투표자는 뉴질랜드에서 나오는 거 아세요? 재외공관이 있는 나라 중 가장 빨리 날짜가 바뀌어선데요. 새벽 1시부터 줄 선 김현서씨의 바람을 들었습니다.

2. YP작전계획의 정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 검찰총장 시절, 그의 대선계획을 짠 증거가 나왔습니다. 노씨를 모른단 윤 전 대통령 말과 달리, 계획이 꽤 상세합니다.

3. 달리는 선거용 GTX🔗

이재명·김문수 대선 후보가 광역급행철도(GTX) 확대를 외치고 있습니다. 비수도권까지 노선을 늘려 지역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데요. 노선 하나당 4조~5조원이 드는데, 무슨 돈으로 어떻게 짓겠단 걸까요?(연합뉴스)

4. '이것'하면 카톡 평생금지🔗

온라인에서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해 성착취하는 '온라인 그루밍' 범죄. 앞으로 카카오톡에서 했다간 영영 카톡을 쓸 수 없는데요. 이렇게 신고하면 됩니다.

5. OTT 경쟁의 순기능🔗

쿠팡플레이가 국내 최초 무료화를 선언했습니다. 사용자는 광고만 보면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데요. 넷플릭스 독주 체제를 깨기 위해 티빙과 웨이브도 분투 중입니다.

AFP 연합뉴스

비를 내려주세요

쩍쩍 갈라진 들판 위 사람들이 바짝 엎드려 있습니다. 전쟁 포로로 잡힌 거냐고요? 지난 19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파이자바드에서 무슬림들이 기도하는 건데요. 가뭄이 길어지면서 알라에게 비를 내려달라는 기도(Namaz-e-Istisqa)를 하는 거라네요.

국내 가상자산 시총 107.7조원

비트코인처럼 실물 없이 전자적으로 거래되는 자산을 가상자산이라 하죠.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의 시가총액이 처음 100조원을 넘었습니다. 반년 만에 두 배 가깝게 불어난 건데요. 1천만원 이상 고액 보유자 비중도 늘었습니다.👉기사보기

벌이 벌벌떠는 적들

벌처럼 꽃가루를 나르는 곤충을 수분 매개곤충이라고 하죠. 매개 행위는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데요. 살충제 외에도 벌을 위협하는 요소가 늘고 있다네요. 어떤 것들인지, 어제(20일) 세계 벌의 날을 맞아 살펴봤습니다.👉기사보기

단맛수용체의 정확한 구조는 20여년이 지난 최근까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많은 과학자가 도전했음에도 수용체 분자의 구조가 불안정해 번번이 실패했다. 그런데 지난 7일 학술지 '셀'의 사이트에는 저온전자현미경으로 마침내 단맛수용체의 구조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을 담은 논문이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