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하다는 착각

12월 11, 2025

2025. 12. 11. 목요일

벌써 2주가 지났네요.

지난달 27일 오전,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으로 향했습니다. 홍콩행 비행기를 타고 내려 도착한 곳은 타이포구 왕푹코트 고층 아파트 화재 현장이었습니다. 공항에서 택시를 잡아 달려가는데, 길 안내 앱을 보니 도착 수 킬로미터 전부터 타는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첫 화재 신고 뒤 28시간이 지난 시점에도 아파트는 여전히 불타고 있었습니다. 어둑해진 시간, 31층 아파트 5개 동은 더욱 검게 그을려 거대한 검은 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 화재로 10일까지 최소 16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4일간 현장에 머무르며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가운데 유독 한 사람이 잊히지 않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밝히길 꺼린 60대 후반의 어르신은 조용히 말을 이어 갔습니다.

"나는 이곳에서 20년 넘게 살았어요. 몸은 무사하지만, 이제 남은 것이 없어요. 무엇보다 내 이웃들이 사라졌어요. 그들과 함께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새해를 맞이하려고 했습니다." 처음엔 이웃들이 많이 목숨을 잃은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마을'이 사라졌다는 것이었죠.

"이재민 대피소에서 어제 다른 임시 거처로 옮겼죠. 다른 이웃들도 마찬가지예요. 이제 뿔뿔이 흩어져 버렸네요." 그는 이야기하며 조용히 눈물을 흘렸습니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그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 불에 타버린 마을을 응시했습니다.

사망자, 부상자 규모는 화재 등 참사 현장 취재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나 그만큼 거기에 매몰되기도 합니다. 숫자 뒤에는 사람들이 있고, 마을이 있었습니다.

참사 전 그 마을이 어떤 공간이었을지 떠올려 봤습니다. 추모 공간이 된 아파트 앞 공원, 몰려드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선 하천 옆 도로, 자원봉사자들이 구호 물품을 나눠 준 상가 안 광장. 평범하기 그지없는, 그래서 소박하고 따뜻한 공간이었을 마을의 전체 모습이 그려집니다.

연말이 다가오니 마을을 잃어 망연자실했던 그가 더욱 자주 떠오릅니다. 옮겨 간 임시 거처에서도 새로운 이웃과 마을을 만들어 가고 있을까요? 부디 그가 따뜻한 사람들과 안전한 마을에서 웃으며 연말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1. 인권적으로 사퇴합시다🔗

어제 세계 인권의 날 기념식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불참했습니다. 인권단체가 입장을 막았는데요. 이날 전임 위원장 3명은 그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2. 서울고법의 '서울고법 괴롭힘' 재판🔗

서울고등법원에서 직장내괴롭힘을 당한 사회복무요원 ㄱ씨. 대법원이 피해 사실을 인정하고 가해자를 징계하자, 국가 상대 손배소송을 냈지만 졌습니다. ㄱ씨의 직장이던 서울고등법원은, 서울고등법원 재판부에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3. "유족을 우리편으로 만든다"🔗

쿠팡이 산재 노동자 유족을 관리하는 대외비 지침입니다. 사고 이후 합의까지, 유족을 '밀착 마크'하는 이 지침을 두고 '산재 은폐 매뉴얼'이란 비판이 나옵니다.

4. 무라벨 생수 시대🔗

새해 1월1일부터 '생수병'에 붙은 상표띠가 사라집니다. 온라인 제품, 오프라인 묶음 제품은 바로 시행하고, 오프라인 낱병은 1년간 단계적으로 바꿉니다. 이렇게만 해도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 2270톤을 줄일 수 있다네요.

5. [국내최초] 노벨문학상 뒷이야기🔗

매년 노벨문학상을 발표하는 스웨덴 한림원의 얼굴, 마츠 말름 사무처장입니다. 그는 세상에 허구가 넘쳐날수록 문학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한국 언론 최초로 그를 만나 한강 작가 수상의 뒷이야기를 들었습니다.

AP 연합

골댕이 옆에 골댕이

지난 8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팔레르모 공원이 금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세계 최다 골든 리트리버 모임 기록을 세우기 위해 골댕이(골든 리트리버+댕댕이)와 반려인이 총출동했는데요. 이날 최종 골댕이 2397마리가 모여 기존 기록(1685마리)를 가뿐히 깼다네요.

대통령실 28명 중 8명 다주택자

대통령 비서실 고위공직자 28명 가운데 8명이 집을 두 채 이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만 7채를 보유한 비서관도 있었는데요. '강남 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 쏠림 현상도 두드러집니다. 28명 중 9명이 강남 3구에 집 15채를 갖고 있었습니다.👉기사보기

외면해야 할 내면의 소리

'나는 왜 예민할까?' 29살 유진씨는 연인과 다툴 때마다 이 말을 반복합니다. 생각해보면 그 말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많이 들었던 말인데요. jks님도 속으로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말이 있나요? 그럴 땐 이렇게 해보세요.👉로그인하고 읽기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13살 아이를 민간 기관들이 모두 받아주지 않을 때 유일하게 받아준 곳이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었다. 교통사고, 낙상사고, 뇌경색까지 겪은 분이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천사' 요양보호사 선생님께 돌봄을 받았던 시간을 "호박이 넝쿨째 굴러온 지난 4년"이라고 하는 이유에 대해, 무엇보다 사회서비스원이라는 공공 돌봄 기관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