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타고 출근해본 썰.txt

쾌적하게 보기   Ι   구독하기 2025. 8. 13. 수요일 중학교 3학년 딸은 크리에이터입니다. 귀여운 이모티콘을 그려서 특정 앱에서 팔지요. 중학교 1학년 말 즈음 계약서에 법정 대리인 사인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제야 알게 됐습니다. 이전까지는 휴대폰만 붙들고 있다고 혼내기만 했습니다. 그림 그리기 유료 앱은 구매해 줬지만요.  이모티콘을 하나씩 팔 때마다 딸은 몇백원 정도 받는 것 같습니다. 여러 이모티콘이 심사에 통과되어 지금은 용돈 투정을 안 할 정도가 됐네요. 두 살 위 오빠는 설거지나 재활용 쓰레기 버리기로 용돈을 올리려 애쓰는데 말이지요.  지난 5월에는 국세청에서 메일도 받았습니다. 딸의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라고요. 신고하니 몇만원 정도의 세금을 돌려줬습니다. 수입 정산을 할 때마다 나라에서 세금을 떼간다면서 딸은 구시렁댔으나 결국엔 고스란히 돌려받았지요. 처음에는 "네가 입은 교복, 네가 낸 세금으로 샀다고 생각해"라고 했었는데, 지금은 "나라가 벼룩의 간을 빼먹지는 않네"라고 말해줍니다.  딸은 이모티콘에 그치지 않습니다. 모은 돈으로 캐릭터 굿즈를 만들어서 오프라인 행사에서 팝니다. 굿즈 판매 행사가 한 달에 한 번 정도 컨벤션 센터 등에서 열리는데 하루 3~4만원 정도에 부스를 대여받아서 직접 물건을 판매합니다. 스스로 생산 대행업체를 알아보고, 샘플을 받아 품질을 비교하고, 원가를 계산해 가격을 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물건 팔러 간다고 하면 해당 장소까지 데려다준 것밖에 없습니다.  여름방학 직전에도 아이는 오프라인 매대를 대여해 물건을 팔았습니다. 자신이 직접 기획하고 생산해서 만든 물건을 파는 게 재밌다고 하네요. 이번에는 재고가 좀 많이 남은 듯하지만 괜찮다고 합니다.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다음 판매 전략을 세우는 모습이 제법입니다. 경험이란 게 이런 걸까요. 아이를 바라보면 그저 신기하기만 합니다. 캐릭터를 그리고, 그 캐릭터를 바탕으로 이모티콘으로 만들고, 심사 뒤 피드백을 반영해 다시금 고치고, 통과되면 굿즈로 확장해 수익을 재투자합니다. 만 15살의 추진력에 놀라고, 이를 실행시켜주는 시스템에 더 놀랍니다. 아, 아이는 미술학원도 다니지 않습니다. "유튜브에 다 나와 있어"라고 하더군요. 미대에 진학할 생각도 없다고 합니다. 이래저래 과거의 방식으로 현재의 아이를 키울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15살의 저는 상상조차 못 했던 일을, 오늘의 15살은 알아서 척척 해내고 있습니다. 어쩌면 15살의 딸에게, 저는 '미래를 사는 법'을 배우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이만 총총. 연합 1. 잊혀진 반년 전 참사🔗 8살 김하늘 어린이가 교사 손에 숨진 지 반년이 지났습니다. 이후 '하늘이법' 29건이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는 건 고사하고 단 한 번도 논의조차 없었습니다. 2. 김건희 구속🔗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이어 그의 부인 김건희씨가 구속됐습니다. 전직 대통령 부부가 구속된 건 헌정 사상 처음인데요. 특검이 주장한 구속 사유와 수사 전망은요. 3. 지옥철 21분 vs 한강버스 66분🔗 서울 마곡에서 잠실까지 한강을 가로지르는 '한강버스'가 시범 운항 중이죠. 서울시에선 역에서 선착장까지 가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하는데요. '급행 선박'을 타고 마곡에서 여의도까지 시민들과 함께 출근해봤습니다. 4. 참군인 유족의 고통🔗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배우 정해인이 연기한 군인 기억하시나요? 12·12 군사반란 당시 신군부에 맞서 홀로 총격전을 벌이다 숨진 김오랑 중령인데요. 고인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겼습니다. 5. '이태원'을 벌써 잊으셨나요🔗 지난 1~3일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15만명이 몰렸는데요. 열사병 실신, 취객 성추행 등 안전사고 피해 증언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였다는 안전 인력 630명은 뭘 하고 있었던 걸까요?  신화통신 연합 당길테면 당겨봐 진흙이 튀어오를 만큼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다리와 팽팽한 줄. 지난 10일(현지시각) 중국 쓰촨 청두에서 열린 2025 월드게임 야외 줄다리기 여자 500kg 결승전에서 스위스와 경기 중인 대만 대표팀 선수들입니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게임은 올림픽에 채택되지 않은 종목을 겨루는 국제 대회인데요. 여기선 줄다리기가 인기 종목이라네요. 골든, 빌보드 1위 '업업업 위드 아워 보이스~'. jks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골든' 들어보셨나요? 작품 속 걸그룹인 헌트릭스의 대표곡인데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올랐습니다. 극중 라이벌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의 '유어 아이돌'도 8위에 올라 헌트릭스를 추격 중입니다.👉기사보기  연합 여름은 계급이다 매해 여름은 점점 뜨거워지죠. 같은 태양 아래 살지만 무더위를 견디는 삶의 격차도 집과 일터, 노동에 따라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 뜨거운 시간, 가장 위험한 공간에서 일하는 이주·하청·단기계약 노동자에게 폭염은 삶과 죽음을 가르는 재난입니다. 👉로그인하고 읽기 '신체 노출로 성범죄가 급증한다'는 발언을 문제 삼자, '그게 왜 성범죄를 두둔하는 거냐'고 당당하게 반문했고, '동성애는 공산주의 혁명의 수단'이라는 기존 발언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제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교육과정에서 창조론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학교에서 실시되는 성교육에도 반대했다. 👉[홍성수 칼럼] 국가인권위원장을 이대로 둘 것인가   공유하기게시하기웹에서 보기 jks님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Ι   지난 레터 보기 한겨레 daily@hani.co.kr 서울시 마포구 효창목길 6 1566-9595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