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이 조희대에게

9월 24, 2025

2025. 9. 24. 수요일

"너 레터나 칼럼 읽는 게 엄마는 제일 재밌더라. 평소에는 우리 딸이 그런 이야기 잘 안 해주잖아."

레터 연재를 시작하고 1년, 크고 작은 보람들 가운데서도 의외의 수확은 부모님의 만족도였습니다. 몰랐는데 얼마 전엔 엄마가 제 레터가 발행된 날과 내용들을 꼬박 기록해두신 수첩을 보여주시더라고요. 레터를 쓸 거라고 공언했으니 당연히 챙겨보시리라곤 생각했으나, 이렇게 열독하시는 줄은 미처 몰랐어서 쑥스러우면서도 좋은 기분이었습니다.

마침 일주일 후면 기자 생활 만 10년을 채우게 됩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기간이지만, 이 업에 대해 느낀 바를 축약해보자면 '내 일'보다 '남 일'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점이 특히 남들과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취재라는 게 근무시간에 똑 떨어지게 끝나는 게 아니라서 공과 사를 구분하기도 쉽지 않고요.

그러다 보니 자연히 제 일상을 기록하고 챙길 일은 많지가 않더라고요. 최근의 삶의 낙은 무엇이라거나, 건강을 챙기려고 무슨 운동을 시작해봤고, 일하다가 이런 기쁨이나 울적함도 겪어봤다는 소소한 수다를 쓸 공간은 정작 없었으니까요. 가족들에게도 큼직한 삶의 변화들은 전할지언정, 이런저런 감정의 이벤트들을 이야기할 기회가 적었던 게 사실입니다.(불효녀의 핑계일까요?)

레터를 시작하면서 인생의 작은 에피소드들을 풀어낼 수 있는 창구가 생긴 게, 그래서 더 즐거운 경험으로 느껴진 것 같습니다. 거대한 시사 이슈가 아닌 조그만 일상의 행복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틈틈이 적어두려는 습관이 생긴 것도 레터 덕분인 것 같아요. 가끔은 변변찮은 이야기였는데도 열심히 챙겨 읽어주신 jks님께 화면 너머로나마 고마운 마음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 레터를 보내자니 시원한 마음보다도 서운한 마음이 앞서네요. 하지만 앞으로도 다양한 기사와 글들을 제 바이라인을 통해 전해드릴 일은 많기에 아쉬워하진 않겠습니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무더위가 가고 초가을의 선선함 속에서 작별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또 다른 만남이 있기를 고대하며,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AFP 연합

1. 지끈지끈한 발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신부의 타이레놀 복용과 자폐아의 연관성을 언급했죠. 국내 임신부들은 혼란스러운데요. 의료·과학계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 반박합니다.

2. '코미디 인권상' 후보🔗

국가인권위원회는 매년 인권보호에 힘쓴 개인과 단체에 대한민국 인권상을 줍니다. 올해 후보자 14명 중에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이 이름을 올렸는데요. 전 정부가 임명한 장관급이 장관급에게 표창하는 코미디가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3. AI 품은 카카오톡🔗

카카오톡이 달라집니다. 채팅 중 버튼을 눌러 챗GPT를 쓸 수 있고, 인공지능이 대화 내용에 따라 예약, 일정 관리, 구매, 검색 등을 챙겨준다는데요. 이용자 '피로감'을 줄여주는 기능도 새로 생긴답니다.

4. '판결서 빨리 만들지 말라'🔗

조희대 대법원장의 '세종대왕은 법을 왕권 강화 수단으로 쓰지 않았다'는 발언이 논란이죠. 세종이 강조한 법 다루는 7가지 자세 중 그가 새길 말은 따로 있습니다.

5. 누굴 위한 골프장인가요?🔗

골프보다 이동 거리가 짧고 값싼 '파크골프'가 고령층에게 인기죠. 2020년 254곳에서 올해 5월까지 423곳으로 급증했는데요. 지자체가 너도나도 골프장을 지으면서 주민과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불법 파크골프장도 많은데요. 이게 다 필요한 걸까요?

EPA 연합

모든 것을 막아라

이곳은 22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거리입니다. 한 여성이 경찰 바리케이드를 등지고 섰는데요. 이날 시민 수만명은 이스라엘로 가는 무기 수송 중단과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촉구했습니다. 주요 20개국(G20) 중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나라는 이탈리아·독일·미국·한국·일본 5곳뿐이라네요.👉기사보기

아리셀 대표 징역 15년

작년 6월 경기도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로 23명이 숨졌죠. 어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순관 아리셀 대표에게 징역 15년이 선고됐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최고 형량인데요. 재판부는 이 법을 만든 목적을 강조했습니다.👉기사보기

샌델이 한국인에게

'정의란 무엇인가'를 쓴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겨울 비상계엄에 맞선 한국 시민의 '빛의 혁명'에 감명을 받았답니다. 그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며 능력주의의 위험을 경고했습니다.👉기사보기

김어준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당심을 '딴지 게시판'에서 읽는다고 했다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당선 과정을 지켜본 정치인들은 앞으로도 김어준에게 달려갈 것이다. 리스크는 매우 크다. 민주당이 야당일 때는 '잘 드는 칼' 김어준을 활용하는 게 큰 문제가 안 됐다. 여당이 되면 상황이 바뀐다. 음모론을 끊임없이 던지는 김어준은 민주당 정권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