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울게요

9월 29, 2025

2025. 9. 29. 월요일

"이 사진을 꼭 보내야 되겠소?"

2019년 북한 평양에서 열린 아시아 유소년·주니어 역도선수권대회 취재를 위해 방북했을 때의 일입니다. 매일 밤 남쪽으로 보낼 사진들을 '먼저 본' 북쪽의 언론 담당관이 딱 한 번 이의를 제기한 사진이 있었습니다. 금메달을 수상한 한국 선수가 함께 1등 단상에 오르길 권하며 내민 손을 북한의 동메달리스트가 거부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남북 정상이 함께 백두산에 올랐던 2018년에 비해 급경색된 당시의 남북 관계가 상징적으로 담긴 컷이었기에 저로서는 꼭 송고해야 했지만, 북의 입장에서는 불편한 사진이었겠지요. 저의 설명 이후 몇 번의 대화가 더 오갔지만 '검열은 아니'라던 그들의 말처럼 더 이상 문제 삼지는 않아 무사히 전송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그 사진으로 그해 보도 사진상에서 수상도 했지만,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 속에 약속했던 역도대회만 사진으로 기록할 수 있었던 그 가을 평양은 제게 다하지 못한 숙제처럼 남아 있습니다.

그때를 다시 떠올리게 된 계기는 최근 미국 비자를 받기 위해 인터뷰를 준비하면서였습니다. 미국 공장 구금 사태 등 여러모로 뒤숭숭한 때에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AI와 뉴스룸의 미래를 주제로 마련한 US 뉴스룸 투어에 참여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처음 맞닥뜨린 기술의 큰 변화이기에 해외의 미디어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볼 좋은 기회이지만 준비 과정은 좀 까다로웠습니다. 특히 비자 발급이요.

6년 전 북한을 방문했던 이력이 문제였습니다. 비자 인터뷰에서 만난 영사는 여러 질문 마지막으로 다시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없다"라고 답한 뒤 인터뷰를 마무리하고 대사관을 나서는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비자 발급을 위해 둘러댄 거짓말이 아니라 요즘의 한반도 상황을 보면 '정말 쉽지 않겠다'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취재 욕심 때문에 마음이 무거웠던 것은 아닙니다. 언론에 방북 취재 기회가 열린다는 것은 한반도 관계에 훈풍이 불어온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정치부에서 국방, 안보 분야를 담당하는 권혁철 기자는 자신의 기자 페이지 인사말에 "한반도에 스민 잠을 흔들고 싶어 힘 닿는 데까지 읽고 쓰고 있습니다. 겨울 벌판인 한반도에 봄이 와 평양에서 기자 생활을 마무리하는 게 꿈입니다"라고 썼습니다. 한반도 평화라는 어려운 숙제는 한국과 미국 저마다의 현안 속에 손대지 못하고 미뤄둔 채 여기까지 왔습니다. 먼지 쌓인 숙제 위로 평화의 바람이 불어오기를 고대해 봅니다. 그래서 저의 남은 숙제와 권 기자의 바람도 이뤄지기를요.😥

1. 방문이나 전화로🔗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중단된 시스템 중 3분의 2가 대민 서비스인데요, 서류가 필요하다면 온라인 말고 해당기관을 방문하거나 전화해야 합니다.

2. 개인정보 팝니다🔗

미국에 33만건, 한국에 21만건. 한국인의 개인정보를 파는 관련 게시물이 3년간 64만건에 달했습니다. 포털 계정 아이디가 가장 많았지만 여권 번호와 통장정보 등도 올라와 있었습니다.(게티이미지 뱅크)

3. 그곳에 닿기를🔗

20년간 31척이 출항했지만 5척만이 목적지에 닿은 프로젝트. 이스라엘 봉쇄를 뚫고 가자에 구호품을 전달하는 천개의 메를린호에 탑승한 한국인을 만났습니다.

4. 오늘만 울게요🔗

개그맨 전유성의 노제가 개그콘서트 녹화스튜디오에서 열렸습니다. 후배들은 슬픔과 함께 개그맨다운 재치를 섞어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는 아이디어가 넘쳤지만 욕심이 없어 더 존경받았습니다.(연합뉴스)

5. 금귀걸이 입장하십니다🔗

불상, 금관, 신윤복 그림 속 인물이 걸어나옵니다. 귀걸이 팀은 게걸음으로 걸어나왔는데요, 화제의 국립중앙박물관 분장대회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물건'이 되기 위한 노력도 폭소를 자아냅니다.(연합뉴스)

AP 연합

무례한 갤러리

2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웨스트윙 회랑 모습입니다. 24일 공개된 대통령 명예의 거리는 45명 대통령 얼굴 사진으로 꾸며졌는데요,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자리에는 '오토펜'(자동 서명기) 사진이 걸렸습니다. 오토펜은 국회와 백악관의 흔한 서명 방식이지만, 트럼프는 바이든이 임기 말 제대로 된 의사 결정을 하지 않았다는 비난의 근거로 이용해왔습니다.

매출액 최대 41% 쿠팡 수수료

온라인플랫품 입점사의 거래 실태조사에서 쿠팡이 광고비, 거래 수수료 등 비용을 가장 많이 받는 플랫폼으로 조사됐습니다. 쿠팡 입점업체의 34%는 거래 확정 후 정산대금을 51일 지나서 받았습니다.👉기사보기

모르는 사람의 장례식

사진의 운동화는 돌아가신 강희영(53)씨 아버지가 남긴 것으로 지금은 강씨가 고인을 추모하며 신고 있습니다. 운동화는 고인 1주기에 열린 '애틋한 추모식'에 전시되었습니다. 이 추모식은 고인과 일면식 없는 '든든한 프리카레' 회원들이 마련했는데요, '중장년 1인가구'의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기사보기

번식장과 미용실습학원의 유착 관계는 오래전부터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학원은 늘 미용실습용 동물이 필요했고, 번식장은 돈과 노력을 아끼려 동물에게 목욕과 같은 최소한의 위생관리조차 해주지 않는 곳이었다. 게다가 미숙한 가위질로 귀나 혀가 잘리고 피부가 베여도 대신 화내줄 가족 하나 없는 번식장 동물은 실습에 이용하기 더없이 편리한 존재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