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잇섭처럼

9월 2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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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9. 26. 금요일

얼마 전 깊은 밤, 뜨거운 물을 받은 욕조에서 몸을 풀고 있을 때였습니다. 화장실 변기 뒤편에서 작은 바퀴벌레 한 마리가 나왔습니다. 보통 바퀴벌레보다 좀 작아 어쩐지 바로 잡기가 망설여졌습니다.

'거미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밖으로 쓸어버린다'로 시작하는 백석의 시 '수라'가 생각나더군요. 저는 그냥 바퀴벌레를 바라보다 눈을 감았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밤, 그 다음날 밤 화장실에서도 그 녀석을 만난 겁니다. 3일째 저희 집 화장실에 숨어 사는 바퀴벌레를 지켜보면서 이름이라도 지어줘야 하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날 저의 감상은 끝났습니다. 화장실에서 바퀴벌레를 본 둘째 딸이 세상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고, 저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휴지로 바퀴벌레를 움켜쥔 뒤 변기에 던지고 물을 내려버렸습니다. 얄팍하지요.

어디 바퀴벌레뿐이겠습니까. 매일 즐겨 마시는 라떼, 자주 시켜먹는 치킨 등 비인간 동물의 고통에 눈 감고 사는 게 일상입니다. 비인간의 고통은 머리로 학습된, 활자화된 고통일 뿐 내면으로 체화한 고통은 아닌 겁니다.

딸은 아직 어려서인지 저보다 말랑한 뇌 혹은 마음을 가졌습니다. 얼마 전 딸의 생일 아침밥상으로 제일 좋아하는 꽃게 요리를 내놓았을 때였습니다. '와 꽃게다' 기대하면서 식탁에 앉더니, 막상 접시 안의 꽃게를 보자 '못 먹겠다'고 하는 겁니다. 살아있을 것만 같다면서요. 결국 생일날 아침인데 좋아하는 음식을 먹지 못하고 학교에 가게 됐습니다.

이번 주말인 9월27일 기후정의행진이 열린다고 합니다. 기후위기 당사자인 비인간 동물을 위한 목소리도 나온다 합니다. 비인간의 아픔을 아이가 너무 놀라지 않게, 아이 눈높이에 맞게 전달하는 방법도 있을까요? 현명한 jks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1. 가족 잃은 것도 서러운데…🔗

작년 서울 연희동 땅꺼짐 사고로 조수석에 탄 아내를 잃은 운전자 ㄱ씨. 경찰은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는데요, 검찰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2. 트럼프 대신 만난 사람들🔗

24일(현지시각)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유엔본부에서 한국 대통령 최초로 안보리 회의를 이끌었죠. 전날 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 정상 만찬엔 불참했다는데요. 정치적 계산이 담겨있단 해석이 나옵니다.(연합)

3. 노인을 위한 TV는 있다🔗

노인을 위한 맞춤 TV가 나왔습니다. 약 먹을 시간을 알람해주고 치매 예방 게임도 제공하는데요. 가족과 영상통화하고 위급할 때 가족에게 메시지를 보내주는 소통 기능까지 갖췄습니다. 그래서 얼마냐면요.(LG)

4. 윤석열 재판 촬영합니다🔗

법원이 오늘 오전 10시15분부터 진행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사건 첫 재판을 중계합니다. 단, 재판은 후속 작업 뒤 추후 공개됩니다.

5. KT·롯데카드 보고 있나?🔗

판매한 휴대폰 케이스를 불량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환불하고 추가 보상까지 해준 인기 유튜버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해킹으로 고객 정보가 유출된 대기업이 배워야 한단 반응이 나옵니다.(유튜브)

AFP 연합

반세기 걸린 사과

그제(현지시각) 그린란드 수도 누크의 문화회관. 서로를 꼭 껴안은 두 여성 가운데 눈시울이 붉어진 사람은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입니다. 그는 1966년~1970년 덴마크 정부로부터 강제 피임 시술을 당한 피해자들을 초청해 사과했는데요. 피해자는 어린이를 포함해 약 4500명으로 당시 그린란드 여성 인구의 절반이라네요.👉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