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비빔’도 가스라이팅입니다
쾌적하게 보기 Ι 구독하기 2025. 11. 28. 금요일 가을이 무르익어 몸살하는 11월의 끝이네요. 다들 건강은 괜찮으신가요? 대전 저희집은 이번 가을 세 식구가 차례로 감기를 독하게 앓고 지나가네요. 지난 주말엔 오랜만에 광주광역시(광주) 친정에 다녀왔어요. 아이가 폐렴으로 입원하는 바람에 추석 때 부모님을 뵈지 못했거든요. 광주서 하루 자고 다음 날 올라오면서 광주서 1시간 거리인 전남 구례를 들렀어요. 근처의 곡성이나 남원은 몇 번 가봤지만 구례는 처음이었죠. 줄 서는 구례 읍내의 다슬기 수제비 맛집에서 점심을 먹고 화엄사로 향했어요. 단풍이 절정인 지리산은 정말이지 너무 아름다웠어요. 초입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화엄사까지 30분을 걸어 올라가는 동안 8살 아이는 휴대폰으로 풍경을 담기 바빴어요. 옆으론 지리산서 내려오는 계곡 물소리가 들리고, 단풍 향기는 가득하고…. 올 한해 쌓인 마음 번뇌가 다 씻기는 같더라고요. 화엄사에 도착해 대웅전 쪽으로 올라가는데 계단에 눈을 가린 부처님상이 놓여있더라고요. 그 아래엔 '불견(不見)'이라 쓰여있었어요. "남의 잘못을 보려 힘씨르지 말고, 남이 행하고 행하지 않음을 보려 하지 말라. 항상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옳고 그름을 살펴야 한다." 그 구절과 두 손으로 눈을 가린 채 미소 짓고 있는 부처님을 보는 순간 '아차' 싶었어요. 요즘 유독 자기 잘난 맛에 이것저것 지적질이 많았던 제 모습이 떠오르더라고요. 두 귀를 손으로 막은 부처님 밑엔 '산 위의 큰 바위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듯이 지혜로운 사람은 비방과 칭찬의 소리에도 평정을 잃지 않는다(불문 不聞)'고 적혀 있었고, 입을 막은 부처님 아래엔 '나쁜 말을 하지 말라. 험한 말은 필경에 나에게로 돌아오는 것. 악담은 돌고 돌아 고통을 몰고 끝내는 나에게 되돌아오니 항상 옳은 말을 익혀야 한다(불언 不言)'이라 쓰여 있었어요. 신라시대 창건된 고찰을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