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의 연애, 안 되나요?

11월 25, 2025

2025. 11. 25. 화요일

"기자님 엠비티아이(이하 MBTI)가 E시죠?"

최근 점심 미팅에서 만난 한 기업 관계자의 질문을 받고 저는 갸웃했습니다. 왜냐면 저는 MBTI 검사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질문을 하지?', '내가 너무 말을 많이 한다는 의미인가?' 등의 물음표가 머릿속을 떠다녔습니다.

아마 상대방은 우리 모두가 자신의 MBTI를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한 질문일텐데 저처럼 검사를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참 답변을 하기가 민망합니다. 정확히는 검사해 볼 필요가 없었다고 할까요. 그리고 우리는 이날 점심시간을 'MBTI란 무엇인가'에 대해 토론하는 데 써야 했습니다.(피식)

우선, 제가 MBTI 검사를 하지 않은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질문 문항이 너무 뭉툭해 도무지 답변할 수 없는 질문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기적으로 새로운 친구를 만든다'는 질문을 예로 들어볼까요. 여기서 주기라는 것은 얼마만큼의 주기를 의미하는 것인지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친구'라는 기준도 불명확한 것 같고요. 그리고 저의 경우에는 제 생애주기 속에서 질문에 대한 답변이 너무 달라져서 딱 답변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요즘처럼 육아에 분주한 시기에는 새로운 친구(정말 친한 친구)를 만들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또 '압박감이 심한 환경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편이다'라는 질문은 어떤가요.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는 환경이 압박감이 심한 환경일 텐데, 제게 압박감이 심한 환경에서 평정심을 유지한다는 건 뭐랄까 '사우나에 들어가면 시원하다'처럼 읽히네요. 이렇게 몇 번 테스트를 해보려다 도무지 답변할 수 없어 그만두었습니다.

MBTI를 묻는 질문도 그렇습니다. 제가 취재원을 만나 밥을 먹을 땐 이야기도 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도 듣고 감정도 살피고 하니까 E처럼 보일 가능성이 크겠죠. 제가 조용한 곳에서 기사를 쓰거나 글을 쓸 때는 I처럼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E냐 I냐 묻는 질문엔 "어떨 땐 E가 되고, 어떨 땐 I가 된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는데 사실 이런 답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대개는 그 상황에 맞는 제 역할을 수행한 것일 뿐이니까요. 만약, "저는 사람을 만날 땐 I가 되고, 글을 쓸 땐 E가 된다"라고 대답하면 답변을 듣는 사람은 혼란스러워질 것입니다.

제가 즐겨 읽는 '과학적 회의주의'를 표방하는 잡지 스켑틱(SKEPTIC)은 이 MBTI에 대해 몇 차례에 다룬 적이 있는데요. 그 내용이 흥미로워 제가 찾아본 것(외신 보도, 자료)들과 더해서 조금 소개하겠습니다.

MBTI는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 칼 구스타프 융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융은 인간의 정신을 내외향, 감각과 직관, 사고, 감정이라는 기능을 통해서 세상을 인식하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는데 이러한 개념을 토대로 미국의 소설가였던 캐서린 쿡 브룩스와 그녀의 딸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가 MBTI 검사를 고안했습니다.

이들이 검사 도구를 개발하게 된 배경은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 시기였는데 전쟁을 위해 징집된 남성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산업 현장에 여성들이 동원되는 과정에서 '일자리'에 맞는 '성격'의 여성 노동자들을 빠르게 배치하기 위한 수단으로 고안했다고 합니다. 이는 '한쪽에 치우쳐 있으면 반대쪽 기능을 개발해 보다 온전한(균형 잡힌) 사람이 돼야 한다'는 목적을 갖고 '성격의 유형'을 나눈 융의 의도와도 배치되는 것입니다.

검사 자체의 신뢰도와 정확성을 차치하고라도, 진단이 만들어진 동기 자체가 '산업의 효율성'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은 우울합니다. '구글 트렌드 분석'을 보면 유독 한국에서 'MBTI' 검색량이 많은 것으로 나오는데 '효율성 신화'를 위해 많은 가치를 희생하는 한국의 사회문화를 반영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MBTI가 처음은 아닐지 몰라요. 1998년 국제금융위기(IMF) 이후에 '혈액형 별 성격'이 유행했다가 몇 차례의 금융위기와 코로나19를 지나면서 MBTI로 진화한 것으로 보이거든요. 예측 가능성이 낮아지고 경쟁이 심화하는 사회에서 우리의 성격을 몇 가지(혈액형은 4가지 MBTI는 16가지)로 나누려는 시도는 우리에게 일말의 안온함을 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기준이 인간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한 수단으로 고안됐다면 섬뜩하지 않은가요? jks님의 MBTI는 무엇입니까?

남도학숙

1. 더 싸워야 하나요🔗

직장에서 성희롱을 당한 후 2차 가해에 시달린 ㄱ씨. 두 차례나 산재를 승인받고 승소했지만, 회사는 또 산재 취소소송을 냈습니다. 그렇게 11년이 흘렀습니다.

2. 고환율이 만든 곡소리🔗

원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서 외화 결제 비중이 큰 업체들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원재료 가격상승과 관세까지 겹친 이 업종은 곡소리가 납니다.

3. 불안과 전셋값의 연결고리🔗

서울과 경기 일부지역 전세가 말랐습니다. 갭투자를 금지한 10·15 대책 때문만은 아닙니다. 전셋값 상승 우려→계약갱신청구권 사용→물량 감소가 원인입니다.

4. 노란봉투법, 산 넘어 산🔗

내년 3월부터 노란봉투법에 따라 원청사용자는 하청노조와 단체교섭할 의무가 생기죠. 어제 정부가 좀더 구체적인 교섭 방안을 내놨습니다. 노사 모두 반발하고 있는데요. 원청노조가 1개, 하청노조가 3개 있는 기업의 단체교섭 절차는 이렇습니다.

5. 중국발 우주쓰레기 경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발견된 중국 로켓 잔해, 우주쓰레기입니다. 10cm 이상 쓰레기는 대부분 미국·러시아·중국 우주물체 부산물인데요. 저궤도엔 중국발 우주쓰레기 파편이 많습니다. 점점 늘어날 저궤도 위성과 연쇄 충돌할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신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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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현지시각)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 있는 비스와강에 수영복 입은 사람들이 뛰어들었습니다. 수영복에 털모자와 장갑이라니... 벌칙 수행 중 아니냐고요? 매년 이맘때쯤 바르샤바에선 얼음물에 몸을 담그는 '냉수 입수식'을 여는데요. 긴 겨울을 보내는 폴란드의 전통행사라네요.

낚시어종 96→56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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