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깨고 마통 뚫고

11월 03, 2025

2025. 11. 3. 월

jks님은 누군가가 건넨 말 한마디로 한껏 구겨진 하루가 펴진 날이 있으신가요?

2년여 전 제겐 그런 날이 있었어요. 비바람이 몰아치던 그날, 독박육아 중이던 저는 진한 라떼가 너무도 간절했습니다. 집 앞 카페까진 2분 거리였지만 잘 뒤집지도 못하는 아기를 두고 혼자 나갈 순 없었어요. 그래서 아기띠에 방수 점퍼를 입은 채 커피를 사러 외출을 감행했습니다.

그때 저는 자격지심의 결정체 같은 상태였어요. 산후 탈모로 머리카락이 숭덩숭덩 빠지고 있었거든요. 누가 제 허연 두피만 볼까봐 머리띠를 안 하고는 외출을 못했습니다. 하지만 카페인이 희박해 정신이 없던 저는 맨 머리(?)로 집 앞을 나서고 말았습니다.

"아이고 머리가 참 좋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21층 할머니. 분명 제게 한 말이었습니다. '저 할머니가 지금 나를 놀리나?' 욱했어요. 다른 것도 아니고 머리(카락) 칭찬이라니요. 할머니 머리숱이 저보다 세 배는 풍성하신데요. 뭔가를 팔려고 저러시나, 잔뜩 경계하는데, 거울로 할머니의 맑은 미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마치 잘 자란 손녀딸을 보듯, 저를 보고 뿌듯하게 웃으셨어요. 커피를 사 들고 돌아오는 길, 다시 탄 엘리베이터에서 저는 거울을 보며 살짝 웃었습니다. '아직 괜찮은가? 별로 티 안 나나?ㅎㅎㅎ' 하면서요.

저의 구겨진 하루를 얼토당토않지만, 너무나 정확했던 칭찬으로 쫘악 펴 주셨던 그 할머니. 어르신의 직관력을 보여주셨던 그 할머니가 요즘, 좀 아픕니다. 인지장애가 온 것 같아요. 당신 집을 못 찾아 가가호호 벨을 누르며 문고리를 거칠게 당기고, 혼잣말을 쉬지 않고 하세요. 할머니가 워낙 '웃상'이시고, '칭찬박사'여서 처음엔 다들 이해해주었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다른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엘리베이터에서 저희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손을 뻗는 할머니에게 동승한 한 이웃이 화를 버럭 내기도 했어요. '뭐 저렇게까지… 옮는 병도 아닌데…' 싶었지만, 동시에 그 이웃이 조금 고맙기도 했음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저란 인간이 참 이렇게나 얄팍합니다.

할머니는 괜찮을까요. 저렇게 자꾸 길을 잃으시다 정말 큰일나지 않을까요. 가족은 왜 할머니를 돌보지 않을까요. 아니, 가족이 있을까요. 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엘리베이터에서 자꾸만 길을 잃는 요즘입니다.

EPA 연합

1. 물 위에서 여러 밤🔗

브라질 '기후총회'가 다음주 열리는데요, 기후약소국들이 천정부지 숙박비 때문에 참가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개최국이 유람선 두 척을 무료 숙소로 내놨습니다.

2. 한국이 '깐부' 된 이유🔗

엔디비아는 피지컬AI 기지로 왜 한국을 택했을까요. 엔비디아와 한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인데요, 손익계산서는 엔비디아의 실익을 가리킵니다.

3. 애국하러 가는 감옥🔗

핵추진잠수함 건조가 가능해졌는데요, 잠수함 운명을 결정한다는 승조원 양성이 시급합니다. 개인 침대가 없을 정도로 좁고, 창문 없는 밀폐 공간에서 12시간을 일하는 극한 근무환경으로 전역율이 심각합니다.(해군)

4. 말 있죠, 임성한 유니버스🔗

"말 있죠"는 임성한 드라마 작가의 등장인물이 '알쓸신잡'을 늘어놓기 전 포문을 여는 말입니다. 조사 없는 문장, 난데없는 일장연설, 독불장군 캐릭터 등 특유의 임 작가 톤이 유튜브에서 MZ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5. 마지막 사다리 오르기🔗

28살 장아무개씨는 주택청약통장을 깨고 주식 투자에 나섰습니다. 주식이 마지막 사다리라는 심정으로 '에브리싱 랠리'에 참전하는 젊은이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AP 연합

언덕보다 낮은 '가장 높은 교회'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이 10월30일(현지시각) 사진 속 구조물을 올리면서 가장 높은 교회(약 162.7m)에 등극했습니다. 이전까지 최고는 독일 울름 대성당(약 161.5m)이었습니다. 1882년 착공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가우디가 하느님의 조형물(173m 몬주익 언덕 )보다 낮아야 한다며 172.5m로 설계했는데요, 마지막 10m는 2026년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랍니다.

몰디브 흡연 벌금 46만원

몰디브 갈 땐 담배를 가져가면 안 됩니다. 1일부터 몰디브에서는 만 18살인 2007년생부터는 평생 흡연할 수 없습니다. 담배를 피울 경우 46만원(5천 루피아), 청소년에게 담배를 판매하면 460만원(5만 루피아)의 벌금을 내야 합니다. 이는 몰디브를 방문하는 관광객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기사보기

목소리 큰 아시아 여성

여성의 갱년기가 사회 문제라고 말하는 독일 베스트셀러 '짜증나는 여성'은 한국계 입양인 미리암 영민 슈타인이 쓴 책입니다. 슈타인은 한국어 '아줌마'를 통해 덩치 크고 목소리 높은 아시아 여성을 알게 됐다고 하는데요. 그는 "폐경은 질병이 아니고, 여성이 자기 몸의 주권을 회복하는 순간"이라고 말합니다.👉기사보기

바로 그 평온한 장면이, 그들이 태연하게 대역죄를 저지르던 순간이었다는 사실이 소름 끼친다. 이들의 동기는 과도한 충성심이나 출세욕이었을 것이다. 즉, 자신의 행동과 명령의 도덕적 책임을 인식할 독립적 사고 능력이나 의지가 부재했다는 뜻이다. 해나(한나) 아렌트가 분개했던 아돌프 아이히만의 '사유 능력 상실'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이 '악의 평범성'은 개인의 도덕 마비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이미 사회 전반에 스며든 극우적 정서와 결합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