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하면 무직

11월 06, 2025

2025. 11. 6. 목

"과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당시에 '광우병' 우려를 내세워 소고기 수입 확장을 반대하고, 무관세 협정 체결을 반대했던 한겨레가 지금은 왜 미국의 관세에 반대하느냐."

jks님, 안녕하세요. 산업팀 이재호 기자입니다. 오늘 에디터 레터는 제가 쓴 '한미 관세협상' 기사에 달린 댓글에 대한 대답으로 갈음할까 합니다. 올해 3월부터 트럼프 행정부는 고율의 관세를 내세워 세계 여러 국가들에 굴욕적인 협상을 요구했는데 답변이 늦어진 점 양해를 먼저 구하면서, 이 글은 한겨레의 공식적인 견해가 아니라 제 생각일 뿐임을 알려드리며 글을 시작합니다.

맞습니다. 한겨레는 앞서 노무현 정부가 시작하고, 이명박 정부가 체결한 한미 FTA에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한겨레가 쓴 여러 기사가 우려했던 것은 '자유무역'과 '무관세'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표면적인 것일 뿐 2000년대에 전세계를 휩쓸고 있던 '미국 일방주의'와 '신자유주의적 시장 개방'이 비판의 대상이었던 것이지요.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이 진행되던 2000년대 중반은 미국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의 시대였습니다. '국경 없는 시장' '규제 철폐' '자유 무역 확대'가 무조건 옳다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내용상으로 불평등하고, 절차적으로 비민주적인 협상을 밀어붙이려 했기 때문에 언론의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당시 협정 체결을 반대했던 언론을 묶어서 '쇄국주의' 혹은 '고립주의'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화해서 평가하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한미 FTA 체결 이후입니다. 한겨레가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대미 무역 흑자 폭이 더 커졌습니다. (한미 FTA 이전에도 한국은 대미 무역에서 흑자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미 FTA를 체결한 뒤 16년이 지나면서 글로벌 통상 환경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경쟁이 심화하면서 미국은 '자유 무역' 원칙을 쓰레기통에 넣고, '미국 제조업 부활'과 '중국 견제'를 내세워 자신들이 해체했던 관세 장벽을 복구하고 있습니다.

지금 미국이 말하는 '관세'도 본질이 아닙니다. '국가(미국) 주도적 신보호무역'으로 칭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저희가 지금 비판하는 것은 트럼프의 '관세 장벽'이 아니라 '다른 나랏돈으로 자국의 제조업을 부흥'시키려 하는 제국주의적 태도일 것입니다. 한미 관세협상의 본질이 관세가 아님은 트럼프의 요구 사항에서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트럼프 정부는 한국에 3500억달러(500조원)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 금액은 관세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한국이 FTA 체결 이후 미국에서 추가로 얻은 흑자(대외경제연구원 추산 연 100억달러)를 모두 합쳐서 아무리 부풀린다 해도 2000억 달러가 채 못 되거든요. 그런데도 우리는 미국의 요구를 물리치기 어렵습니다. 여전히 세계 질서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고, '여전히 성장 중인 선진국 시장'이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한때, 한국의 가장 큰 수출 시장이었던 중국은 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면서 반도체, 석유, 화학, 자동차 등의 산업 분야에서 '자급자족'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미국의 요구가 부당한 줄 알면서도 단호히 거절하기 어렵다는 의미지요. 일본도 유럽(EU)도 그렇게 트럼프에 끌려가고 있습니다.

기분이 나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면서 공장을 지으러 간 노동자들을 체포·구금하고, 한 국가의 GDP(국내총생산)에 맞먹는 금액을 "선불로 내놔라"고 요구하는 걸 보면 분통이 터집니다. 여러분도 그렇죠? 화가 나선지 좀 두서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저희가 비판하는 것은 '관세'나 '자유무역'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상반된 두가지를 자기의 이익에 따라 '선'(善)으로 포장하는 '미국 일방주의'입니다. 댓글을 달아주신 독자님, 답변이 되었을까요? 또 궁금하시면 제 메일(ph@hani.co.kr)로 연락해주세요. 감사합니다.

1. 뮤직하면 무직🔗

25년 경력 기타리스트 김정수씨는 귀 수술을 하면서 급전이 필요하자 이자율 16% 고금리 대출을 알아보는 중입니다. 은행에서 그는 '무직'입니다.

2. 13월의 월급 더 받는 법🔗

어제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총급여가 7천만원 이하면 공제한도 300만원을 채웠어도 문화생활, 전통시장, 대중교통에 쓴 돈은 100만원씩 추가공제 받을 수 있는데요. 이밖에도 연말까지 지출계획 세울 때 꼼꼼히 따질 점이 있습니다.

3. 임원 100명 중 6명🔗

올해 100대 기업 임원 중 여성은 6.5%입니다. 2019년 3.5%에서 2배쯤 늘었지만 유리천장은 여전히 견고합니다. OECD 여성 이사 평균 비율은 33%입니다.

4. 중국도 카톡 되네🔗

11년 만에 중국에서 카카오톡을 추가 프로그램 설치 없이도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최근 중국에 한국인 방문객이 늘고, 아펙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교류와 협력을 늘리기로 뜻을 모은 결과로 보입니다.

5. 왜 자꾸 마약이 밀려와🔗

지난 4일 제주시 조천읍 해변에서 케타민 약 1㎏가 담긴 중국산 우롱차 봉지가 발견됐습니다. 제주 바닷가에서 한 달 새 5번째 발견된 마약 봉지인데요. 마약조직이 제주 해안을 마약 유통 경로로 삼았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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