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중 1명, ‘자살 사별자’

8월 22, 2023

2023. 8. 22. 화요일

지난 19일 토요일 저녁 4시, 하노이발 비행기가 저를 서울에 놓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이튿날인 20일 아침 출근해 기사를 썼지요. 7일의 휴가를 꽉 채워 휴가지에서 보냈습니다. 피곤한 채 출근했지만, 행복한 일주일이었습니다.

베트남 사파에서 보낸 휴가기간 동안 아름다운 풍경을 끝도 없이 누렸어요. 아시아와 유럽의 여행지들을 두루 다녔지만 해발 3000미터가 넘는 땅에 서본 것도 처음이었고, 전갈자리, 직녀성, 견우성...짚어가며 밤하늘을 오래도록 올려다본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여행이 끝나고 나면, 늘 기억에 더 짙게 남는 것은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얼굴이더라구요. 잠시나마 낯선 땅에서, 온전히 번역될 수 없는 언어로 더듬더듬 만난 기억 때문인가봐요.

이번 여행에서는 베트남 북부의 소수민족인 몽족 여성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와 제 여행동지는 몽족 여성 '팽'의 안내로 사파의 길을 걸었어요. 정규교육을 어디까지 받았는지 알 수 없는 팽은 '한때' 토익 고득점을 자랑했던 저보다 훨씬 영어를 잘합니다.

물었습니다. "팽, 넌 영어를 어디에서 배웠어? 넌 영어를 참 잘하는데." 팽이 답했습니다. "전부 여행자들에게 배운 거야." 생존 수단이었다고 해도, 뛰어난 총기가 없었다면 그만치 멋지게 소통할 수 있도록 언어를 배울 수 없었을 것 같았습니다.

팽에게 또 물었어요. "팽, 사파 시내에서 가장 맛있게 반미를 만드는 곳이 어디야?" 그렇게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팽이라면, 베트남식 샌드위치인 반미를 맛있게 만드는 멋진 곳도 잘 알고 있을 것 같았거든요. 뜻밖의 답이 돌아왔습니다. "난 시내에서 반미를 먹어본 적이 없어. 난 보통 집에서 쌀밥을 먹거든." 빵을 싫어한다는 뜻은 아니었을 겁니다. 그보단, 빵을 사먹을 여유는 없다는 것이었지요.

자급자족 수준의 벼농사로 그날그날 가족의 끼니를 책임져가는 이에게 '멋진 샌드위치 가게'를 물어본 제 무지에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그때까지 농담을 주고 받았던 그와 제가 살고 있는 세계의 거리가 몇억 광년쯤 벌어진 것 같았어요.

물론, 그렇다고 팽을 가엾게 생각하진 않습니다. 스스로 배워 영어와 몽족의 말, 베트남어까지 세 개의 언어를 말할 수 있는데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도 가족들을 부양해온 강인한 여성이니까요.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몽족을 포함한 소수민족 여성들은 베트남전 당시에도 남성들에 밀리지 않는 게릴라 전사들로 활약했다고 하더라구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진리입니다.

드넓은 논과 활기차게 흐르는 강물, 끝을 모르고 치솟은 봉우리. 아름다운 사파에서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을 되짚어보며 미소짓는 아침입니다. 역시 사람에겐, 휴가가 필요합니다. 벌써부터 다음 휴가가 기다려져요. 하하.

1. 티끌 모아 치킨🔗

저녁 8시가 되니 올리브영 앞에 50명이 모였다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10원씩 모아 10만원 만드는 5060의 '짠물 앱테크'. 고수들을 만나봤습니다.

2. 쌤의 짭잘한 부업🔗

경기도 한 사립고 수학 교사는 5년 동안 사교육 업체에 모의고사 문제를 만들어줬습니다. 받은 돈은 4억8526만원. 이런 교사가 적어도 297명입니다.

3. "한국이 루비콘강을 건넜다"🔗

일본 자위대의 한국 영토 진입, 중국의 대만 침공 시 한국군 참전. 설마했던 일들이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한·미·일 '3각 군사동맹'이 바꿔놓을 미래입니다.

4. 10분 샤워 위한 1시간🔗

전동휠체어를 타는 중증장애인은 샤워를 어떻게 할까요? 일일 활동지원사가 된 기자가 중증장애인의 씻기를 도왔습니다.

5. 돌아갈 집이 유리창이 없다🔗

우크라이나의 셰우첸코베 마을. 피란을 떠났던 1000명의 주민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깨진 건물 유리창 때문인데요. 공장에서 금새 못 만드냐고요? 못 만든다고 합니다.

AP 연합뉴스

경마 아니고 경룡

세계에서 가장 빠른 티라노사우루스는 누구일까요? 20일 열린 '티-렉스 세계 챔피언십 경주'에서 티라노 의상을 입은 참가자들이 달리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에메랄드 다운스 경마장이 마련한 행사인데요. 관객들도 참가해 즐길 수 있도록 경마 경기 중간에 열린 이벤트라고 합니다.

평균 상속금 2333억원

지난해 상속을 가장 많이 받은 상위 1%는 모두 158명. 이들은 평균 2333억원을 물려받고, 1006억원을 상속세로 냈습니다.👉기사보기

황웃는돌

이해 못 받는 외로움

가족이나 친구의 자살 사별을 경험한 사람은 4명 중 1명. 이들은 자살을 시도할 만큼 고통받기도 하는데요. 내 곁에 있는 자살 사별자를 위해 뭘 하면 좋을지 그들에게 물어봤습니다.👉기사보기

일부 학부모와 학생이 제도의 빈틈을 이용해 교사를 괴롭히는 것은 병든 교육의 원인이 아니라 증상일 뿐이다. 교사는 학생의 서열 높은 대학 진학을 지원하기 위한 사교육의 보조 매니저로 전락한 지 오래다. 모두 잘 알지 않는가? 우리 사회가 경쟁에서 진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