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비의 역습

8월 29, 2023

2023. 8. 29. 화요일

쉬는 날에도 노트북을 챙겨 나갑니다. 지난 주말에도 노트북과 충전기, 마우스까지 바리바리 챙겨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비슷하게, 약속 자리에서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는 때가 많습니다.

제가 담당하는 영역에서 챙겨야 할 뉴스가 나온 것은 없는지 확인하거나, 부서 단체채팅방에 뜬 알림이 혹시 저를 찾는 건 아닌가 해섭니다. 이 두 가지가 맞물리면 상대방이 앞에 있는데도 휴대전화를 보다가 '아유 너무 죄송합니다' 하면서 노트북을 펴게 됩니다.

기자가 되고 처음에는 이런 순간에 두 가지 감정을 느꼈습니다. 일차적으로 머쓱하고 민망한 동시에. 마음 한편에는 제가 하는 기자의 일이 이렇게나 바쁘고 정신없으며, 고로 중요하고 멋진 것이라는 못난 '자의식'이 있었음을 6년차가 된 지금은 인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두 감정 모두 희미해졌습니다. '해야 하니 한다'는 단순함만으로 업무를 수행한다고 해도 될 듯합니다.

최근에 박완서 작가의 산문을 읽었습니다. 잘 알려져 있듯 그는 다섯 명의 자녀를 둔 '전업주부'로 살다가 40살이 되어서야 등단했습니다. 책에는 한밤중에 "조심스럽게 머리맡에 스탠드를 켜고" "밤에 몰래 도둑질하듯" 글을 쓰다 남편의 군소리에 "어물어물 원고 뭉치를 치운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아내·어머니·며느리와 작가의 삶을 이리저리 엮으며 살았을 모습이 생생했습니다.

그 가운데 제가 밑줄을 그은 것은 바로 이 문장이었습니다. "소설 쓰는 일이란 뜨개질이나 양말 깁기보다도 실용성이 없는 일이고 보니 그 일을 드러내 놓고 하기가 떳떳하지 못하고 부끄러울 수밖에 없다고 내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이 문장을 읽으며 일을 시작한 직후에 자주 느꼈고, 지금도 마음 어딘가에 고여 있는 바로 그 '자의식'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한국문학의 거장인 박완서 작가 왈 소설 쓰기가 뜨개질보다 실용성이 없는 일이라는데, 기사 쓰기가 다를 건 뭔가 싶더라고요.

친구 앞에서 노트북을 펴는 일이 불가피할 때도 잦지만 조금 더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임할 수 없었나 반성했습니다. 급하게 기사를 쓰는 제 앞에서 '고생 많으시네요' 말해주던 얼굴들도 떠올랐습니다. 이 기분을 잊지 않고 오늘 퇴근 후에는 기사 쓰기보다 더욱 생산적이고 중요할, 밀린 설거지와 빨래 개기를 좀 해야겠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1. 그놈이 아직 옆집에 있다🔗

여성이 혼자 사는 집에 침입한 옆집 남성. 하지만 곧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법원이 "증거인멸 우려 없다"며 풀어준 건데요. 구속 기준을 바꿀 순 없는 걸까요?

2. 군함 개명? 나라 망할 때나🔗

국방부가 홍범도 장군을 기리는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의 이름도 바꿀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해군은 안 된다고 반박합니다. 군함 이름이 어떻게 지어지길래 함부로 바꿀 수 없단 건지 살펴봤습니다.

3. '당'신 '근'처 마켓🔗

또 이름 얘깁니다. 가입자 수 3500만명인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이 당근이 됐습니다. '당신 근처'에서 다양한 연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데요. 이름을 바꾼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4. '딸바' 많이 마셨는데…🔗

젊어지고 싶다면 딸기바나나주스나 블루베리바나나스무디는 피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럼 뭘 마시냐고요? 항산화에 좋은 과일 조합, 알려드립니다.

5. "셀룰라이트 파괴" "이중턱 리프팅"🔗

화장품만 발랐을 뿐인데 살이 빠지고 건강해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그런 효능이 있을 리 없겠죠. 이런 문구가 있는 허위·과대 광고 상품은 믿고 거르셔야 합니다.

EPA 연합뉴스

태풍이 지나간 자리

28일 태풍 '사올라'가 휩쓸고 지나간 필리핀의 한 어촌 마을. 한 주민이 뗏목을 타고 다니며 바다 위 쓰레기에서 쓸만한 물건을 고르고 있습니다. 아직 마을은 복구를 시작하지도 못했는데요. 태풍 '하이쿠이'가 또 올 거란 예보에 주민들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증평에선 '20분컷'

초미니 자치단체인 충북 증평군이 '20분 콤팩트 도시'를 선언했습니다. 차로 20분 안에 공항·고속도로·병원에, 걸어서 20분 안에 공원·박물관·도서관을 갈 수 있게 도시를 조성하겠단 계획입니다.👉기사보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싸우는 여성의 힘

'언제 결혼할래?'란 친척 잔소리가 싫었던 직장인이 있습니다. 경기 패배보다 '언제 결혼할래?'란 지인들 질문이 더 힘들었던 씨름선수도 있습니다. 이들이 만나 여성을 향한 편견은 모래판에 메다꽂고 새로운 모래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합니다.👉기사보기

중-일 간엔 앞으로 2012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사태 때와 버금가는 갈등이 이어질 수도 있다. (…) 당장 걱정되는 것은 일본산 가리비의 한국 폭격이다. 일본 가리비의 지난해 수출액은 911억엔(23.5%)으로 전체 수산물 가운데 단연 1위였다. 일본은 이 가운데 절반(51.3%)을 중국에 수출해 왔는데, 이제 저 가리비들을 다 어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