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가둔 3살 아이

6월 14, 2023

2023. 6. 14. 수요일

점심시간, 오각형 금빛 왕관 모양을 한 지붕 아래로 시민들이 몰려듭니다.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의 공연을 즐기기 위해섭니다.

베를린 필은 매주 수요일 오후 1시 콘서트홀 로비에 간이 무대를 만들어 시민들을 맞이합니다. '런치 콘서트' 입장료는 무료. 드레스 코드도 없습니다. 공연장 바로 옆 티어가르텐을 달리다 운동복을 입은 채로 방문해도 됩니다. 베를린 필하모닉이나 오케스트라 연주자를 양성하는 카라얀 아카데미에 소속된 연주자들 역시 편안한 복장으로 악기를 들고 나와 청중을 만납니다.

지난 주 7일 저도 공연장을 찾아가봤습니다. 로비에 마련된 무대 앞에 의자가 놓였지만, 이는 대부분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자리였습니다. 공연이 30분이나 남았는데도 좋은 자리를 맡으려 서둘러 온 시민들로 로비는 이미 꽉 찼습니다. 청중 대부분은 로비 바닥이나 계단에 앉아 연주를 들었습니다. 일부는 2층 난간에 선 채 아름다운 음악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포레와 베버의 플루트·첼로·피아노 삼중주 선율을 이렇게 가까이 느낄 수 있다니! 마치 부자가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런치 콘서트.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일반적인 베를린 필하모닉 공연 입장료는 보통 20∼65유로 수준부터 앞 좌석의 경우 250유로까지 치솟기도 합니다. 하지만 공연 비용을 부담하기 녹록치 않은 시민이라면 이렇게 무료 공연을 매주, 원하는만큼 즐길 수 있습니다. 2007년부터 시작된 이 콘서트는 여름 휴가기간인 7, 8월을 제외하고 매년 9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계속됩니다.

베를린 필하모닉이 이런 런치 콘서트를 여는 이유는 뭘까요. 여기엔 '문화'에 대한 독일의 오래된 신념이 자리합니다. 문화는 공공재이며, 공공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화를 정치 이데올로기를 위한 도구나 이윤 창출만을 위한 상품, 특혜를 받은 소수를 위한 전유물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믿음 속에서 베를린 필의 '공짜 콘서트'가 탄생했습니다.

jks님에게 뉴스레터를 전하는 오늘도 어김없이 콘서트가 열릴 겁니다. 문화를 바라보는 이러한 인식이 독일의 강한 민주주의를 떠받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공익법센터 어필

1. 벽만 보고 있던 3살 아이🔗

법무부의 보호시설에 19일간 갇혀있다 추방된 3살 아이가 있습니다. 아빠가 미등록 체류자였기 때문이죠. 그곳에서 아이는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요?

2. '미니 별장' 꿈, 버리세요🔗

국내 농막은 18만여개. 원래 농산물·기계를 보관하는 곳이지만 요즘엔 주말 별장으로도 인기죠. 근데, 정부가 주거용 농막을 반드시 금지하겠다고 나섰습니다.

3. 건물 부수러 건물주 된 조계사🔗

서울에 있는 조계사 옆에서 49년간 불교용품점을 운영해온 사장님이 갑자기 소송을 당했습니다. 새 건물주가 된 조계사의 요구는 오로지 하나. 즉각 가게를 비워달란 겁니다.

4. '1류 삼성, 오너 경영 덕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세미나를 열고 삼성의 오너 경영을 추앙했습니다. 반기업 정당 이미지를 벗겠단 건데요. 먼저 '재벌개혁' 강령부터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5. 학자금 이자 면제의 자격🔗

jks님은 학자금 대출을 받은 적 있나요? 이자가 정말 부담되죠. 국회가 취업 전까진 대학생의 대출 이자를 면제해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긴 한데요. 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

AP 연합뉴스

언더커버의 선서

경찰이나 정보기관 요원이 비밀리에 활동하는 걸 언더커버라고 하죠. 언더커버 형사가 12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2018년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한 증언을 하려고 얼굴을 가린 채 법정에 섰습니다.

금리 5000%

돈을 빌려주고 5000%의 초고금리를 받아 챙긴 '강실장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25만원을 빌렸다가 3개월 만에 1억5000만원의 빚을 진 피해자도 있는데요. 범죄조직이 도저히 갚을 수 없는 돈을 받아내는 방식, 무척 악랄합니다.👉기사보기

의정부고 학생자치회 페이스북

코로나세대의 첫 이벤트

의정부고 학생들이 기발한 복장을 하고 찍는 졸업사진이 유명하죠. 요즘엔 졸업사진 촬영을 축제로 즐기는 학교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허투루 찍는 법 없는 요즘 '졸사'들, 한번 보실래요?👉기사보기

어린이가 다시 묻는다. "그런데 왜 굳이 거리로 나가나요?" 어른이 답한다. "사람들의 눈에 잘 띄기 때문이에요. 신문에도 나오죠. 그러면 다른 사람들도 이 일에 대해서 알 수 있고, 그것에 대한 자신의 의견도 정리해볼 수 있어요. 시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