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보다 더한 자경단

1월 24, 2025

2025. 1. 24. 금요일

무려 엿새간의 명절연휴가 시작되는 금요일이네요. 언제쯤 전국 빵집이 된 성심당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죄송하지만, 오늘도 다른 편지로 하루를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얼마 전 만난 교사이자 엄마인 '워킹맘'들이, 자꾸만 마음에 밟혀서요.

며칠 전, 지난 4개월 동안 그들이 겪은 일을 기사로 쓰면서, 제 마음도 많이 아팠어요. 지난주 교사인 엄마를 만나 인터뷰할 때, 이른 아침 출근할 뒤 용병을 못 가린 4살 동생이 버거워 엉엉 울며 전화한 7살 어린 딸과의 시간들을 들으며 제 어린 시절이 떠올랐어요. 두살 아래 동생 손을 붙들고 일터에 간 엄마를 한없이 기다리던 7살 예린이가 젊은 시절 매일 울며 출근하던 엄마와 마주 앉아 있는 것만 같았거든요.

42살 저도 워킹맘이 돼 보니, 매일 울다 결국 잘 먹지도 않고 시들어가는 딸을 보는 우리 엄마 심정이 어땠을까 마음이 무너졌어요. 결국 전 9살에 영양실조 진단을 받았고, 그해 겨울 엄마는 결국 직장을 그만두셨어요. 이젠 우는 절 두고 일터로 나가던 마음도, 저 때문에 일을 그만둔 마음도 다 절 엄마 사랑이란 걸 알아요.

육아휴직을 끝내고 돌 막 지난 아기를 어린이집에 두고 도망치듯 첫 출근하던 날을 잊지 못해요. 우리 아이도 그해 참 많이 힘들어했거든요. 지난 번 뉴스레터에서 말했던 것처럼요. 애도 울고 저도 울고 '울며불며' 평소엔 그래도 버텼는데, 애가 아프면 정말 '멘붕'이었어요. 그해 코로나까지…. 아이가 아픈 날 만큼 휴가도 늘어가니 '회사와 동료에 민폐를 끼친다'는 생각에 스스로 많이 위축됐어요. 누가 굳이 뭐라 안 해도 스스로 모든 것에 자꾸만 미안한 게 엄마인데, 함께 일하는 선배 동료에게 "육아시간 쓰는 건 민폐"란 말을 면전에서 들은 선생님들 심정은 어땠을까요.

"그 이후로 제 존재 자체가 모두에게 미안해서, 매일 눈물이 났어요."

82년생 엄마 선생님의 그 말이, 자꾸 머리와 마음에 맴돌아서 가만히 있기 힘든 그런 날들입니다.

📣H:730은 설 연휴인 1월27일(월)~30일(목) 쉬어갑니다. 명절 잘 보내시고 1월31일(금)에 다시 만나요!

1. 꼭 필요한 일이니까요🔗

서울 성동구가 요양보호사·마을버스 기사에게 '필수노동 수당' 20만~30만원을 지급합니다. 미화노동자에겐 건강보험료 50%를 지원하는데요. 깊은 뜻이 있습니다.

2. 치우면 안 되는 쓰레기🔗

대통령 관저와 헌법재판소, 서울서부지법 앞엔 대통령을 응원하는 화환이 수천개 놓여있는데요. 꽃이 시들면서 흉물이 되어가지만, 손 대기 어려워 구청의 머리가 아픕니다.

3. 텔레그램의 첫 협조🔗

성착취물을 제작한 '자경단'이 잡혔습니다. 경찰이 텔레그램에서 처음 자료를 받아 수사했는데요. 총책은 "절대 잡히지 않는다" 했지만 세상에 '절대'는 없었네요.

4. "CCTV 제대로 봤어야"🔗

2018년 차를 몰고 서울 동부간선도로를 지나다 갑자기 넘친 중랑천에 휩쓸려 숨진 김씨. 유족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요. 1심을 뒤집고 2심 판결에선 국가 책임이 인정됐습니다. 어떻게 달랐냐면요.(연합뉴스)

5. 왕위를 계승중입니다🔗

SK하이닉스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넘어서며 최대치를 찍었습니다. AI 메모리 덕인데요. 하이닉스에 영업이익 1위를 뺏긴 삼성전자는 속이 쓰립니다.

EPA 연합뉴스

시드니의 시체꽃

비싼 옥수수인가? 싶은 이것. 지난 23일(현지시각) 호주 시드니 왕립식물원에서 꼿꼿하게 피어나고 있는 꽃은 '아모르포팔루스 티타눔'인데요. 시체가 썩는 듯한 악취를 풍겨 별명이 '시체꽃'인데, 좀처럼 보기 힘든 멸종 위기종이어서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9살 결혼 허용

이라크 의회가 9살밖에 안 된 어린이까지 결혼할 수 있게 하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현행 18살에서 연령을 크게 낮춘 건데요. 인권단체들은 "여성과 아동 권리의 종말"이라 비판했습니다.👉기사보기

바둑TV

뚜껑의 중요성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중국 바둑 기사 커제 9단이 엘지배 세계대회 결승전에서 '기권패'했습니다. 이긴 사람도, 진 사람도, 본 사람도 찝찝하게 된 이 대국. 양국의 바둑 룰이 달랐기 때문이라는데요.👉기사보기

우리 몸을 존중하고 아끼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심호흡을 해야 한다. 큰 숨을 들이마시고, 길고 깊게 숨을 내뿜으며 몸속에 쌓인 이산화탄소를 최대한 내뱉어야 한다. 이러한 동작은 명상의 기본이기도 하고 운동의 기본이 되기도 한다. 깊은 호흡은 긴 호흡이다. 세상이 아무리 숨가쁘게 돌아가도, 아무리 숨막히는 상황이 이어지더라도, 내가 살고 우리가 살기 위해서는 길고 깊은 호흡을 하며 조급함을 달래고 에너지를 축적해야 한다.

👉[노정혜 칼럼] 숨가쁜 세상, 심호흡을 권한다

어제 연휴 전 마지막 레터를 만드는 팀 H:730에 따뜻한 답장이 많이 들어왔는데요. 떡국이라도 미리 먹은 것처럼 든든한 기분이 들었답니다. 힘내서 더 좋은 레터 만들겠습니다. jks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겨레 기사는 늘 사람 냄새가 나서 좋아요. 응당 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뉴스를 접하고 받아들이면 좋을지 생각하게 해주거든요. 특히 환경 문제처럼 바쁘게 살다 보면 놓치기 쉬운, 그럼에도 우리 모두가 지금 집중해야 할 문제들을 놓치지 않고 짚어주시는 점이요. (사무실에 앉아 지리산 담비의 모습을 보고 크게 감동하는 저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주제 구성과 특집 기사로 여러 이야기 전해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멸공세계관에 도달한 과정'에서 청년이라고 표기하지 말고 2030 남성들이라고 표기해 주세요. 안 그래도 탄핵시위에 참여했던 2030여성들의 이름을 지우며 '청년'이라고 표기하던데, 이런 좋지 않은 소식에는 꼭 '청년'이라고 표기를 하더라고요.

😍안녕하세요! H:730을 구독하고 있는 20대 독자입니다:) 어느덧 H:730을 구독한 지도 1년 가까이 된 것 같은데요. 처음에는 세상 돌아가는 것을 조금이나마 알고자 구독하기 시작하였는데, 매일 보내주시는 각종 뉴스 기사들을 보며 저만의 가치관과 지향점을 찾아나가게 된 것 같아요. 주로 아침 출근길에 보게 되는데 바빠서 제목만 훑고 넘어갈 때도 있지만, 그 와중에도 눈에 띄거나 궁금증이 생기는 뉴스기사들은 꼭 클릭해서 한 번 더 보게 되더라구요. 특히 최근에는 더 그랬던 것 같네요. 항상 저의 아침 자투리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개인적으로는 뉴스도 뉴스이지만 에디터 레터가 소소하지만 재밌어서 더 길게(?) 적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 작은 희망사항입니다!! 항상 발 빠르게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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