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명 : 내란성 불면증

1월 13, 2025

2025. 1. 13. 월요일

그날 방콕은 너무 더웠습니다. 기온이 34도까지 치솟았고, 체감 온도는 36~37도였습니다. 왕궁을 구경하는데 아이들은 더운 날씨에 짜증을 내더군요. 왕궁 안 관광객이 수천 명이 넘어 보였습니다. 왕궁 곳곳에서 한국말이 들려오더군요. 단체 여행객도, 우리처럼 개별 여행객도 있었습니다.

후다닥 관광을 마치고 맛집이라는 곳으로 가서 늦은 점심을 먹고 마사지를 받았습니다. 이후 체크아웃한 숙소 근처 슈퍼에 가서 지인들에게 줄 말린 망고와 현지 과자 등을 샀지요. 저녁 늦게 그랩(동남아의 우버)을 불러 수완나 국제공항으로 갔습니다. 차 안에서 네 식구는 두런두런 잡다한 얘기를 나눴습니다. 여행이라는 것은 그동안 하지 못했던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다 나오게 하니까요.

공항에서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서 넷이서 우노(카드놀이)를 하며 다음 날 점심값 내기를 했습니다. 그때도 깔깔깔 웃음이 넘쳤습니다. 남편 직업 특성상 온 가족이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이 12월 말뿐이라 더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인천공항에 착륙한 시간은 오전 6시였습니다. 영하의 날씨에 너무 추워서 한국에 도착했음을 바로 실감했지요. 아까운 마음에 새벽 4시에 준 기내식을 괜히 먹어서 소화가 안 된다며 남편에게 툴툴 대기도 했습니다. 집에 도착 후 잠깐 잠을 청하고 일어났는데, 그 소식을 접했습니다.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여객기가 무안공항에서 사고가 났다는 뉴스였습니다. 방콕에서 우리보다 2시간30분 늦게 출발한 비행기였더군요.

문득 일찍 공항에 온 이들과 마주쳤을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면세점에서 물건을 고르던 이들도 떠오르더군요. 왕궁에서 스쳐 지나갔던 사람 중에서도 사고 여객기에 탄 이들이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방콕 맛집에서 건너편에 앉아 있던 한국인 여행객들 또한 떠오르더군요. 아이들도 사고 소식에 적잖이 놀란 눈치였습니다. 제가 방콕으로 가족여행을 간 사실을 아는 여러 지인은 문자로 괜찮냐며 안부를 묻기도 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과는 먼 공항이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나 봅니다.

탑승자 명단을 봤는데 제가 아는 이름이 있더군요. 기아(KIA) 타이거즈 홍보팀에 있을 때 도움을 많이 주던 고강인 씨였습니다. 아내와 3살 아들과 함께 첫 국외여행을 갔다가 그는 영영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카카오톡 프로필에 그렇게 밝게 웃는 사진들이 많은데, 다시는 업데이트가 되지 않겠지요. 사진 중에는 방콕 왕궁에서 세 식구가 환히 웃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더 많이 안아주려고도 합니다. 돌아보면 세월호 때도, 이태원 때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하루에 감사하면서 따뜻한 아이 손을 한 번 더 어루만지고, 아이 머리를 한 번 더 쓰다듬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오늘의 삶'이니까요.

기아 구단은 지난주 초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고강인 씨 가족의 부고를 알렸습니다. 나란히 적힌 가족 세 명의 이름을 보고 다시 쿵 가슴이 내려앉더군요. 고강인 씨 가족을 비롯해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희생된 모든 분의 명복을 빕니다.

연합뉴스

1. '리짜이밍'의 배후는 중공🔗

이재명 민주당 대표 뒤에 중국이 있단 얘깁니다. 대통령 탄핵을 친중 세력의 기획으로 모는 혐중 음모론이 많이 도는데요. 중심엔 유튜브와 정치인이 있습니다.

2. 😴...🤨...😴...🤨🔗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둘러싸고 일촉즉발과 지지부진이 반복되고 있죠. 누리꾼들은 '내란성 불면증'을 호소하고 있다는데요. 이들이 꼽은 확실한 치료법, 예상할 수 있으시죠?(국회의사중계)

3. 사라진 4분의 기록🔗

제주항공 참사 조사가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하필이면 참사 전 '4분의 기록'이 블랙박스에 저장되지 않은 건데요. 왜 기록이 끊겼을까요. 전문가들 얘기는요.

4. "평생 신세 많이 졌습니다"🔗

90살, 경력 68년의 이순재 배우가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방송 3사를 통틀어 역대 최고령인데요. 동료 배우와 제자, 시청자에게 공을 돌린 그의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읽어보세요.(KBS)

5. 내부자가 말하는 출산지원금🔗

아이가 태어났을 때 현금을 주는 출산지원금. 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퉈 시행 중인데요. 막대한 돈을 들인 만큼 효과가 있을까요? 담당 공무원의 생각은 다릅니다.

AP 연합뉴스

목숨 건 레이스

그제 한 자동차가 사우디아라비아 사막 한가운데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3일(현지시각) 열린 세계 오프로드 자동차 경주 대회, '2025 다카르 랠리'에 참여하는 건데요. 자동차가 지난 자리에 피어난 흙먼지가 어마어마하죠? 15일간 오프로드를 달리는 이 대회 완주율은 단 50%. 숨지거나 다친 참가자가 많아 '죽음의 레이스'라 불린다고 합니다.

1유로=1.02달러

지난 10일 1유로가 1.024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달러보다 비쌌던 유로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건데요, 이대로 달러 강세가 이어진다면 1유로=1달러로 같아지는 '패리티'(parity)가 머지않았단 전망도 나옵니다.👉기사보기

마음을 녹이는 책탕

jks님 요즘처럼 마음이 지칠 땐,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죠. 경남 남해 동네 사랑방에 들러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발길이 끊긴 목욕탕을 개조해 만든 책방인데요. 혼자 조용히 책을 읽는 공간은 물론 1980년대 따뜻한 목욕탕 분위기까지 만끽할 수 있다고 합니다.👉기사보기

산불은 기후 변화의 결과일 뿐 아니라, 동시에 기후 변화를 가속화하기도 한다.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 거대한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하던 숲과 초목이 단 며칠 만에 이산화탄소(CO₂)로 대기에 방출된다. 한 시즌에 발생하는 산불의 배출량이 중소규모 국가의 연간 탄소배출량에 맞먹을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