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팀장이 윤통에게

7월 25, 2024

2024. 7. 25. 목요일

일하다 보면 기자로서의 제가 참 한심해 보이는 순간이 종종 찾아옵니다. 그중 하나를 꼽자면, 제가 취재 과정에서 '새로운 고통'을 찾고 있을 때입니다.

기사라는 글의 특성상 어제와 다른 오늘을 담아야 하는 데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독자에게 읽히는 기사가 되려면, 이미 여러 번 들어본 고통보다야 새로운 고통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독자의 관심'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더 차지해야 하는 경쟁적인 미디어 환경 속에서 만연하게 지속되는 문제를 다룬 기사로 독자의 관심을 얻기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지난달 경기도 화성에서 벌어진 리튬전지공장 화재 사고 초반에 '리튬화재'라는 낯선 주제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것도 말하자면 '새로운 고통'을 찾은 것입니다. 이런 고위험 사업장이 안전을 위해 들여야 할 비용을 아까워하고, 인건비 절감을 위해 불법파견으로 인력을 제공받고, 이 과정에서 노동자 안전교육은 뒷전이 되어버리는 문제는 너무나 해묵어서 귀에 못이 박인 이야기였으니까요.

23명의 생때같은 목숨을 앗아간 사고였는데도 생각보다 빨리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진 이유는 그 익숙함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참 잔인한 일이죠. '오래된 고통'이야말로 어지간한 노력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우리 사회의 고질병이고, 여기에서 눈 떼지 않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책임한 일이기도 합니다.

화성 화재가 발생한지 한 달을 맞아 저희 이슈팀의 고나린 기자가 화성 산업단지 공장에 위장취업을 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23명의 목숨을 잃고도 변하지 않은 문제, 뻔하디뻔한 문제, 하지만 반드시 고쳐야 할 문제를 조금이나마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고 기자의 발로 뛴 기사에 독자들 댓글이 참 좋더라고요. 좋은 기사를 쓰면 독자의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새삼 다시 깨닫습니다. 혹시 어제 배포된 기사를 못 보셨다면 일독을 권합니다.

1. 용산에 배달된 풍선🔗

'오물 풍선'이 서울 용산구 하늘에 떠 있습니다. 북한이 날린 10번째 풍선인데요. 일부는 대통령실 바로 앞에 떨어졌습니다. 대통령실은 "감시 중이었다"고 합니다.

2. '쟤들 욕해줘, 2.5억원 줄게'🔗

어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에선 MBC 보도본부장 시절 마구 쓴 법인카드 내역이 논란이 됐는데요. 그가 파업 중이던 노조 와해를 위해 '2.5억원짜리 공작'을 기획한 문건도 새로 공개됐습니다.

3. '가짜후기'의 탄생🔗

인플루언서의 블로그 후기를 보고 상품을 구매하는 분들 계실 텐데요. 조심하셔야겠습니다. 게시글 1건당 1만원씩 주고 가짜 체험 후기를 쓰게 한 광고대행사들이 딱 걸렸습니다.

4. 민원이 학생에 미치는 영향🔗

경북 칠곡의 한 초등학교 학생 23명이 나흘간 등교를 거부했습니다. 병가를 낸 선생님의 복귀를 요구한 건데요. 단체행동에 빠진 학생은 단 한명이었습니다.

5. to 윤통 from 윤팀장🔗

야당이 오늘 '채상병 특검법'을 재표결합니다. 법안이 통과돼도 윤석열 대통령은 또 거부할 텐데요. 특검법은 정말 위헌일까요?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당시 윤석열 팀장의 생각을 들어보세요.

로이터 연합뉴스

"가자를 살게 하라"

23일 빨간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미국 연방하원 의원회관 바닥에 빙 둘러앉았습니다. 연방의회 연설을 앞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가자 전쟁 종식을 요구하려고 모인 건데요. 이들의 옷엔 "(미국은) 이스라엘에 무기 수출을 하지 말라"고도 쓰여있습니다.

스팸 신고 2억1751만건

스팸 문자를 하루에도 몇 개씩 받고 있으시죠. 올 상반기에만 스팸 문자 신고가 2억1751만건 접수됐는데요. 이런 추세라면 올해 전체 신고 건수가 4억건을 넘어설 거라고 합니다. 지난해 신고 건수보다 1억건 많습니다.👉기사보기

게티이미지뱅크

슈퍼컴도 못잡는 '스텔스 장마'

올여름 장마는 끝까지 예측할 수가 없죠. 툭하면 빗나가는 기상청 예보를 못 믿겠다며 외국 기상청의 날씨 앱을 다운받아 쓰는 '기상망명족'까지 생겼는데요. 기상청은 왜 장마 예측에 실패한 걸까요? 3가지 이유를 짚어봤습니다.👉기사보기

고군분투하는 여성들과 고민을 나누고, 이들을 연결하는 작은 커뮤니티(공동체)를 추구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지금까지 심화반을 다녀간 이들이 남긴 말에도 그런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한국에서 페미니즘을 한다는 건 언제나 벽에 부딪히고 어두운 곳을 혼자 걸어가는 기분인데 가끔 이런 활동이 어두운 곳을 밝혀주는 빛이 되곤 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만나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이런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