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웬수의 라스트 시그널

2월 21, 2025

2025. 2. 21. 금요일

봄 무렵 베를린에 여행 올 친구와 갈 만한 곳을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주요 관광지 정도는 친구도 조금만 찾아보면 알 테니, 저는 그래도 여행객은 잘 모를 만한 곳들을 찾아보고 있는데요, 맛집과 카페 몇 군데를 리스트에 넣고 자연스럽게(?) 클럽도 끼워 넣었습니다. 처음 이 도시에 온 이들에게 말해줄 수 있는 베를린의 매력은 무엇일지도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친구는 실망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베를린 특유의 '낡음'을 말하고 싶습니다. 주택이나 공장은 물론, 학교나 소방서 등 관공서 건물 외벽을 가득 채운 그래피티가 이곳엔 참 흔합니다. 처음엔 "저 많은 낙서를 시에서 다 허가해주나?"라는 재미없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이제는 깔끔하고 정돈된 뮌헨이나 프랑크푸르트에 다녀왔다가 베를린 외곽부터 시작되는 낡은 그래피티 행렬을 보면 집에 왔구나 하는 안도감이 듭니다. 철도 위로 아무렇게나 자란 덤불과 깨진 맥주병, 어딘가 쾌쾌한 지하철(U-Bahn) 안 냄새도 자주 경험하니 익숙해지더라고요.

저는 이런 낡음에서 묘한 편안함을 느낍니다. "조금 긴장 풀고 살아도 된다"는 말을 대신 해주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요. 비좁고 먼지 낀 지하철에도 참 다양한 사람들이 탑니다. 유모차 탄 아이와 히잡을 두른 엄마, 바닥에 누운 대형견 옆 따분한 표정의 중년 여성, 1유로를 청하는 노숙인, 스커트를 입은 남성 등 한 데 모으기도 어려울 것 같은 조합의 사람들이 잠시 몸을 맡겼다가 목적지로 향합니다.

아마 누군가는 흘긴 눈을 하며 쾌적한 지하철 이용을 방해하는 존재로 여길 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조금씩 불편함을 감수하고 한 공간에 머무는 것이겠지요. 노숙인을 자주 접하는 탓에 베를린에 오래 산 한 친구는 습관처럼 동전을 많이 갖고 다닌다고 합니다. 서울에선 상상도 못 했지만, 저도 그 친구를 따라 지갑에 동전을 더 넣어두곤 합니다.

이런 사람, 저런 사람과 부대끼고 살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조금은 더 생긴 것일까요. 친구에게 이런 이야길 해 주면 좋아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일단 여행 루트를 좀 더 다듬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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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통령의 애절한 '시그널'🔗

윤석열 대통령의 2차 체포영장 집행 전, 경호처는 관저를 철통방어했었는데요. 과잉 충성심만은 아녔습니다. "내 안전만 생각하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습니다.

2. 시외버스 탑승권을 얻기까지🔗

서울에 이어 광주에서도 고속버스에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해야 한단 판결이 나왔습니다. 1심 재판부가 한 고속버스 회사에 앞으로 새로 운행하는 모든 버스엔 리프트를 장착하라고 한 건데요. 소송 7년 만입니다.

3. ADHD 수명이 짧은 이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증상이 있다면 건강관리에 더 신경쓰셔야겠습니다. ADHD 남성은 기대수명이 6.78년, 여성은 8.64년 짧다고 하는데요. 이유는요.

4. 게임체인저가 온다🔗

지금 컴퓨터론 계산 못 하는 문제를 풀고, 신약 개발도 돕는단 양자컴퓨터. 엔비디아 CEO는 "30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고 했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가 양자컴퓨터 칩 '마요라나1'을 공개했습니다. 성능은 이 정돕니다.

5. 동의 안 하면? 강간이지🔗

'항거 불능' 상태였단 걸 입증해야 하는 준강간. 피해자는 사건을 기억하면 의심받고, 기억 못하면 가해자 주장에 대응 못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데요. 아주 쉬운 대안이 있었습니다.

AFP 연합뉴스

집으로 가는 길

쓰러진 코끼리 곁을 다른 코끼리가 지키고 있습니다. 20일(현지시각) 스리랑카 하바라나의 야생동물 보호구역 옆을 달리던 고속열차가 코끼리 떼와 부딪쳐 6마리가 숨졌는데요. 코끼리들은 새벽이 오기 전 철로를 건너는 중이었습니다.

인생 콜라보 in 마산

1969년 문을 연 옛 마산시 명소 신신예식장에서 결혼사진을 찍은 이슬기씨와 박승규씨. 고등학교 졸업 후 마산을 떠난 둘은 3년 전 서울에서 기자와 취재원으로 만나 연인이 됐는데요.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 결혼하고, 꿈도 찾은 얘기 들어보실래요?👉기사보기

이번에 내가 겪은 응급실 사건도 위험한 시간을 비껴간 나 스스로의 행운과 의료 시스템이라는 모두의 행운(환경)이 더해져서 말 그대로 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나이 들수록 삶은 연약하고 운은 강하다는 경험치가 쌓인다. 병이나 사고 소식을 들을 때 더더욱 그렇다. 당선, 성공 같은 희소식도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