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 간 대왕고래

2월 07, 2025

2025. 2. 7. 금요일

부끄러운 고백을 하나 합니다. 지난해 12월3일 밤 9시58분 저는 타사 기자에게 이런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대왕고래에서 뭐가 나왔나'. 당시는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담화를 생중계로 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기자들이 발표 내용을 미리 알아보느라 안간힘을 쓸 때였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전화도 안 되고, 내용 파악이 되지 않자 기자들은 무슨 발표인지 온갖 추측을 하던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20여분 뒤에 비상계엄이 선포되며 제 추측이 너무나 순진했던 것으로 드러났죠. 다시 생각해도 기자로서 부끄러워 이불킥을 하고 싶네요. 물론 지나고 나니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그때는 정신없이 속보를 쓰고, 상황을 파악하느라 부끄러워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변명하자면, 당시 대왕고래를 떠올린 건 '포항 영일만 석유·가스전'(대왕고래 프로젝트)을 윤 대통령이 직접 '깜짝 발표'를 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6월3일 오전 10시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브리핑룸을 찾아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전에 발표 주제도 공유되지 않았고 8분 전에야 발표 시간이 출입기자들에게 공지됐습니다. 당시 허둥지둥 기사를 쓰던 때가 생각나 자연스레 대왕고래를 연상했나 봅니다.

당시 대통령실 참모들은 밝은 표정이었습니다. 여당의 4·10 총선 참패 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추락하는 가운데 모처럼 '호재'가 나왔다는 분위기였죠. 주무부처 장관이 발표할 사안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것에 당시 야당과 시민사회는 '국면 전환용'이라고 싸늘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어제 대왕고래 1차 시추 탐사 결과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했습니다.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10여년 전 이명박 정부의 자원 외교 관련 취재를 하면서 자원개발은 실패 확률이 높기 때문에 차분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전 국민의 기대를 높이기엔 리스크가 큰 분야입니다.

대왕고래 실패 소식이 들려오니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까지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자체가 이렇게 허망하고 공허한 것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며 씁쓸하기만 합니다.

안팎으로 시끄러운 2025년. 올해도 경제가 비상이라는 어두운 전망에 우울해지는데요. 작고 소중한 내 월급을 지키고 키우는 방법은 없을까요? '경제 일타강사'와 함께 생존전략을 짜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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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밀었던 대통령은 어디에...🔗

동해에서 석유와 가스를 얻겠다는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사실상 실패했습니다. 바닷속 땅을 1761m 뚫고 내린 결론인데요. 바로 그만두는 건 아닙니다.

2. 마녀는 없었다🔗

2023년부터 '넥슨 집게손'과 관계없는 여성 일러스트레이터를 온라인에서 괴롭힌 가해자 86명이 엊그제 검찰로 넘어갔는데요. 피해여성의 말을 전합니다.

3. #50501🔗

'50개의 주에서 50개의 시위를 같은 날 열자'는 해시태그입니다. 정말로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전역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광장에 나왔는데요. 현장에 가봤습니다.

4. 역대급 진상의 최후🔗

식당 사장님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머리카락이 나왔다고 거짓말했단 '썰' 온라인에서 많이 보셨죠? 어제 사장님 300명에게서 음식값만 800만원을 뜯어낸 역대급 빌런이 구속됐는데요. 이래서 걸렸다고 합니다.

5. 국장보다 미장🔗

요즘 미국 주식 하는 분들 많죠? 국내 투자자가 해외 주식, 채권에 투자한 돈이 1년 만에 68.8%나 늘었다는데요. 해외주식 중개 수수료 덕에 토스가 웃었습니다.

AP 연합뉴스

인형 올리는 아이

아이는 관에 인형을 올리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지난 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중부도시 폴타바에서 드미트로 야보르스키(37), 소피아 야보르스카(9), 올레나 야보르스카(38) 장례식이 열렸습니다. 나흘 전 러시아의 주거지 폭격으로 숨진 이들입니다.

빼빼로 2000원

빼빼로 가격이 200원 올라 2000원이 됐습니다. 작년에 100원 오르고, 8개월 만에 또 오른 건데요. 롯데웰푸드는 작년에 가격이 172% 폭등한 코코아를 탓했습니다. 아, 물론 빼빼로만 비싸진 건 아닙니다.👉기사보기

아는 맛의 장단점

본편에 나왔던 출연자를 다시 부르는 파생작이죠. '나는 솔로', '환승연애' 같은 인기 연애 프로그램의 '스핀오프'가 나왔습니다. 이미 화제를 끈 출연자의 덕을 보는 안전한 선택이지만, 단점도 분명합니다.👉기사보기

내가 만든 챗봇이지만 어안이 벙벙해질 따름이다. 내 일을 누군가가 대신 해준다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고, 매일 쏟아지는 보도자료를 대신 써주는 누군가가 나타난다면 구세주로 모실 생각이었는데, 막상 이런 존재가 진짜 나타나니 즐겁지만은 않다. 묘한 위기감이 든다고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