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독박’ 씌우는 법

2월 19, 2025

2025. 2. 19. 수요일

2025 하얼빈겨울아시안게임이 지난주 금요일(14일)에 끝났습니다. 지상파 3사가 개·폐회식을 중계하지 않아서 하는 줄도 모르는 이들이 많았을 텐데요. 2017 삿포로 대회 이후 8년 만에 열린 이번 겨울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쇼트트랙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목에서 성과를 올렸습니다. 차준환과 김채연이 피겨 남녀 싱글에서 쇼트프로그램 연기 때는 일본 선수에게 뒤졌다가 마지막 프리 스케이팅에서 완벽한 클린 연기로 금메달을 따낸 것이 백미였지요.

차준환을 비롯해 박지원, 장성우(쇼트트랙), 이승훈(프리스타일 스키), 이채운, 김건희(이상 스노보드) 등은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혜택도 받게 됐습니다. 그런데,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이 열릴 때마다 몇몇 지인이 묻더군요. "메달에 따라서 남자 선수에게는 군대 혜택을 주는데 여자 선수에게도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주는 게 맞지 않냐"고요.

이때마다 저는 이렇게 답을 했습니다. "강제 의무로 군대에 가는 남자들에게도 사회에서 따로 혜택을 주는 경우는 없지 않으냐"고요. 입사 시험 등에 주던 군가산점제도 지금은 없어졌으니까요.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따른 병역 혜택은 시상대에서 태극기를 휘날리게 한 데 따른 '의무 면제'로 해석되어야 할 것입니다.

1973년 도입된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는 국위선양 및 문화창달에 기여한 예술·체육 특기자에 대하여 군 복무 대신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하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18개월의 의무 복무를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 등으로 대체해 주지요.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나 재활을 끝내고 올해 메이저리그에 복귀하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이 이 혜택을 받았습니다.

스포츠 선수뿐만 아니라 무용, 음악, 미술, 판소리 특기자도 이 제도의 수혜자가 됩니다.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로 활동 중인 김기민은 국제 콩쿠르 대회 대상으로 병역 혜택을 받았고, 피아니스트 임윤찬 또한 2019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만 15살 나이로 최연소 우승을 해서 병역 의무를 면제받았습니다.

최근 로잔발레콩쿠르에서 한국 남자 무용수 최초로 우승한 박윤재의 경우는 로잔콩쿠르가 대상 예술 대회에서 제외된 터라 병역특례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병무청은 병역 특례 대상 예술 대회를 점점 축소해 가고 있습니다.

저출생 시대에 병역특례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예체능의 경우 입대가 곧 경력 단절과 직결될 수 있습니다. 군 복무를 하면서 예체능 특기를 이어갈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스포츠만 하더라도 국군체육부대(상무)가 있다고 하지만 없는 종목이 훨씬 많습니다.

겨울 종목으로는 유일하게 바이애슬론만 있을 뿐입니다. 야구, 축구, 배구, 농구 등 메이저 스포츠 선수가 아닌 비인기, 비인지 종목 선수의 경우는 입대가 곧 선수 생활의 종말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병역특례 제도의 보완은 필요해 보입니다. 한국 다이빙 일인자인 우하람은 항저우아시안게임(2023년 개최)까지 메달을 10개나 획득했지만 병역특례 혜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세계 최강 중국의 벽에 막혀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메달 색깔이 아닌 국제 대회 참여 횟수와 성적에 비례해 포인트 누적제로 병역 혜택을 줘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지금과 같은 제도 아래에서는 축구 월드컵이나 세계야구클래식(WBC)에서 우승해도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국위 선양과 문화 창달'이라는 원래 취지에 가장 부합했던 BTS가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한 것도 형평성에는 어긋나 보입니다. 70년대 만들어진 법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게 문제겠지요.

그나저나 다음 겨울아시안게임(2029년)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에서 열립니다. 네, 그 사우디아라비아 맞습니다. 사막의 나라에서 겨울아시안게임이 어떻게 펼쳐질지 벌써 궁금하지 않나요? 그 전에 2026년 2월 이탈리아에서 겨울올림픽이 열리니까 이 대회도 관심 많이 가져주세요. 그럼, 이만 총총.

1. "고양이에 생선 맡긴 악법"🔗

원전 10기가 들어선 곳에 핵폐기물 쓰레기장도 같이 지어질 수 있게 됐습니다. 전세계 최대 원전 단지인 경북 울진군 이야긴데요. 통과를 앞둔 이 법 때문입니다.

2. 등록금, 너마저?🔗

비싼 월세 때문에 학교에서 먼 원룸에 살고, 점심은 거르거나 학식을 먹는 것. 고물가시대를 사는 대학생의 모습인데요. 등록금마저 오르며 더 힘들게 됐습니다.

3. 김연경의 라스트댄스🔗

올 시즌이 끝나면 제2의 인생을 살겠다고 밝힌 레전드 김연경 선수가 프로배구 최초로 은퇴 투어를 엽니다. 앞으로 7경기 남았는데요. '식빵 언니'의 마지막을 응원하고픈 분들, 일정과 장소 확인하세요.

4. #OOTD#독서실룩#스카룩🔗

3월을 앞둔 학생들은 쇼핑몰에서 '독서실룩'인 후드집업·맨투맨을 많이 찾는다는데요. '개강룩'으론 공대생 패션으로 놀림받았던 이 옷이 다시 인기라고 합니다.

5. 빽한 빽햄🔗

업계 1위인 스팸보다 비싸면서 돼지고기 함량은 낮아 비판을 받았던 '백종원표' 빽햄이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논란이 계속되자 공식 온라인몰 상품 목록에서 안 보이게 뺀 건데요. 빽햄은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요?

AP 연합뉴스

살얼음 홍수의 원인

아침에 깨어보니 집이 살얼음 낀 물에 잠겨있다면 어떨까요?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남서부 주민 이야긴데요. 17일(현지시각) 새벽 한파로 지역 상수도관이 터져 홍수가 난 겁니다. 때아닌 물벼락에 주민들은 한겨울에 구조보트를 타야 했는데요. 다행히 지금은 대부분 복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