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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적하게 보기   Ι   구독하기 2025. 2. 20. 목요일 저는 듣기 좋은 말을 하기로는 어디가서 뒤지지 않습니다. 일화를 하나 말씀드리자면, 대학생 때 가던 단골 식당이 있었는데요. 제가 가장 자주 먹던 메뉴는 닭갈비 덮밥이었어요. 어느날 사장님이 맛있는 김가루가 있다며 밥에 잔뜩 얹어주셨습니다. 사실 그렇게 맛있진 않았지만 뿌듯해 하시는 사장님의 표정에 "훨씬 맛이 좋다"며 밥그릇을 싹싹 비웠습니다. 제가 너무 호들갑을 떨었는지 한동안 그 집에서 닭갈비 덮밥을 시키면 김가루가 시커멓게 덮인 버전을 먹어야 했습니다. '마음에도 없는 말을 웬만하면 하지 말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날 이후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다지 고맙지 않은 일에도 고맙다고 하고, 누군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사람을 만나도 최대한 반갑게 인사합니다. 식당 사장님이 '음식이 입맛에 맞으시냐'고 물으면 어김없이 맛있다고 말합니다. 기사를 쓸 때는 무엇인가를 꾸짖기 바쁘고 가까운 사람들에겐 무뚝뚝한데, 사회적 자아는 너무나도 착한 척을 하며 사는 것 같습니다. 듣기 좋은 빈말을 적당히 하자며 스스로에게 말하던 제가 며칠 전 작은 사건을 계기로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지난 주말, 약속에 늦어 집 앞으로 택시를 불렀는데요. 늑장을 부리다 택시에도 늦었습니다. 역시 기사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택시를 부른 곳이 정차하기 어려운 장소라 30초 만에 가겠다고 다급한 목소리로 말을 했는데요. 돌아온 답이 뜻밖이었습니다. "뛰면 넘어지니까 뛰지 말고 조심히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투박한 목소리에 무뚝뚝한 말투라 잘못 들은 줄 알았는데, 택시에 타고도 덕담이 계속 됐습니다. "뛰지 않아도 되는데 이왕 달렸으니 운동한 셈 치자"고 하는가 하면, 신호에 한번도 걸리지 않자 "손님 오늘 운이 좋은가보다. 좋은 일이 많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약속 장소로 가는 15분 남짓한 시간 동안 좋은 말을 실컷 들으니, 그 자체로 행운이 깃든 날인 듯 했습니다. 말은 형체도 없고 한 귀로 흘릴 수 있는 것 같지만 생각보다 강력한 것 같습니다. 지나가듯 한 말이 누군가의 하루의 기분을 좋게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겠지요. 그래서 오늘 레터도 덕담으로 써서 마무리지어볼까 합니다. jks님! 출근 길 신호에 한번도 걸리지 않는 날 되시고 점심 시간에 우연히 들어간 카페에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맛보시길, 오늘은 퇴근 시간보다 적어도 10분 정도 일이 일찍 마무리되시길 바라겠습니다! 1. 내가 보수당을 뽑았다니…🔗 민주당은 분배·노동존중 같은 진보적 가치를 지향해왔는데요. 이재명 대표는 '원래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해요. 민주당의 정체성은 뭘까요, 아니, 뭐여야 할까요?  2. 이 사람을 기억하십니까🔗   2022년 0.3평 철제감옥에서 31일을 버틴 하청업체 용접공 유최안씨. 잊을 수가 없는 모습이죠. 그와 함께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한 혐의로 기소된 노동자 22명 모두 실형을 피했는데요. 1심 법원 판단은 이랬습니다. 3. 간첩 잡는 캡틴 아메리카🔗 극우 시위에 자주 나타나는 자칭 '캡틴 아메리카'입니다. '선거연수원 중국인 간첩 99명 체포' 같은 가짜뉴스 생산도 거들었다는데요. 그가 불러주는대로 기사를 썼단 스카이데일리 기자는 출국금지됐습니다.(연합뉴스) 4. 햇반 데우는 괌🔗 괌 미군기지에 햇반, 만두, 떡볶이가 상륙했습니다. CJ제일제당이 간편식을 즐기는 미군에게 K-푸드를 팔기 시작한 건데요. 다음은 하와이와 일본을 공략한대요.  5. 다시 심판하는 10·26🔗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당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재판이 다시 시작됩니다. 45년 만인데요. 재심 사유는 수사관의 가혹한 구타와 고문입니다. AP 연합뉴스 [Wanted] 모기 물통 안, 꿈틀거리는 생명체는 모기 유충입니다. 19일(현지시각) 필리핀 만달루용시에 사는 주민이 잡은 건데요. 전염병인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나 유충을 잡으면 정부로부터 5마리당 1필리핀페소(약 25원)의 현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가장 붐빈 3월28일  지난해 서울 지하철 273개역 중 가장 많은 승객이 이용한 곳은 2호선 잠실역이었습니다. 하루 평균 15만6177명이 타고 내렸는데요. 1년 365일 중 승객이 가장 많았던 날은 '3월28일 목요일'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기사보기 난민인권네트워크 이렇게 8개월 살았다 기독교 국가 에티오피아에서 '암하라 정교회'를 믿는단 이유로 박해받던 20대 청년이 있습니다. 그는 내전을 피해 한국에 왔지만, 인천공항 출국대기실에 8개월이나 갇혀있어야 했는데요. 그곳 생활이 어땠냐면요.👉기사보기 그중에서도 정치인이 '갑'이다. 어디서든 검색 가능한 정치인의 말은 허위 정보에 신뢰라는 딱지를 붙여준다. 정치인의 눈과 귀로 들어갔다가 그의 입과 손가락을 통해 다시 나온 허위 정보는 이를 파는 유튜버와 따옴표 언론 종사자에게 장사가 되는 아이템으로 변모한다. 👉[세상읽기] 허위 조작 정보 먹이사슬과 정치인 공유하기게시하기웹에서 보기 jks님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Ι   지난 레터 보기 한겨레 daily@hani.co.kr 서울시 마포구 효창목길 6 1566-9595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