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어선의 SOS

2월 14, 2025

2025. 2. 14. 금요일

지난주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과 막걸리를 한잔 마실 기회가 있었습니다. 류혁 전 감찰관은 12월3일 내란의 밤, 회의에 참석하라는 장관 호출에 법무부로 향한 뒤 "혹시 계엄 선포와 관련한 회의냐" 묻고는 "맞다"는 답을 듣자, 그 자리에서 사표를 던지고 공직에서 물러난 인물입니다.

저는 계엄 선포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 가운데 오직 류혁 전 감찰관만이 공직자로서 도리를 다한 분이라 생각합니다. 계엄에 반대했다는 몇 명의 국무위원, 몇 명의 대통령실 참모가 있었다지만 한덕수 총리가 스스로 국회에서 말했듯 "이제 와서 생각하면 바짓가랑이라도 붙들었어야 했던 것 같다"는 면피의 논리에 불과하다는 생각입니다.

만에 하나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에 성공했다면, 그들은 그저 달라진 환경에 적응해 또 다른 통치의 도구로 움직였을 겁니다. 정치인과 언론인을 체포하고, 저희 회사에 전기와 수도도 예정대로 끊었겠죠.

계엄에 반대하는 시민들도 마구잡이로 잡아들였을지 모릅니다. 계엄 선포 전에도 명백한 위헌·위법을 가로막지 못했던 이들이, 엄혹한 계엄 치하에 권력자의 잘못을 바로잡을 리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그저 자신은 최선을 다해 막으려 했다는 알리바이가 필요했을 뿐이겠지요.

물론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저 상황에 나였다면' 하는 상상을 자주 하는 편인데, 갑작스런 비상사태로 경황이 없는 와중에 직을 던진다는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을 듯합니다. 어떤 마음이었는지 묻는 질문에 류 전 감찰관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언제 그만둬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마침 잘됐죠"라더니, "미치광이의 미친 놀음에 동참할 생각은 없었다"는 말만 하더군요.

홀가분하게 외국 여행이라도 다녀오셨느냐는 질문에도 "집에 12살 어르신 강아지가 있어서"라며 웃기만 해서, 그저 존경의 마음을 담아 빈 잔을 채우는 일에만 열중했습니다.

그렇게 한참 음주에 열중하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 한 손님이 류 전 감찰관을 알아봤는지 인사를 하러 오더군요. "계엄 이후로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았었어요. 두렵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그래도 감찰관님 같은 분이 계셔서 정말로 위로받는 느낌이었어요. 고맙습니다." 감정이 고양됐는지 약간 울먹이는 듯 말하는데, 왜인지 저도 같이 마음이 뭉클하더군요.

계엄의 밤 이후 마음에 남은 상처들은 이렇게 좋은 사람들 곁에서 조금씩 치유되어 가겠지요. 큰 눈이 내려 택시도 잡히지 않는 험난한 귀갓길이었지만 내내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1. 어선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

어제 전북 왕등도 바다 위 배에서 불이 나 7명이 실종됐습니다. 올해 들어 벌써 7번째 어선 사곤데요. 어민들은 기후변화 말고도 원인이 더 있다고 합니다.

2. "제2의 ○○이는 없어야 한다"🔗

김하늘양 사고로 하늘이법이 논의되고 있죠. 민식이법, 하준이법, 정인이법처럼 피해자 이름을 딴 법안은 국회 문턱을 빨리 넘을 수 있는데요. 걱정도 있습니다.

3. 손 닿는 곳에 두세요🔗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의 유력한 원인으로 추정되는 보조배터리의 기내 반입 규정이 바뀝니다. 선반에 넣으면 안 되고 승객이 갖고 있어야 하는데요. 전자담배도 마찬가집니다.

4. 오늘은 '스캠주의' 데이🔗

AI가 만든 가짜 인물이 사랑하는 척 돈을 뜯는 로맨스 스캠 범죄가 늘고 있습니다. 오늘 같은 밸런타인데이는 특히 위험한데요. SNS 기업이 단속에 나섰습니다.

5. 4천만의 선택🔗

코로나19로 크게 줄었던 국립공원 탐방객 수가 지난해 4천만명대를 회복했습니다. 5년 만인데요. 산 중에선 700만명이 다녀간 북한산이 1위였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탐방로는 '계룡산 수통골'인데요. 이곳의 비결은요.

AP 연합뉴스

동전에 구멍나겠어요

지난 11일(현지시각) 영국 조폐국 감독관이 돋보기로 손바닥만 한 동전을 뚫어져라 보고 있습니다. '트라이얼 오브 더 픽스'(Trial of the Pyx)라는 절차로 동전이 기준에 맞게 만들어졌는지 확인하는 거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통화는 물론 사진 속 동전 같은 한정판 기념주화도 같이 본다네요.

재난문자 90자→157자

대책이나 행동요령은 없어 '어쩌라고?' 싶었던 재난문자가 길어집니다. 필요한 내용을 더 담기 위해 현행 90자에서 157자로 늘리는데요. 같은 내용의 문자를 여러 번 보냈던 문제도 해결한다네요.👉기사보기

다일공동체

밥퍼를 지켜주세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밥퍼나눔운동본부(밥퍼)에선 매일 노인과 노숙자에게 무료로 한 끼를 대접합니다. 앞치마를 두른 최일도 목사가 37년째 운영 중인데요. 구청이 밥퍼의 건물 증축을 문제 삼으면서, 철거 위기에 놓였다고 합니다.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요?👉기사보기

다음 질문에 답해 보시라. '아버지'의 반대말은? '홀수'의 반대말은? '주다'의 반대말은? 잘했다. 이런 질문은 어떤가? '하늘'의 반대말은? 금방 답이 떠올랐는가. 혹시 '땅'? 둘은 어떤 이유로 서로 정반대의 뜻을 갖는 것으로 우리 머릿속에 박혀 있는 걸까. '물'의 반대말은? 혹시 '불'? 물과 불의 어떤 점 때문에 한쪽의 반대편이 자동으로 떠오르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