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오늘은 꺼지길

3월 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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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3. 27. 목요일

'아, 입조심할 걸.'

무섭게 번지는 산불 영상을 바라보며 생각했습니다. 지난주 산림청 퇴직 공무원을 만난 자리에서 '산불' 이야기를 꺼냈던 것마저 괜히 후회될 만큼, 이번 경북·경남 산불의 기세는 너무 무섭습니다.

"왜 대형 산불은 동해안을 따라 나는 것이냐?"는 천진한 질문에 그 공무원은 "양간지풍"을 설명했습니다. '강원도 영동 지방의 양양과 간성 사이에서 부는 바람'이란 뜻의 양간지풍은 분철 이동성 고기압에 의해 영서에서 영동 쪽으로 부는 서풍을 말합니다. 그분은 "동해안 봄바람은 사람도 쓰러트릴 정도"라며 "건조한 계절 산불이 그 바람을 만나면 속수무책"이라고 했습니다.

그분은 '소나무' 이야기도 했습니다. 소나무에는 휘발성 성분이 많아 활엽수에 비해 불이 잘 붙고 쉽게 꺼지지 않는데, 우리나라엔 소나무가 많아 산불에 취약하다는 설명이었죠. 불과 일주일 전에 잡담처럼 나눈 대형 산불 걱정이 당장 현실이 돼 '양간지풍'과 '소나무' 이야기를 이렇게 하게 될지 누가 알았을까요?

예전 산불 현장에서 만난 산림청 직원은 제게 "산불은 산 아래 민가 화재와는 차원이 다르다. 도깨비불처럼 불씨가 사방으로 날아다니기 때문에 불길이 멀게 보이다가도 순식간에 불길 안에 갇힐 수 있다. 그래서 소방관도 산속으론 들어가지 못하고, 산 밑 민가에 난 불만 끈다. 그만큼 산불은 정말 무섭다. 그러니 혹시 산불 현장을 취재해야 한다면, 절대 불 쪽으론 접근도 하지 말고 반대 방향으로 도망가라. 취재고 뭐고 당신 목숨이 더 중요하다"며 겁을 줬습니다. 의욕에 넘쳐 불이 번지는 산 쪽으로 가보겠다는 저를 단호하게 말리며 한 말이었습니다.

한겨레 전국부 기자들도 산불이 크게 번진 경북·경남 현장에서 며칠째 고군분투 중입니다. 화마가 할퀴고 간 자리에서 숨진 채 발견된 주민들, 산불 진화 중 헬기 추락으로 숨진 조종사 소식을 보며 "크게 번진 산불은 비 와야 꺼진다. 아니면 모든 걸 다 태운 뒤에야 끝이 난다"던 산림청 퇴직 공무원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제발 오늘 꼭 비가 오길, 이번 만큼은 기상청의 예보가 꼭 들어맞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공동취재단

1. 조기대선 vs 최종판결, 순서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거짓말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대표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1심 판결이 뒤집힌 건데요. 아직 5개의 재판이 더 남아있습니다.

2. 압도적 재산 1위🔗

행정안전부엔 이북5도위원회가 있습니다. 황해도 같은 북쪽 5개 지역을 대표하는 도지사 5명으로 구성되는데요. 실향민 출신인 평안북도지사의 재산이 전체 공직자 중 가장 많았습니다. 얼마냐면요.

3. "M7에 인생 걸래?"…한은의 경고🔗

테슬라나 엔비디아 같은 미국 대형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에 투자하고 계신가요? 한국은행이 제발 M7에 모든 걸 걸진 말라는데요. 2022년처럼 될 수 있대요.

4. 사랑하니까 사장해🔗

EBS 새 사장에 아나운서 출신 신동호씨가 임명됐습니다. 그를 뽑은 건 MBC 선배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인데요. 둘이 얼마나 각별했는지, 국민의힘에서 활동한 이력마저 비슷합니다.

5. 성추행 벌주잔 5명이 없다니🔗

또 국민의힘 얘깁니다. 대전시의회를 장악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똘똘 뭉쳤습니다. 여성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동료를 구하기 위해선데요. 결국 해냈습니다.

나사

비를 내려주세요

22일(현지시각)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구관측위성으로 촬영한 한반도입니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두 곳은 지금도 불타고 있는 경북 의성과 경남 산청인데요. 산불을 끄려다 추락한 산림청 헬기 조종사를 비롯해 모두 26명이 숨졌습니다. 불길을 잡을 길이 없다는 게 절망적입니다.👉기사보기

휴가 사용률 79.3%

노동자가 5명이 안 되는 작은 사업체의 휴가 사용률이 79.3%로, 전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연간 발생한 휴가 10개 중 8개를 실제 썼다는 뜻인데요. 대기업보다도 잘 쉬고 있는 거냐고요? 정반대입니다.👉기사보기

'패스트 뮤직'은 이곳

예쁜 접시에 먹음직스럽게 올라간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지죠. 음악도 마지막 작업인 '마스터링'이 완성도를 결정한다는데요. 몇초 만에 완벽한 마스터링 음원이 만들어지는 서울 성수동의 작업실에 다녀왔습니다.👉기사보기

가장 큰 문제는 '멀티플라잉'과 같은 단어를 공들여 '자식'으로 번역해가며 방송을 내보내는 제작사나 방송사에 있습니다. 이번 나는 솔로에서도 제작진은 여성을 도구적으로 대하고, 사람을 나이로 차별하는 광수의 말을 편집하기는커녕 "출산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라거나 "끝없는 성장을 꿈꾸는 마음"으로 포장했습니다.

👉[뉴스룸에서] 솔로가 아니라서 다행

봄 옷 꺼내셨죠? 낡거나 유행 지난 겨울 옷은 어떻게 하셨나요? 환경을 생각해 헌 옷 수거함에 넣었다고요? 우리가 버린 옷을 따라 인도와 타이에 다녀온 기자를 만나 패션 쓰레기에 대해 얘기 나눠요. UN 기후행동 친선대사이자 제로웨이트샵 운영자인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와 일상 속 친환경 실천법도 공유하고요~

휘클리 심화반_13강

👚1교시: 줄리안 퀸타르트 특강(6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