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쇳물 쓰지 마라

3월 17, 2025

2025. 3. 17. 월요일

jks님은 게임 좋아하시나요? 젊은 세대를 이해하고 싶다면 게임을 해보라고 권하던데요, 게임의 여러 특징 가운데 제가 요즘 주목하는 건, '즉각적인 보상'입니다. 내가 들인 시간과 비용은 즉시 점수화되어 나의 아바타를 '레벨 업' 시켜주지요.

하지만 인생이라는 실전에서야 어디 그런가요? 노력하고도 그 땀이 가시적인 결과로 이어지기까지의 불확실성을 견뎌야 하는데 경험이 부족할수록 인내하기 어려운 시간인데요, 새 학기를 맞은 우리 집 아이가 딱 그런 상황입니다. '나름' 방학 동안 노력했는데 딱히 달라진 게 없는 듯 느껴지는 까닭입니다.

그래서 온갖 비유를 궁리해 아이에게 설명합니다. "누군가 운전을 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간다고 생각해 봐. 목적지는 부산인데, 가다 보면 표지판에 상주도 나오고 대구도 보이거든? 그걸 보면 불안할 수도 있지. 내가 잘못 가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럴 땐 잠시 멈춰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잘 입력했는지 확인해 보고, 그냥 계속 가보는 수밖에 없어. 그렇게 목적지에 도착하는 경험을 해봐야 알게 될 거야. 이 길이 맞았구나."

요즘에는 그 이야기를 저 자신에게도 해줍니다. 봄은 성큼 다가왔는데, 지난겨울 우리 사회를 강타한 12·3 내란사태는 좀처럼 갈무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온 국민이 실시간으로 지켜본 증인인데도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들을 듣고 있어야 할 때, 예상보다 선고일이 늦어질 때 '설마'하는 조바심이 듭니다. '선고'가 끝도 아니지요. 점점 더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과 이어질 조기 대선에 생각이 이르면 '갈 길이 멀구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함께 광장을 채웠던 뜨거운 이야기들을 기억함으로써, 우리가 지켜야 할 이 땅의 민주주의에 대해 더욱 명확히 그려보는 일은 소중한 이정표가 되어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12·3 내란사태 중 한겨레가 갈무리한 현장의 기록과 기억할 만한 문장들을 모아 필사 책을 만들었습니다.

지난번 레터에서 이 사건을 역사의 한장으로 일단락하게 될 때 '그 많은 말들을 걸러내어 시민이 지켜낸 민주주의의 '기록'으로 묶어낸다면 어떨까?'하는 상상을 구체화해 가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바로 그 책입니다. 마음이 통하는 독자님들께 반가운 소식이길 바라며,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관심 있으시면 '내가 쓰는 필사적 민주주의'를 눌러주세요.)

물론 우리 H:730 구독자님들을 위한 책 선물도 준비했어요. 이번 주 수요일 정오까지 혹독한 겨울을 견뎌낸 서로에 대한 응원 한마디를 보내주신 독자님 중 두 분을 뽑아 드리겠습니다. 발표는 목요일 아침에 할게요. 함께 마음 나눠주셔서 늘 고맙습니다.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UPI 연합뉴스

1. 민감한 미국, 둔감한 한국🔗

비상계엄 이후 미국이 북한·중국·시리아가 들어있는 '민감국가' 명단에 한국을 추가했습니다. 한국 정부도 이 사실을 두달간 몰랐다는데요. 뭐가 달라지냐면요.

2. #BOYCOTTUNDER15🔗

8살~15살 여성 59명이 경쟁하는 MBN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피프틴'이 곧 방송되는데요. 9살 출연자 5명도 성인처럼 화장하고 옷을 입는다고 해요. 정말 어디까지 가려는 걸까요?

3. 100도 쇳물로 떨어진 인턴🔗

현대제철은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들고, 남은 찌꺼기를 용기에 담아두는데요. 29살 인턴이 12m 아래 뜨거운 용기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안전 줄은 없었습니다.

4. 외우세요, 이 번호🔗

010-3570-8242, 대검찰청 '찐센터' 전화번호입니다. 국외 거주하고 있는데 '대검 마약과 검사'로부터 연락이 왔다면, 여기로 전화하세요. 진짜인지 확인해준대요.

5. "쉬고 싶다며 울부짖는 중"🔗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 땐 서울청 기동대가 질서유지를 맡는데요. 1월에만 170시간의 초과근무를 한 경찰의 처절한 하소연, 직접 들어보세요.

AP 연합뉴스

추격하는 놈

비포장길을 달리는 자동자 경주대회가 아닙니다. 15일(현지시각) 멕시코와 국경을 맞댄 미국 애리조나주 노갈레스 지역으로 국토안보부 직원들이 점검을 나온 건데요. 맨 앞을 달리고 있는 운전자가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추방정책에 앞장서고 있는 크리스티 놈 장관입니다.

뒷광고 2만2011건

경제적 대가를 받은 사실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홍보게시물을 뒷광고라고 하죠. 지난해 SNS에 올라온 이런 게시물 2만2011건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는데요. 이 플랫폼에 뒷광고가 가장 많았습니다.👉기사보기

이땐 가로, 이땐 세로

'내 스마트폰은 최신 기종인데, 내가 찍은 사진은 왜 별로일까?' 이런 고민한 적 있으신가요? 망한 사진의 열에 아홉은 원인이 구도에 있다는데요. 사진가가 쉽게 구도 잡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자, 카메라 설정에서 '격자' 표시부터 켜세요.👉기사보기

살다 보면 그럴 때가 있다. 작지만 선명하게 매달린 표지를 보면서도 그 길을 의심하게 되는 때. 끝내 고집스럽게 저기가 길이라고 믿고 싶던 곳도 있었다. 그래도 언제나 나보다 앞서 걸은 누군가는 이리로 가야 한다고, 이래 보여도 여기가 길이라고, 작은 리본을 매달아 놓는다.

👉[서울 말고] 생각보다 긴 싸움일지 몰라

봄 옷 꺼내셨죠? 낡거나 유행 지난 겨울 옷은 어떻게 하셨나요? 환경을 생각해 헌 옷 수거함에 넣었다고요? 우리가 버린 옷을 따라 인도와 타이에 다녀온 기자를 만나 패션 쓰레기에 대해 얘기 나눠요. UN 기후행동 친선대사이자 제로웨이트샵 운영자인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와 일상 속 친환경 실천법도 공유하고요~

휘클리 심화반_13강

👚1교시: 줄리안 퀸타르트 특강(6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