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루마불

🎯중국의 부루마불_바다편

3월 28, 2025

2025. 3. 28. 금요일

탐사기획팀에 근무하던 2023년, 소방관 기획을 하면서 고령의 소방관 열 다섯분을 취재한 적이 있습니다. 재난의 선두에 서는 그분들의 노고를 항상 감사하고 있다고 여겨왔지만, 사실 자세한 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던 취재입니다.

그분들은 잠을 잘 못 주무신다고 했습니다. 악몽을 꾸거나 '불이야' 하고 깨는 일은 다반사고, 현장에서 미처 구조하지 못한 망자들의 얼굴이 떠오르게 되면 그때부턴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매일 두 시간밖에 못 자다 보면 깨어있는 시간도 병들고, 부족한 수면과 억눌린 감정들은 우울증과 분노조절장애로 번지기도 합니다.

근골격계가 성치 못한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불을 끄는 일보다 빈번한 업무는 드러누운 사람을 실어서 병원으로 이송하는 일입니다. 산악구조 일을 하면 산 위에서부터, 한강에 투신한 사람이 있다면 물속에서 그들을 이고지고 나와야 해요. 허리에 디스크가 오고 다리 인대가 늘어나고 때론 골절상을 입으며 젊은 날들을 보내고 나면, 은퇴 즈음에는 남들 다 한다는 등산조차 즐길 수 없는 몸 상태가 되지요.

가장 많은 건 소음성 난청입니다. 출동을 독촉하는 소방서 내부 경고음부터 요란한 사이렌까지. 헬기를 타는 항공구조대 업무도 하게 되면 귀는 필연적으로 기능을 잃습니다. 인터뷰한 어떤 분은 30년을 넘게 일했지만 아픈 데가 한 군데도 없다고 자신하더니, 막 기억났다는 듯이 "아 오른쪽 귀는 안 들린 지 좀 됐어요"라고 하시더라구요.

오래 묵은 질병들이 몸에 퍼지는 일도 다반사죠. 폐암과 백혈병의 발병률은 너무 높아요. 화재 현장에서 유해물질을 흡입하는 건 아무리 장비를 탄탄하게 착용해도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저녁에 집에 들어와서 샤워하면 귀에서 까만 물이 나온다고 해요. 그나마 폐암처럼 선례가 많은 질병에 걸리면 공무상 재해를 인정받기나 쉽지, 희귀성 질병에 걸리면 영락없이 강제 휴직 처리입니다.

그렇게 일을 해도 현장에서 쌍욕을 먹는 일이 허다하다네요. 구급대원들이 현장에서 피구조자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하는 일은 이미 유명한 일이고, 화재 현장에서는 '안에 아직 사람 있는데 안 들어가고 뭐하냐'고 험악한 발언을 듣는 일이 잦습니다.

실제로 소방관들이 순직한 사건 다수는, 화염이 공간을 뒤덮었다고 판단해 일단 바깥으로 나온 소방관들이 주민들로부터 욕설을 듣고 다시 재진입한 사례라고 해요. 민원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공무원의 현실이, 소방공무원의 경우에는 손쉽게 목숨까지 앗아가게 되는 겁니다.

그럼에도 마음을 울렸던 건, 여전히 자부심과 사명감이 깃든 그분들의 목소리였습니다. 예순을 앞두고 암에 걸린 한 소방관은 "제복을 입으면 왜 그런지 몰라도 알 수 없는 힘이 솟는다. 지금도 출동하면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멋쩍게 웃으셨어요.

또 다른 소방관은 끔찍한 현장에 PTSD에 시달리고도 공무상 재해 신청에서 불승인을 받았지만, "자랑스러운 일을 하는 거니까 사람들이 소방관을 너무 불쌍하게 생각하지는 않게 기사를 써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계속되는 산불 사태에 뛰어드신 구조대원들을 비추는 뉴스를 보며, 2년 전 취재했던 분들의 기억이 머리 한구석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레터를 써야겠다 싶어 막 자리에 앉았는데, 너무나 반가운 경북 의성의 비 소식이 들려 다행스러운 마음입니다. 고생하고 계실 의성 주민분들과 더불어 현장에서 애쓰고 계실 소방관분들께 힘이 되는 비가 더 많이 오래오래 내려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연합뉴스

1. 수상한 연어 양식장🔗

한중이 공동 관리하는 서해에 갖다 둔 구조물입니다. 중국이 연어 양식장이라며 일방적으로 설치한 건데요. 불법은 아니지만, 두고 볼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2. 화마에 뛰어든 초단기노동자🔗

대형 산불에 투입된 예방진화대원 얘깁니다. 정규직으로 선발된 특수진화대원과 달리, 이들은 최저임금을 받으며 6개월 단기로 일하는데요. 평균 61살인 이들의 하루, 고되도 너무 고됩니다.(연합뉴스)

3. 파면 미루면 파업🔗

어제 전국에서 인턴부터 사장까지 총파업에 나섰죠. 대통령 파면을 미루는 헌재에 경고를 보내는 건데요. 일상을 위해 일을 멈춘 시민을 거리에서 만났습니다.

4. 이거 보이면 잡지 마세요🔗

jks님 계곡에서 다슬기 잡아본 적 있으신가요? 염주알다슬기는 주의하셔야 하는데요. 잡으면 벌금을 내야 하는 멸종위기종이기 때문입니다. 일반 다슬기와 어떻게 구별하냐면요.

5. 복학생 된 의대생🔗

의대 증원에 반발해 휴학하고 학교를 떠난 서울대·연세대 의대생이 돌아옵니다. 일단 학기 등록을 하고 투쟁하겠단 건데요. 학교의 초강수 때문입니다.

AP 연합뉴스

런던을 쌓다

시계탑 빅벤과 관람차 런던아이, 타워브리지, 템스강까지. 영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한 곳에 모였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요? 26일(현지시각) 영국 윈저에 문을 연 레고랜드인데요. 영국의 축소판을 만드는 데 무려 200만개 레고 부품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청소년 신체활동률 13.4%

하루 1시간씩, 일주일에 5일 이상 숨이 찰 정도의 신체활동을 한 중·고등학생의 비율입니다. 미국 학생(46.3%)과 비교하면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데요. 남학생과 여학생의 차이가 컸습니다.👉기사보기

천재 보노보를 기리며

세상에서 가장 영리한 동물이라 불리던 보노보 칸지가 44살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람과 영어로 의사소통도 하고,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플레이하며 최종 보스를 물리치기도 해 화제가 됐는데요. 칸지가 생전 남긴 업적을 돌아봤습니다.👉기사보기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되돌이표'보다 '도로 돌아가라'는 뜻으로 '도돌이표'란 말을 굳이 떠올렸으니 말맛을 살리려는 노력이 가상하다. 우스갯소리로 '되돌 되돌 되돌이'라 하면 뻑뻑하지만, '도돌 도돌 도돌이'는 발랄하다. 아이들도 도돌이표가 있는 노래를 좋아한다. '신나는 노래를 끝내지 않고 다시 돌아가서 부를 수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