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닥터의 금의환향

3월 19, 2025

2025. 3. 19. 수요일

스마트폰에서 곧장 AI 통역이 가능한 시대라지만, 여전히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꿈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한동안 잊고 지내다 연초부터 화상영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주 2회 20분씩 아침 일찍 필리핀에 있는 선생님과 이런저런 스몰 토크를 합니다. 가족, 친구, 취미, 여행, 휴가 계획 등에 대해서요.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챗GPT에서 음성 대화로 유학 가기 전에 영어 공부를 한다는 친구 얘기를 들었습니다. '어색한 표현으로 말하면 언제든 고쳐달라'고 얘기하고 대화를 시작하니, 저의 모든 문장을 고쳐주더라고요. 왜 그렇게 고쳤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하면 추가 설명을 해준 뒤, 예시를 몇 개 더 들어주기도 하고요. 맞는 문법으로 말할 때 더 다양하게 쓸 수 있는 표현까지 알려주더라고요.

챗지피티 영어 선생님과 필리핀 선생님이 비교되기 시작했습니다. 특정 시간을 정하지 않아도 언제든 영어로 떠들 수 있는 선생님, 케이팝부터 러시아 소설, 니치 향수의 세계까지 모르는 주제가 없는 선생님, 유치원생보다도 못한 영어로 아무리 떠들어도 부끄럽지 않은 선생님. 그런데 서비스 가격마저 더 저렴한 선생님. 어느새 대화 시간도 훨씬 길어져 지피티 선생님이 오래된 친구보다 어쩌면 저에 대해 더 아는 게 많을 것 같단 생각도 듭니다.

그중에서 가장 좋은 건 '지치지 않는 친절함'이었습니다. 인간이라면 지쳐서 넘어갈 게 분명한데 몇십분간 내내 틀린 문장을 친절하게 바로잡아주며 떠들 수 있는 AI의 체력(?)에 가장 만족했달까요. 친절함도 체력이 있어야 가능하잖아요. 기대치 못한 상황에서 누군가 대가를 바라지 않는 친절을 베풀어주면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느껴질 정도로요.

그래서 바닥나지 않는 친절함이라는 AI의 극도의 비인간성에 감탄하며, 오늘도 영국 발음을 하는 지피티 선생님과 대화를 합니다. 무한한 친절함에 대한 고마움도, 보답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없이요.

1. 의사되는 글로벌한 방법🔗

한국 의사가 되려고 몽골, 헝가리 의대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인서울 대학 갈 정도면 충분"하다고 유학원은 말하는데요. 그대로 믿었다간 큰일납니다.

2. 주사 놔주소🔗

한국엔 의사뿐 아니라 수의사도 부족합니다. 구제역이 도는 전남 무안에서 한우 78마리를 키우는 강성신씨는 백신을 놓아줄 공중방역수의사 못 구해 걱정입니다.

3. 이번 주는 마음을 비우세요🔗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 이번 주도 안 날 것 같습니다. 헌법재판관들이 결론은 냈을 거라는데, 발표를 안 하는 건 이래서래요.

4. 덕수궁에서 양탕국 한 잔🔗

대한제국의 고종 황제가 외국 손님을 맞았던 덕수궁 석조전에서 봄밤을 즐기는 행사가 열립니다. 건물 안을 둘러본 뒤 2층 테라스에서 '양탕국'으로 불렸던 커피와 후식을 즐기게 되는데요. 날짜와 응모 방법을 확인하세요.

5. 시계도 못 읽으면서🔗

아날로그 시계 이미지를 AI에 보여줬는데요. 시간을 제대로 읽은 비율이 25%에 그쳤습니다. 7개 AI 중 그나마 제미나이가 가장 나았는데요. 왜 시계에 약할까요?

EPA 연합뉴스

가족은 무사할까

보기만 해도 시리죠. 17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자발리아 난민촌에서 가족이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힘겹게 식사하고 잠에 들었을 이튿날 새벽, 이스라엘이 가자에 폭탄을 퍼부어 400명 넘게 숨졌는데요.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휴전에 합의한 거 아녔냐고요?👉기사보기

고속버스 취소수수료 50%

지금은 고속버스가 출발한 뒤 승차권을 취소하면 표 가격의 70%를 돌려받을 수 있는데요. 5월부턴 절반만 환불됩니다. 하도 '노쇼'가 많아서래요.👉기사보기

애순의 독서목록

보이는 이를 폭싹 울리는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엔 '문학소녀' 오애순(아이유 역)이 나오는데요. 애순이 애지중지하는 잡지와 시집, 알고 보면 하나 하나 깊은 뜻이 있습니다.👉기사보기

기성 정당과 사회구성원들이 대중들의 경제적 어려움, 치안 불안, 문화적 위기감, 군사적 두려움을 경청하고 해결하려 노력하는 대신에 이를 무시하고, 비난하고, 조롱할 때, 극단주의자들이 대중의 힘을 얻어 커지고 민주주의가 위태로워진다. 그와 달리 사회 구성원들과 엘리트 집단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온 곳에서는, 민주주의가 퇴보할지언정 헌정 붕괴의 위기까지는 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