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애도해야 합니다

7월 15, 2025

2025. 7. 15. 화요일

jks님의 플레이리스트엔 무슨 음악이 있나요? 요즘 저는 두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번갈아가면서 듣고 있는데요, 하나는 영화 '씨너스'고요, 하나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입니다. 둘 다 사운드트랙의 퀄리티가 매우 뛰어나거든요.

지난 5월 한국에서 개봉한 영화 '씨너스'는 마블 영화 <블랙팬서>의 감독 라이언 쿠글러가 감독과 제작, 각본을 맡은 영화입니다. 1932년 미국 미시시피 델타를 배경으로 하는데요, 배우 마이클 B. 조던이 1인2역으로 쌍둥이 형제인 스모크와 스택 역할을 맡았어요. 이 형제가 시카고 갱단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인 미시시피로 돌아온 뒤 술집 '조크 조인트'를 여는데, 그 과정에서 뱀파이어와 맞서게 되는 내용이에요.

전 사실 뱀파이어가 나오는 영화라고만 생각하고 봤는데, 이 영화는 흑인 공동체의 역사와 음악을 다룬 영화더라고요. 영화에서는 형제의 사촌 동생인 소년 새미가 또 다른 주인공으로 나오는데요, 새미는 흑인 음악인 블루스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소년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목사로 블루스를 '악마의 음악'이라며 못마땅하게 여기는데요, 새미는 쌍둥이 사촌 형들의 도움으로 이들이 연 술집 오프닝 파티에서 공연하게 됩니다.

새미의 블루스에는 강력한 힘이 있어서 그의 음악은 과거와 미래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물들을 소환합니다. 중국 경극 배우부터 브레이킹댄스와 랩, 디제잉을 하는 미래의 흑인 음악가들이 새미의 음악과 연결되며 술집에 영혼처럼 등장하죠.

문제는 새미의 블루스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아일랜드계 뱀파이어와 그가 전염시킨 백인 우월주의 단체 KKK 단원 부부도 그 소리에 이끌려 술집을 찾아온다는 겁니다. 이어 뱀파이어와 그들을 막기 위한 조크 조인트 내 흑인 공동체의 대결이 영화 후반부에 전개됩니다.

요즘 곳곳에서 화제인 애니메이션 영화 '케데헌'에서는 비슷한 듯 조금 다른 음악 공동체(?)가 나옵니다. 바로 '헌트릭스'라는 케이팝 걸그룹인데요, 이들은 음악으로 세상을 위협하는 악령(데몬)을 퇴치하고 싸웁니다. 이들은 노래의 힘을 통해 '혼문'이라는 결계를 치고, 악령이 인간세계에 침입하는 것을 막죠. 번번이 헌트릭스에게 퇴치당하는 악령들은 꾀를 냅니다. 악령들로 이뤄진 보이그룹 '사자보이즈'를 결성해 혼문을 무너뜨리고자 하는 거죠.

두 영화의 악당들은 모두 세대를 잇고 공동체를 결속시키는 음악의 힘을 탐냅니다. '씨너스'에서는, (아일랜드 민요를 부르는 걸로 봐서) 아일랜드 이민자였을 뱀파이어 레믹은 흑인들의 고단했던 삶이 만들어낸 블루스라는 문화를 뺏으려고 합니다. '케데헌'에서도 역시 악령들은 '최초의 여성 종합예술인'이었던 무당에서 시작해, 한국 최초의 걸그룹이었던 1950년대의 김시스터즈, 2000년대의 SES 등으로 진화해온 걸그룹 '헌트릭스'와 그들의 팬을 빼앗으려고 하죠.

하지만 '씨너스'의 새미, 그리고 '케데헌'의 루미 두 주인공은 이러한 도전에 굴복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또한 각각 자신을 숨기기를 강요하고 억압하는 아버지와 셀린(헌트리스의 멘토)에 맞서 정체성을 찾아가기도 하죠.

블루스와 케이팝, 미국 흑인과 한국인이라는 무척 다른 듯한 음악과 민족을 다룬 두 영화의 공통점을 다루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다양한 민족들의 커뮤니티를 다룬 영화들이 많아졌으면 해요. jks님도 두 영화를 보시고 저와 같은 즐거움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 이들의 사운드트랙 중 두 곡만 추천하자면, '씨너스'에서는 새미가 블루스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I Lied To You'를, '케데헌'에서는 루미가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고 멤버들과 서로를 받아들이는 'What It Sounds Like'를 추천합니다. 푹푹 찌는 날씨지만, 이 노래를 들으면 분명 기분이 좋아질 겁니다.

1. 당신은 애도해야 합니다🔗

오늘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 2주기입니다. 충북도는 오늘까지 추모 주간이라서 음주·회식 자제령을 내렸는데요. 김영환 충북지사가 이를 먼저 어겼습니다.

2. 묻지 못한 성평등🔗

어제 장관 후보자 4명의 인사청문회 모두 치열했는데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손팻말 대결'로 시작해 갑질 의혹 공방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3. "다신 소 안 키웁니다"🔗

경북 안동에 사는 김대현씨는 지난 3월 대형 산불로 소 50마리를 한꺼번에 잃었습니다. 정부 지원금은 잃은 소 한 마리당, 송아지 값 절반도 안 됐는데요. 피해 보상의 사각지대에 있는 농가들이 비현실적인 제도를 지적합니다.

4. 조용하면 좋은차, 옛말입니다🔗

요즘 전기차엔 가상의 엔진 소리를 작곡해 집어넣기도 합니다. 적은 소음만큼 좋은 소리도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자동차의 소리를 설계하는 특별한 연구소를 직접 다녀왔습니다.(현대모비스)

5. 부모님이 알면 안 되는 경우🔗

적지 않은 미성년자들이 성폭력 피해 신고를 포기합니다. 경찰이 부모에게 피해 사실을 통지하기 때문인데요. 경찰 안에서도 예외를 허용하잔 목소리가 나옵니다.

UPI 연합뉴스

내가 너 때문에 웃는다

한 여성이 해맑게 웃으며 올라타고 있는 건 '피클'입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피클 축제, 피클스버그에 참가한 건데요. 올해 10주년을 맞은 축제에선 '피클 타기', '피클 입으로 받아먹기' 같은 이벤트에 사람들이 몰렸다네요.

비트코인 12만달러

어제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12만2666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억60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12만달러를 넘긴 건 처음입니다. 미국 의회가 암호화폐 법안을 집중 심사하는 '크립토 위크'를 앞두고 기대감이 반영된 건데요. 법안들이 통과될지는 미지수지만, 암호화폐 규제 체계를 만드는 논의가 시작됐습니다.👉기사보기

공안탄압저지·민주주의수호제주대책위

ㅎㄱㅎ 사건의 두번째 비극

제주 농민 현진희씨가 법정에서 구속돼 109일째 수감 중입니다. '윤석열 정부 첫 간첩단 사건' 수사에 항의하다가 경찰을 다치게 한 혐의입니다. 시민사회단체는 진희씨를 구속한 판사가 오히려 '불법 재판'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제주교도소 접견실에서 진희씨를 만났습니다.👉기사보기

소셜미디어 속 카피바라는 최상위 포식자인 악어의 등을 타고 이동하고, 거북이·원숭이가 곁에 있어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새들이 털을 쪼아대거나 미어캣이 들러붙어도 그러라는 식이다. (...) 이들이 대체로 낮은 공격성을 보이고, 유연한 사회성을 가졌다는 건 의심할 여지없다. 다만 이를 우리가 생각하는 친화력으로 볼 것인가는 다른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