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대체불가능한 직업들

5월 10, 2023

2023. 5. 10. 수요일

jks님은 '투자'를 하시나요? 초등학생들도 생일에 '삼전'(삼성전자) 주식을 선물받는다는 세태성 기사들이 나온지는 이미 한참 됐습니다만. 매일의 일상에 허덕이는 저는 투자는커녕 그저 카드값 펑크 안 내고, 제때 이자를 메꾸며 약간의 저축을 하는 것으로 생활인의 흉내를 낼 따름입니다.

그러니 며칠 전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60억원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소식이 알려졌을 때 jks님처럼 저도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회의원의 일상엔 송곳 하나 밀어넣을 틈도 없습니다. 당내 활동에, 지역구 활동에, 상임위 활동까지 소화하려면 새벽부터 밤까지 정신없이 일상이 돌아갑니다.

그런 와중에 '메이저' 코인도 아니고, 변동성이 큰 '마이너' 코인으로 재미를 보다니요. 정치인이 성직자와 같은 윤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투자와 투기는 구별돼야 합니다. 10억원대 재산을 신고해온 김 의원이 특정 자산에 10억원을 '다걸기'했다면 이는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고 보는 게 정설 아닐까요.

거래에 위법성이 있었는지를 떠나, 공직자가 투기에 나섰다면 이는 책임윤리를 단단히 내팽개친 행위겠죠. 하지만 김 의원은 그제(8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국민을 향한 한 마디의 사과없이 "근거없는 의혹 제기"라거나 "정치 생명을 걸겠다"며 결사항전을 선언했죠. 당내에서 사과 압박이 잇따르고서야 어제 "억울한 마음에 소명에만 집중하다 보니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못했다"고 뒤늦은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요사이 정치인들을 보면, '법적 책임'만 따진 나머지 '정치적 책임'의 무게를 너무 가볍게 여긴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법적 책임은 사후적 책임입니다. 정치적 책임은 다릅니다. 훨씬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판단이 필요합니다. '불기소', '무혐의', '무죄', 이런 단어들에 공간을 내어주지 않고 정치인 스스로 국민과의 약속, 지향하는 가치에 기대어 스스로의 길을 여는 겁니다.

김 의원 역시 '불법이냐 합법이냐'의 수동적 판단에서 벗어나 '수십억원대 가상자산 투기에 나선 모습이 정치인 김남국에게 국민이 바라는 모습인가'라고 고민했다면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참고로,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는 가상자산만큼은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청와대에 근무하려는 이들은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각서를 써야 했다고 하네요.

결국 정치에서 중요한 건 법과 제도를 넘어선 책임성이라는 걸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합니다. 그럴 때, 정치는 법 위에 서는 최상의 기예가 되겠지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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