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 장갑차 운전사였다”

5월 18, 2023

2023. 5. 18. 목요일

'5월 광주'. 1980년대에 태어난 저는 1980년 그곳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살아있는 기억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여러 소설과 기록을 읽고 여러 차례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지만,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저의 거리감각은 '3·1운동'만큼이나 멀지도 모릅니다.

5월 광주의 역사가 생생한 삶의 이야기로 스며들어온 건 2017년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 덕분입니다. 광주의 참상을 전세계에 전한 독일인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를 서울에서 광주까지 안내한 한국인 택시기사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인데, 많이들 보셨겠지요. 놀랍게도 제 아버지가 영화의 실제 모델인 '김사복씨'를 알고 있었거든요.

영화를 본 뒤 별 생각 없이 당시 외신기자들이 모여들었다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근무했던 아버지에게, "아빠. 김사복이라고 알아요?" 물었더니 뜻밖의 답이 돌아왔습니다. "사복이형, 알지!" 초등학교 때 지각해서 머리통에 딱밤을 맞은 일조차도 어제일처럼 생생하게 소환해낼 수 있을 정도로 기억력이 좋은 편인 아버지는 이어서 생생한 기억들을 꺼냈습니다.

"사복이형은 무골호인이여." 됨됨이에 대한 평가는 이랬구요. 힌츠페터가 일했던 언론사 ARD는 김사복의 차만 주로 이용했다는 것도 기억했습니다. "ARD는 항상 사복이형 차만 썼어."

이미 광주 관련 기록들에도 나와있지만 당시에 아버지가 일한 호텔에는 광주를 취재하기 위해 몰려온 수십명의 외신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고, 그들은 매일 저녁 호텔의 바에서 정보들을 주고 받았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이런 기사들과 투숙객들을 자주 연결해주었고, 광주에 가는 외신기자들에겐 "샌드위치랑 먹을 거리를 좀 싸가라"고 전해주기도 했다고 해요.

호텔 앞엔 그들을 광주로 실어나르기 위한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었고, 광주에 다녀온 서울의 운전사들이 호텔 직원들에게 매일 광주의 참상을 전해줬다는 게 아버지의 설명입니다. "광주가 어떻더라, 이야기를 하고 무서워서 혼났다고들 하고. 그 얘기를 들으면 울화통이 터져서 회사 앞 술집에 가서 소주를 매일 퍼부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아니 그렇게 울분이 생기는데 왜 아버지는 한번 광주에 가보지를 않았어요?" 물었더니 아버지가 계면쩍은 얼굴로 답합니다. "나는 운전을 못하잖여…." 그날 '5월 광주'는 저에게 살아있는 삶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울분과 두려움, 부채감으로 하염없이 소주만 들이켰던 청년, 내 아버지의 삶도 그 역사의 일부일 테니까요.

시민군 장갑차와 지프차. 기무사 사진첩

1. '시민이 먼저 공격' 사실일까🔗

전두환은 5·18 광주에서 시민군 장갑차가 먼저 병사를 치어 죽였다고 말했죠. 그래서 군이 집단발포한 거라고요. 그 시민군 장갑차 운전자 증언이 첨 나왔습니다.

2. 카톡 오픈채팅이 '명당' 진출한 이유🔗

모르는 사람끼리 소통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 기능이 앱에서 전진 배치됐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고요? 카톡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변화라고 합니다.

3. 누가 '분신 방조'를 말하나🔗

한 언론에서 '건설노동자 고 양회동씨가 분신할 당시 옆에 있던 노조 간부가 막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게 사실인지 경찰에게 확인해봤습니다.

4. 사과도 비싸게 구는 구찌🔗

명품브랜드 구찌가 연 '경복궁 패션쇼' 뒤풀이에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자정까지 빛·소음공해에 시달리던 주민들이 신고한 건데요. 결국 구찌가 사과는 했는데, 딱 한 줄입니다.

5. '시진핑 패러디'한 죄🔗

'태도가 우량하고 싸우면 이긴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이 말을 패러디 한 중국의 코미디언이 활동을 못하게 됐습니다. 얼마나 심한 농담을 한 걸까요?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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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감방의 간수처럼 집에서 만난 노인들을 불러 병원으로 요양원으로 밀어 넣었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것은 분노가 아니라 슬픔이다. 분노도 반복되면 슬픔이 된다. 어쩔 수 없다는, 내가 사는 세상이 이렇다는 무력감과 슬픔. 그래서 내게는 지역사회로 의료진을 보내겠다는 간호법이 너무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