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ㅇ님이 나갔습니다)

5월 11, 2023

2023. 5. 11. 목요일

화를 주체할 수 없을 때 종종 떠올리는 연상법이 있습니다. 나 자신은 '버스 운전기사', 분노를 일으키는 생각, 기억, 느낌 같은 것들은 '승객'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승객 일부가 버스 안에서 아무리 소란을 피워도, 버스기사는 손에 쥐고 있는 운전대를 놓아선 안 되겠죠. 승객을 통제하려다, 자칫 버스 전체를 잃을 수도 있으니까요. 심리학의 '수용전념치료'에서 쓰이는 이 비유의 핵심은 결국 감정에 휩쓸려 자신을 놓지 말자는 데 있을 겁니다.

지난 한주 동안 몇번이나 버스기사가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기독교 단체의 콘서트 때문에 퀴어퍼레이드 개최를 불허한 서울시를 보면서, 정부의 노조 탄압에 한 노동자가 분신해 목숨을 잃었는데도 장례식장에 얼굴 하나 비치지 않는 정부를 보면서, 운전대를 단단히 잡아야만 했습니다.

가장 큰 고비는 지난 주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간에 정상회담이 있던 날에 찾아왔습니다. 정상회담이 열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시민단체들의 규탄집회가 있었는데, 바로 옆에서 빵빵한 앰프를 구비한 보수 유튜버의 맞불 집회가 이어졌습니다.

일본의 전쟁범죄 인정, 피해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빨갱이들 왔네"란 조롱에 묻히는 것을 보면서 참담한 심정마저 들었습니다. 화가 누그러지지 않아 좀처럼 집회에 집중이 되지 않았는데, 웬걸요 정작 혐오의 당사자가 된 이들은 괜찮다는 듯 공해에 가까운 마이크 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있더군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운전대를 놓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묘한 동질감에 저도 운전대를 다시 굳게 잡았습니다. 부조리와 맞서 싸운다는 건 이래서 힘든가 봅니다. 적절한 분노와, 그 분노에 잡하먹히지 않을 유연함이 함께 필요한 일이니까요.

클립아트코리아

1. 권고사직·당일해고·구조조정…🔗

권고사직.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1년새 9배나 급증한 검색어라는데요. 해고 불안이 크단 거겠죠. jks님도 그런가요?

2. 미 프로선수는 출산휴가, 우린?🔗

현재 국내 '3대 스포츠 리그'에서 출산 뒤 복귀한 '엄마 선수'는 단 3명. 신체 기량이 중요한 스포츠에선 당연한 거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3. 시술한 그 분, 원무과 직원이었다🔗

"약을 처방한다" "드레싱을 한다" 의사 대신 불법의료행위를 했단 간호사·행정직원이 있습니다. 그것도 36%나. 의사가 부족해 생긴 일입니다.

4. 대통령실 '색다른' 기자증🔗

대통령실이 출입기자단에 출입증 전용 케이스를 지급했습니다. 유독 기자만 노란색인데요. 이게 없으면 대통령실 청사에 드나들 수 없다고 합니다.

5. 채팅방 (조용히) 나가기🔗

'OOO님이 나갔습니다.' 카카오톡 단톡방에 이 문구를 남기지 않으려 계속 버티셨나요? 탈출할 방법, 알려드립니다.

AP 연합뉴스

미국을 향하여

5월9일 멕시코 이민자들이 강을 건너 철조망 장벽을 통해 미국 땅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미국과 멕시코 사이를 흐르는 리오그란데강엔 이민자 행렬이 몰려들고 있는데요. 11일 미국이 코로나로 강화했던 이민자 규제를 풀면 이 행렬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입장객 100만명

강원 춘천의 레고랜드 방문객 수가 개장 1년 만에 1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많아 보이나요? 2100억원의 세금 지원을 받을 때 제시했던 목표치 200만명의 절반에 불과합니다.👉기사읽기

그린나래미디어

'슬픔의 삼각형'

모델 오디션에서 줄 선 남성들의 표정이 확확 변합니다. 명품 브랜드명이 들리면 거만하게, 저가 브랜드명이 들리면 해맑게. 현실은 아니고 영화의 한 장면입니다.👉기사보기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공지능(AI)이 판을 치고, 챗지피티(ChatGPT)가 나와 봤자 뭐하나. 내가 아무리 장애와 다양성을 말하는 강연을 멋지게 해봤자 뭐하나. 엄마가 이해하는 건 고작 20%인데. 준비한 말을 실수 없이 마치는 멋진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