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미안하다 말하지 않는 것

3월 08, 2024

2024. 3. 8. 금요일

2박3일 연휴였던 지난 주말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꽃샘 추위에 바람도 거셌지만 작정하고 떠난 여행이었던지라 서귀포 인근을 오래 걸었습니다.

주로 걸은 길은 제주 올레길 8코스였습니다. 약천사라는 큰 사찰에서 코스를 시작했는데 자몽만한 하귤을 머리에 얹고 있는 돌하루방과 하얀 코끼리상들이 첫인사를 건넸습니다. 이어 대포포구의 주상절리와 베릿내오름, 중문관광단지를 가로질러 예래생태공원과 논짓물, 대평포구까지 하룻동안 걸은 거리만 20㎞에 달했습니다.

걷는 길 중간에는 중문포구에 있는 해녀의집에 들러 방금 따온 멍게, 해삼, 전복에 한라봉 막걸리를 곁들이기도 했습니다. 흰눈 덮힌 한라산을 배경으로 길마다 유채꽃이 노랗게 피어 이른 봄을 맞이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완벽할 뻔했던 봄나들이에 옥의 티도 있었습니다. 한라산에서 내려온 계곡물을 따라 유채꽃과 갯무꽃 등이 살뜰하게 자리잡은 예래생태공원 바로 옆에 보이던 흉물스러운 타운하우스 공사터입니다. 어림잡아 40~50채는 되는 대규모 타운하우스가 최소 4~5년 이상 세월의 풍파를 맞은 듯 시멘트 골조가 그대로 드러난 채 방치돼 있더군요.

아마 최근 10여년 새 제주도에 밀물처럼 밀려들어왔던 개발 자본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와 이어진 고금리 환경을 버티지 못한 탓이 아닐까 추측 되는데요. 장기화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건설 자재값이 치솟은 데다 고금리 기조도 당분간 이어질 기세라 과연 공사가 마무리될 수나 있을지 의문입니다.

자세한 내막은 알지 못하지만, 주변에 민가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청정 환경을 이렇게 헤집어놓고 떠나도 되는 것인지, 누구한테 책임을 물을 수나 있는 것인지 막막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업무에 복귀하니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 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재개발·재건축 기준 완화, GTX 연장 및 CTX 신설, 비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등 전국 방방곡곡 개발 욕망을 들쑤시는 대형 공약들이 4월 총선을 앞두고 하루가 멀다는 듯 발표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어제도 인천에서 민생토론회를 열어 인천공항 배후단지 개발, 국철 1호선 지하화 등을 약속했습니다. 그간 18번의 민생토론회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주요 정책을 담당한 토론회가 15번에 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니, '민생'토론회인지 '개발'토론회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선거를 앞둔 설익은 정책 추진이 방치된 타운하우스처럼 곳곳에 상처를 남기지 않도록 지켜볼 일입니다.

트럭 전광판 시위. 온라인 커뮤니티

1. '연애해서 죄송합니다'🔗

그룹 에스파의 카리나가 손으로 쓴 사과문을 올렸죠. 팬들에게 미안하단 말을 4번이나 했는데요. 사과했으면 이제 연애해도 되는 건가요?

2. 라이브 무대가 더 좋은 이유🔗

비싼 돈을 내고 콘서트장에 가면 음악이 정말 다르게 들릴까요? 사실이었습니다. 녹음된 음악보다 라이브 음악에 더 반응하는 뇌 MRI 영상, 보시죠.

3. 문이 열렸든 말든 '주거평온을 해친 죄'🔗

잠금장치가 없는 빌라 공동현관을 지나 전 연인 집 현관 앞으로 간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주거침입을 한 걸까요? 2심과 다르게 대법원은 유죄라고 판단했습니다.

4. 직원 20% 해고하는 스벅🔗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냐' '이스라엘을 지원하냐' 가자 전쟁 이후 논란에 휩싸인 스타벅스. 불매운동도 벌어졌는데요. 중동 지역 매출이 크게 줄자 스타벅스가 직원 2000명을 자르기로 했습니다.(로이터 연합뉴스)

5. 규제하지만 단속은 안 한다🔗

택배 쓰레기가 쌓일 때마다 죄책감도 함께 쌓이죠. 그래도 다음달부턴 과대포장 규제가 시행될 예정이었는데요. 환경부가 2년간 단속은 안 하기로 했습니다.

AFP 연합뉴스

모기와의 전쟁

윙윙~. 브라질 배우들이 이집트 숲모기를 연기하고 있습니다. 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 전파되는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홍보하는 건데요. 올 들어 100만건의 뎅기열 발생신고가 접수된 브라질은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기사보기

산재 사망 7.1% ↓

중대재해법의 영향일까요? 지난해 일터에서 사고로 숨진 노동자는 598명. 1년 전(644명)보다 7.1% 줄었는데요. 여전히 너무 많습니다.👉기사보기

1이 못 되는 0.5

정부가 올해 전액 삭감한 지역서점 지원 예산은 겨우 11억원. 그 돈 때문에 지역의 문화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방문자가 '반의 반' 토막이 난 경기 파주시의 쩜오책방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기사보기

과학도에게 자유란 대통령이 기회 있을 때마다 힘주어 설파했던 '자유'와 다르지 않다. 근본적으로 그것은 남과 다른 생각을 말할 자유, 자연과 사회를 통틀어 지금과 다른 세상을 꿈꾸고 발견하고 실험할 자유이며, 따라서 권력자의 눈에는 반항으로 보일 수도 있는 생각과 행동을 할 자유다. 노벨상 수상자의 발표에도 틀린 것이 있다면 학생이든 누구든 손을 들어 질문하고 오류를 지적할 수 있으며 그래야만 한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오랜 자부심이다.

👉[전치형의 과학 언저리] '입틀막', 예산보다 깊은 상처

세계 여성의 날인 오늘 H:730이 야생장미가 그려진 고블렛잔을 선물하려 합니다. 장미처럼 여성과 모든 이의 권리가 흐드러지게 피는 봄, 그리고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서로에게 힘이 되는 말을 남겨주시면 5명을 추첨해 선물을 드립니다. 당첨자는 3월12일 화요일 아침 7시30분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발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