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ks님의 초대를 거절합니다

3월 21, 2024

2024. 3. 21. 목요일

정책부서에서 일하는 기자들이 가장 고통스러워 하는 업무 가운데 하나가 탑다운 방식의 기획 기사입니다. 탑다운 방식의 기획 기사라, 말 자체가 좀 어렵죠. 일상적인 말로 번역하자면 '위에서 내리꽂은 맨땅에 헤딩 기사' 정도가 될 것 같은데요. 안타깝게도 제가 지금 그 고통 속을 헤매고 있습니다.

그래서 jks님께 편지를 쓰고 있는 지금도 제 우측 전두엽 50% 정도는 '소상공인 부채, 고금리, 한계 차주' 등의 단어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뇌신경학 관점에서 과학적인 서술인지는 모르겠지만, 진짜로 오른쪽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요. 어제 마신 술 때문일 수도 있지만요. 뭐 그래도 우리 공동체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jks님께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려면 제 전두엽쯤이야 좀 고생해도 됩니다.

암튼 견적 안 나오는 숙제에 끙끙 거리다 보면, 잠시라도 노트북을 떠나고 싶은 충동에 휩싸입니다. 그래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옆 열린송현광장을 몇바퀴 걸었습니다. 서울 한복판에 탁트인 공간이 주는 개방감이 한껏 쪼그라든 마음을 한뼘쯤 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벤치에 비스듬히 누워 햇볕을 쪼이다 보니 방금 삶은 감자 같은 포실포실한 기운이 몸 안에 간질간질하더군요. 봄날 햇살에 힘을 얻어 기자실로 돌아와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빛은 입자이자 파동이라고 합니다. 뉴턴을 중심으로 한 고전 물리학은 운동 에너지를 가진 빛의 특성을 중시해 빛 입자설을 정설로 받아들였다고 하죠. 그러나 이중슬릿 실험을 통해 부정할 수 없는 빛의 파동성이 확인된 뒤 파동설이 힘을 얻었다가, 결국 양자역학의 시대에 접어들어 빛은 입자이자 파동의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화해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과학 유튜브만 봐도 알 수 있는 이야기를 굳이 드리는 이유는 봄날 햇살이야말로 빛의 입자성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겨우내 지친 몸 안에 몽글몽글 기운을 채우는 알갱이들이 그 안에 가득한 게 분명합니다.

십 년 전 페퍼톤스 노래처럼 햇살엔 세금이 안 붙어 참 다행입니다. 오늘 점심시간에는 광합성 산책 어떠신가요?

이틀 뒤면 휘클리 심화반이 열립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과 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알려주는 '우리동네 국회의원 제대로 뽑는 법'이 궁금하다면 심화반으로 오세요.

심화반은 총 3교시로 진행됩니다.

1교시 유승민×이철희 전 의원 특강_좋은 국회의원을 뽑는 법

2교시 성한용×송채경화 기자_총선 판세 분석과 승패 시나리오

3교시 클럽활동_총선1000자문, 정책 블라인드테스트, '나만의 육각형' 정치인, 정치인 밸런스게임, 정치적 참견시점반 중 선택

수업은 3월23일(토요일) 오후 1시30분, 한겨레신문사(서울 공덕동)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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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1. 거절해도 큰일 안 납니다🔗

푹 쉬고 싶은 토요일, 저녁 초대를 받았습니다. 초대자 성의를 생각해 억지로라도 가야 할까요? 거절해도 될까요? 미국 연구진의 조언을 로그인하고 들어보세요.

2. 딥페이크 대처는 멜로니처럼🔗

이탈리아 첫 여성 총리 멜로니가 자신의 얼굴을 입혀 포르노 영상을 만든 범죄자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는데요. 불법합성물 넘치는 한국에선 드문 일입니다.

3. 조기 귀국을 위한 '급조 회의'🔗

빨리 귀국하란 압박을 받던 이종섭 호주 대사가 25일 들어옵니다.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라는데요. 타이밍 좋은 회의, 어딘가 이상합니다.

4. 색다른 양말 사세요🔗

오늘은 세계 다운증후군의 날. 왜 3월21일이냐고요? 다운증후군은 21번 염색체가 3개이기 때문인데요. 색도, 크기도 제각각인 양말을 사면서 고정관념도 깨는 '양말 많이' 캠페인에 함께 하실래요?

5. 아담과 플레이브의 차이🔗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버추얼 아이돌'은 더이상 소수문화가 아니죠. 최근 음악방송에선 가상 아이돌 플레이브가 르세라핌과 비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는데요. 비결이 뭘까요?

검은빛의 공간과 사람

빛이 차단된 새카만 방과 천장에 매달린 형광 조형물. 관람객은 눈과 손의 감각을 온전히 이용해야 감상할 수 있는데요. 관람객도 설치미술의 일부가 되는 루치오 폰타나의 전시회 보러 강원 강릉시 솔올미술관으로 가보시죠.👉기사보기

비수도권 의대 3662명

내년부터 비수도권의 의대 정원은 3662명. 전체 의대 정원(5058명)의 72.4%입니다. 정부가 늘어나는 정원(2000명)의 82%를 비수도권 의대에 배정한 결과입니다.👉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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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하늘, 그 콜라보

jks님만 아는 동네 벚꽃 명소가 있나요? 전국 12개 지역에 핀 벚꽃 사진을 잘 찍어 자신의 SNS에 올리면, 누구나 벚꽃 특파원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국립수목원이 알려주는 '꽃 인증샷 잘 찍는 법'을 따라해 보세요.👉기사보기

흔히 '개인주의'라 뭉뚱그리지만 그 아래엔 오만 가지 모습이 있다. 단지 쉬는 날 약속을 잡기보단 혼자 누워 있길 좋아하는 성향일 수도 있다. 중학교 입학식에 혼자 가도 괜찮겠냐는 부모의 말에 '오히려 좋아' 하는 강한 독립성일 수도 있다. 친구들의 수다가 재미없을 때 혼자 책 속에 빠지는 몰입력, 혹은 뻔뻔함일 수도 있다. 칼퇴근, 회식 무시, 주말 연락 차단…. '요즘 엠지(MZ)'라고 불리는, 직장 내의 얄미운 행태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