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의 모든 순간을 산다면

4월 29, 2025

2025. 4. 29. 화요일

제가 응원하는 프로야구팀 삼성라이온즈에 있는 르윈 디아즈라는 외국인 타자는 4월 초 타율이 1할 9푼까지 떨어졌습니다. 팬 커뮤니티에서는 교체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헛스윙에 삼진아웃만 당하다 보니 팬들의 속은 터져나갔습니다.

거액을 주고 계약하는 외국인 선수는 팀 전력을 좌우합니다. 구단이나 팬들은 외국인 타자에게 3할이 넘는 타율, 한 시즌 30홈런 등의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잘해도 올해 못하면 교체설이 나오는 게 냉정한 현실입니다.

그런데 그는 지난주 다른 선수가 됐습니다. 4월22일부터 4월27일까지 5경기에서 0.591 고타율에, 6홈런, 15타점 등 믿을 수 없는 기록을 보였습니다. 한 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치기도 했습니다. 팀은 5경기를 모두 이겼고요.

그런데 공교롭게 감독과의 면담 이후에 벌어진 일입니다. 박진만 삼성라이온즈 감독은 "홈런만 중요한 게 아니다"고 선수에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선수는 "감독은 볼은 고르고 스트라이크를 쳐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면담 내용을 전했습니다.

대단한 이야기가 오갔나 해서 기대했는데,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라 김이 좀 빠지기도 합니다. 재능있는 선수가 잠시 슬럼프에 빠졌다가 탈출하는 시점이 된 거라 '오비이락' 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뻔한 말이라도 필요한 시점에 건네는 한마디가 가진 힘을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받는 연봉만큼 홈런을 많이 쳐야 한다는 부담이 큰 외국인 타자에게 "홈런만 안쳐도 된다"는 말 한마디가 부담을 덜어줬을 수도 있고요.

살다 보면 슬럼프에 빠질수록 이러한 한마디가 절실할 때가 많습니다. 저도 직장에서 연차가 쌓이다 보니 후배들에게 필요할 때 한마디를 해야 하는 입장이기도 합니다. 물론 자칫 잘못하면 선을 넘을 수도 있고, 오지랖이 될 수 있어 쉽지만은 않습니다.

'박진만-디아즈의 해피엔딩'은 서로에 대한 관심과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 같기도 합니다. '잘하고 있어' '부담 안 가져도 돼' '그래도 괜찮아'…오늘은 누군가로부터 필요한 한마디를 듣는, 또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한 한마디를 할 수 있는 '운 좋은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H:730도 매일 여러분에게 '필요한 한마디'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1. 모두를 위한 공론장🔗

교수, 중장년, 남성. 비상계엄 이후 토론회나 공론장에 자주 나온 발표자 특성입니다. 너무 편향돼 있는데요. 다양한 목소리를 담으려면 이렇게 해야 합니다.

2. 세계를 뒤흔든 100일🔗

자국 이익 우선주의를 밀어붙이며 임기 100일 만에 국제 신뢰와 국내 지지율 모두 갉아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작 결과는 신통치 않은데요. 앞으론 어떨까요?

3. 학교에서 또 이런 일이...🔗

어제 충북 청주 한 고등학교 특수교실에서 상담받던 학생이 흉기를 휘둘러 6명이 다쳤죠. 선생님들은 안전대책을 요구하면서도, 특수교육에 대한 편견을 걱정합니다.

4. 다이소가 연 전쟁터🔗

물가가 너무 올라 지갑 열기 무섭죠. 유통업계에선 작년 매출 4조원을 기록한 다이소 발 초저가 전쟁터가 열렸는데요. 5000원 이하 화장품이 잘 팔리면서 대형마트, 편의점도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5. 청춘이 그린 청춘🔗

'해피 엔드' '나미비아의 사막' 국내 개봉을 앞둔 일본 청춘 영화입니다. 요새 유명 국제 영화제에서 일본의 젊은 감독들이 주목받고 있다는데요. 이들이 어떻게 청춘을 그렸는지 살펴봤습니다.

AP 연합뉴스

60년이 흘렀어도

한 여성이 주먹을 불끈 쥐어 번쩍 들고 있습니다. 지난 26일(현지시각) 미국 보스턴 커먼 공원에서 열린 흑인 민권운동 60주년 집회에 참여한 도린 웨이드씨인데요. 그는 1965년 6살 때도 가족과 함께 마틴 루터 킹 주니어가 이끄는 집회에 참가했었다네요.

가정폭력 상담 50.7%

작년 하루 평균 804건의 상담 문의 전화가 여성긴급전화 1366에 걸려 왔습니다. 이중 가정폭력 피해 상담이 50.7%(14만8884건)로 절반을 차지했는데요. 나머지 피해 중에는 두 가지 유형의 상담 요청이 급증했대요.👉기사보기

최애의 모든 순간을 산다면

메신저로, 라이브 방송으로, 동영상으로 팬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아이돌. 보고 있으면 기분 좋지만, 마음속엔 알 수 없는 찜찜함이 남는데요. 혹시 내가, 사랑한 아이돌의 24시간을 잠재적 노동시간으로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요? 로그인하고 읽어보세요.👉기사보기

내가 보호에 실패했다고 생각했던 학생들은 이미 자신들이 살아갈 세계를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차별과 착취가 없는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함께 만들자는 대학 청소 노동자인 산별노조 분회장의 따뜻한 발언을 차가운 계단에 앉아 들으며, 나는 확신했다. 우리가 물려줄 세상은 불완전하겠지만, 이들은 완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