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다 잡아먹힌다”

2월 19, 2024

2024. 2. 19. 월요일

jks님, 제가 넉 달 전쯤 보냈던 편지를 혹시 기억하실까요?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클로디아 골딘 하버드대 교수에 관한 이야기였는데요. 당시 전 노동시장에서의 여성 차별을 연구한 골딘 교수의 책 '커리어 그리고 가정'을 주문한 참이었습니다. 재밌는 이야기가 있으면 뉴스레터로 공유하겠다 말씀드렸는데요, 드디어(!) 그 책을 읽었습니다.

제가 인상 깊었던 건 시간에 관한 얘기였어요. 노동시장에선 "더 많은 시간을 일할수록 추가적인 한 시간을 더 일하는 것의 가치가 점점 더 높아"지는데 이게 자녀가 있는 여성의 커리어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아이를 키우려면 어머니와 아버지 중 한 사람은 자신의 시간을 쏟아부어야 하는데, 두 명이 고루 직장에서 시간을 빼서 아이에게 할애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합리적이지 않으니 결국 어머니의 시간이 주로 투입되는 거죠. 이런 경향은 금융업 같은 이른바 고학력 직종에서 더욱 두드러져서 직종 내 성별 소득 격차는 오히려 교육 수준이 높은 이들 사이에서 더 크다고 하네요.

기자인 저로서는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입사 직후부터 선배의 전화를 놓치면 세상이 무너지는 것처럼 교육을 받아선지 휴대전화는 제 몸의 일부가 됐고, 알림창에 있는 것들은 최대한 빨리 확인하고 지워버려야 직성이 풀립니다. 그런데 다시 잘 생각해보니 이게 기자로만 한정된 것 같진 않더라고요. 많이 나아졌다곤 하지만 한국에선 상당수의 기업이 퇴근 후에도 연락을 받기를 기대하고, 그걸 성실의 척도로 삼곤 하잖아요? 끊임없이 일하는 나라에서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습니다.

그래서 노벨경제학상 받은 교수가 내놓은 해법은 뭔지 궁금하실 듯합니다. 미국에서 약사는 고학력 직종이지만 성별 임금 격차가 크지 않다고 합니다. 약국 기업화, 약의 표준화 등으로 '상시 대기' 상태가 벌이에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지 못한 것이 주요 배경입니다. 말하자면 "서로가 서로에게 대체 인력이 되어 줄 수 있"어야 한단 겁니다. '1억 출산지원금'이 신문 지면을 요란히 장식하고 지나간 지금, 생각해봐야 할 지점 아닐까 싶습니다.

AI 소라(Sora)가 만든 영상 중 한 장면

1. '소라'가 만들 세상🔗

엊그제 OpenAI가 선보인 문자 기반 영상 생성 모델 소라(Sora)는 명령어를 입력하면 1분짜리 영상을 뚝딱 만드는데요. 광고·영상 업계에선 밥 그릇 걱정을 할 정도입니다.

2. 의대 증원과 환자 볼모의 상관관계🔗

오늘까지 서울 대형병원 5곳 전공의들이 전원 사직서를 내기로 했습니다. 어제 국무총리는 엄정 대응을 밝혔는데요. 결국 일부 병원은 수술 일정을 조정 중입니다.

3. 등산로엔 CCTV만 남았다🔗

지난해 8월 30대 여성 살해 사건이 발생한 서울 관악산을 반년만에 찾았습니다. CCTV는 늘었지만 발길은 끊겼는데요. 주민들이 원한 건 따로 있었습니다.

4. 나발니 떠난 자리, 애도 막는 푸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 나발니가 지난 16일 교도소에서 갑자기 숨졌습니다. 다음달 대선을 앞두고, 그의 죽음은 의혹투성인데요. 공식적인 애도조차 어렵다고 합니다.

5. 요들송 대신 '곡소리'🔗

엊그제 경남 울주군의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 행사'를 위해 밀양 재약산 정상에 줄을 선 모습(사진)입니다. 3만명에게 주는 '순은' 메달을 따러 지난해만 11만여명이 모여들었는데요. 문제는 안전입니다.

Fort Worth Zoo

'제왕'처럼 귀한 몸

15일 미국 텍사스주 한 동물원에서 멸종위기종인 서부로랜드고릴라 새끼 자밀라가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자밀라는 엄마 세카니가 임신중독증을 보여 이날 긴급 제왕절개 수술로 세상에 나오게 됐습니다. 이번 수술이 최초는 아니지만 흔한 일도 아닌데요. 엄마와 새끼 모두 건강하다고 합니다.

5대 중 1대 '지각'

지난해 국적항공사 여객기 5대 가운데 1대가 항공권 시각보다 15분을 초과해 출발·도착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국적 항공사 11곳 중 지연율이 가장 높은 항공사는 에어서울(39.2%)이었고, 티웨이항공(32.6%), 제주항공(30.3%)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기사보기

'앱으로 100만원 송금'

jks님은 은행 업무를 어떻게 보시나요? 휴대전화를 켜면 채 5분도 걸리지 않는다고요? '은행 앱으로 10분 안에 자녀에게 용돈 100만원 보내기'에 도전한 어르신들이 여기 있습니다.👉기사보기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은 합리적인가? 2020년대 말부터 인구 고령화로 인한 의료 이용 증가와 의사 인력 증가세 둔화 추이가 본격화하면서, 의사 인력 부족 규모가 커질 것이다. 따라서 2035년까지 적어도 의사 1만명 증원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급격한 정원 확대로 의학 교육의 질이 저하할 수 있다는 지적은 경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