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잘받았습니다’

2월 26, 2024

2024. 2. 26. 월요일

jks님, 안녕하신가요?

의례적인 인사지만, 안녕을 묻는 인사가 참 애틋하고 간절한 시절입니다. 전국 대학병원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일주일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의료 현장은 나날이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입니다. 큰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과 그들을 돌보는 가족들의 불안감이 어느 만큼일지 상상도 못 할 지경입니다.

고령이신 제 아버지도 몇 달 전 대학병원 신세를 진 적이 있습니다. 중환자실에 함께 들어갈 수 있는 가족이 한 명으로 제한돼 상당 기간 아버지 곁을 지켰는데, 지쳐 보이는 안색에도 발에 땀나게 돌아다니며 환자를 돌보던 그 의사들이 아마 대부분 전공의들이었겠지요. 하루 한두 차례 회진 때나 얼굴 볼 수 있었던 교수들 대신 환자 곁을 지키던 그들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니, 지금 병실의 모습이 어떠할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중증질환자와 그 가족은 생명과 신체, 가족의 안위를 온전히 의료진에게 의탁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 만큼, 의료진은 고도의 직업윤리와 전문성을 겸비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의료인에게 존중과 신뢰를 가지는 이유는 오로지 여기에서 비롯됩니다. 수능 성적이 높았다는 이유로, 의대 입학 컷 안에 들었다는 이유로, 그 덕에 고연봉을 보장받는다는 이유만으로, '의느님'으로 불려야 하는 것은 아닐테지요.

출근만으로도 에너지가 고갈되는 월요일 아침부터 보건의료 정책의 방향을 따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가 없으면 환자도 없다"(서울시의사회 집회 현장)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노환규 전 대한의협회장) "제자들에 대한 처벌이 현실화하면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연세대 의대 교수평의회 성명)과 같은 발언을 보면서 '과연 저들에게 환자의 목숨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환자의 생명을 자신들의 발언권을 높이기 위한 도구쯤으로 여기는 것일까요.

정부와 의사의 '강 대 강' 기싸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 해 2000명은 최소한의 증원폭'이라며 협상의 가능성마저 일찌감치 잘라냈습니다. 법치주의와 헌법 정신을 검찰권 행사와 동일시하는 이 정부는 각종 제재와 형사 처벌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굴복시키려 들 것입니다.

그들이 검토하고 있는 혐의들 가운데 '부작위에 의한 살인' 같은 죄명이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안타깝게도 양쪽 어디에서도 환자들과 그 가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부디 건강하고 안녕한 날들 보내시길 빕니다. 절대 아프지 맙시다, 우리.

틱톡

1. '양심고백'에 찔린 양심?🔗

'대통령 양심고백 연설'은 딥페이크 영상일까요? 총선을 겨냥해 제작된 걸까요? 다 확실하지 않은데요. 경찰은 공직선거법을 어겼는지부터 따져보겠다고 합니다.

2. 한국에 '종군기자'가 거의 없는 이유🔗

국제 분쟁지역을 취재하려면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 국가가 있습니다. 지난 9년간 허가받은 언론인은 25명. 전 세계 유일한 통제인데요. 한국 이야기입니다.

3. 전공의와 함께, 사라진 일🔗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일을 하지 않고 있는데요. 사직서를 안 냈는데도 일을 못 하게 된 이들도 있습니다. 간병인, 사설구급대원, '환자방' 사장님입니다.

4. 비곗덩어리를 걸러내라🔗

지방이 많은 삼겹살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줄이려고 정부가 '삼겹살 매뉴얼'을 냈었죠.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한 유통업체도 있습니다. AI가 비곗덩어리를 어떻게 걸러낸단 걸까요?

5. "잘 받았습니다…뵙지 못해 죄송해요"🔗

박절하지 못해서 그런 걸까요? 김건희 여사가 양주·책·전기스탠드도 받았단 주장이 나왔습니다. 디올백을 받기 두 달 전인데요. 선물을 돌려받진 못했다고 합니다.(서울의소리)

EPA 연합뉴스

친구를 위한 장미

그리스 학생들이 1년 전 친구들이 떠난 자리에 모여 꽃을 들었습니다. 지난해 2월28일 아테네에선 여객열차와 화물열차가 정면 충돌해 57명이 사망했는데요. 대부분 20대였습니다. 당시 시민은 정부가 낡은 철도 시스템을 방치해 참사가 발생했다며 총리의 퇴진을 요구했는데, 크게 바뀐 게 없습니다.

육아휴직 남성 28%

지난해 직장인 12만6008명이 육아휴직을 사용했는데요. 남성은 3만5336명으로, 전체의 28%에 그쳤습니다. 1년 전보다 오히려 줄었습니다.👉기사보기

연합뉴스

징병제 대신 공역제

경찰과 소방관이 되려는 여성은 무조건 군대에 가게 하겠단 총선 공약이 발표됐었죠.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방식은 병역 자원 확보에 도움이 안 된단 반론도 있는데요. 차별 없이 병력을 늘리는 '보편적 공익복무제'는 어떨까요?👉기사보기

'책방 3년차 드디어 통장을 만들었다, 마이너스 통장' '날이 좋아서 날씨가 좋지 않아서, 모든 날이 뜸했다' '매일 문 열었는데 꼭 닫혔을 때 왔다 가는 손님' '책방 7년차 무릎은 관절염, 허리는 디스크(그러니 우리 살살 해요)' '내 자녀에게 금수저는 못 줘도 책수저는 쥐여 준다(좋은 거겠지?)' '건물 있는 책방지기 부러워했더니 월세보다 더 큰 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