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다’

1월 17, 2024

2024. 1. 17. 수요일

jks님은 자신의 이름에 만족하시나요? 저는 제 이름과 화해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대한민국에 두번째로 많다는 이씨인 데다 '지혜'라는 이름이 너무너무너무 흔해서 마음에 안 들었거든요.

지혜는 저처럼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여성들에게 굉장히 흔한 이름입니다. 학교 다닐 때는 같은 반에만 지혜가 2∼3명씩 있어서, 큰 지혜-작은 지혜 또는 지혜A-지혜B-지혜C로 불리곤 했습니다. 자아 형성기에 같은 이름을 다른 사람과 나눠써야 하는 상황은 그다지 유쾌한 경험이 아닙니다.

이런 일로 불평하면 부모님은 "얼마나 좋은 이름이면 다들 가져다 썼겠느냐"고 말씀하셨지만, 예민한 사춘기 때 그런 말이 위로가 될 턱이 있나요. 지금도 네이버에 이지혜 기자로 검색하면 무려 5명이나 나옵니다. 아마 jks님도 주변에 아는 지혜가 두어명쯤은 있으실 텐데요. 그 지혜들도 높은 확률로 저와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겁니다.

저처럼 흔한 이름이 아니어도 자기 이름에 100% 만족하는 사람은 꽤 드물 것 같습니다. 이름은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혹은 갓 태어나서 의사 개진을 할 수 없을 때, 부모님이나 작명가 같은 타인에 의해 정해집니다. 우리가 직접 정하지 않았지만 평생 따라다니죠. 내가 나를 생각할 때는 '나'라는 말로 충분하지만,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는 이름을 통하지 않고는 소통할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이름을 내가 정할 수 없다는 사실이 저는 좀 억울했어요.

그렇다고 이름을 바꾸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오랜 불평 끝에 "그럼 네 맘대로 이름을 바꾸든지 말든지 하라"는 부모님 허락을 득하고서, 막상 스스로 새 이름을 지으려 생각해보니 영 어색하게 느껴지는 거 있죠.

아무리 좋은 뜻을 담아도 아쉽고, 지금은 예쁘게 들려도 시간이 지나면 질릴 것 같기도 했고요. 이름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덜 절실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저런 새 이름을 고민해보던 저는 오히려 그때 제 이름과 화해를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이름은 운명 같은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저는 평범한 이름 때문에 저의 평범함을 벗어나기 위한 혼자만의 투쟁을 하며 살아왔는데요. 오히려 평범한 이름이 자아를 골똘히 고민하게 만든 선물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대로 지혜 아닌 특이한 이름으로 살았더라면 제가 평범함에서도 가치를 찾을 줄 아는 사람으로 컸을지도 모르죠. 이제는 철이 들었는지 제 이름만큼만 살아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써야 할 기사도 이름처럼 지혜롭게 마감해야 할 텐데요. 할 수 있겠죠. jks님도 자신의 이름에 걸맞은 하루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게티이미지뱅크

1. 가족 없는 집이 좋다🔗

jks님에게 집은 어떤 곳인가요? 한국인 40%는 집에선 혼자 있을 때 가장 즐겁다고 응답했는데요. 그리 답한 비율, 38개국 중 한국이 가장 높았습니다.

2. 태영건설에 '혈세'는 안 들어갈까?🔗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세금을 쓰지 말란 국민 의견이 많습니다. 정부는 "그럴 일 없다"고 강조하는데요. 단 '회색지대'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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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텅장' 채우려면 기재부 공무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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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대한민국=제1적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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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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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 관전포인트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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