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의 법칙 ‘85 : 15’
쾌적하게 보기 Ι 구독하기 2024. 4. 30. 화요일 중학교 3학년 때였습니다. 종례가 끝날 때마다 외쳐야 하는 구호가 있었습니다. "내가 주인이다." 담임 선생님이 '내가'를 선창하면, 우리는 '주인이다'라고 크게 소리쳤습니다. 이 의례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어졌는데, 마침내 학교를 떠날 수 있다는 신호와도 같아서 신나게 외쳐댔던 걸로 기억합니다. 영어를 가르치던 선생님은 그해를 끝으로 교직을 떠나 개신교 목회자로 변신했습니다. 청소년 시절 1년 동안 주문처럼 되뇌던 이 구호의 영향도 있었을까요. 주관이 뚜렷하고 줏대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곤 했습니다. 그게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란 걸 그때는 미처 몰랐지만 말이죠. 주관에 집착하다 보면 다른 사람 말을 잘 듣지 않게 되더군요. 핏대 높여 자기 생각을 앞세우기 일쑤였지요. 한때 후배들에게 '버럭석규'란 별명으로 불릴 정도였습니다. 나이 들어가면서 조곤조곤 대화하는 법을 익혔고, 요즘은 비교적 온화한 성격이란 말도 듣게 됐습니다. 최근 어떤 피아니스트를 인터뷰하면서 '부끄럽지 않은 반주자'란 책을 접하게 됐습니다. 성악가들의 반주자로 유명한 피아니스트 제럴드 무어는 책에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좋은 반주자는 따라가지 않는다. 열심히 리허설하는 이유는 따라가지 않아도 될 수 있도록, 나란히 행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줏대를 세워 누군가를 추종하지 않아도 될 수 있는 경지가 어느 정도일까요. 세상엔 뛰어난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5월이면 또 연휴가 기다리고 있군요. 평안한 봄날 되시길 바랍니다. + 📣노동절을 맞아 독자님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맨 아래 ' H: 독자와 함께' 를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연합뉴스 1. 15% 듣고 85% 말한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처음 마주 앉았습니다. 이 대표는 10개 넘는 의...